[가요는 삶의 축] 94.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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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94. 동반자

섭섭하긴 매일반

  • 승인 2017-04-06 00:01
  • 홍경석홍경석


“당신은 나의 동반자 영원한 나의 동반자 ~ 내 생에 최고의 선물 당신과 만남이었어 ~ 잘 살고 못 사는 건 타고난 팔자지만 ~ 당신만을 사랑해요 영원한 동반자여 ~” 태진아의 경쾌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가요 <동반자>다.

동반자(同伴者)는 어떤 행동을 할 때 짝이 되어 함께하는 사람을 뜻한다. ‘자체발광 오피스’라는 드라마가 인기다. MBC에서 방영중인 이 드라마는 자신의 직업이 하지만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할 말 다하며 ‘갑질하는 슈퍼 을’로 거듭난 계약직 신입사원 은호원의 당찬 활약상을 그린 작품이다.

이 여자는 2년 간 졸업을 유예하고 졸업하고 3년, 도합 어언 5년째 취업준비생이다. 취업을 위해 살아온 28년이건만 없는 살림에 대학까지 다니느라 남매를 홀로 키운 엄마도 고생이고 동생마저 희생하고 있다.

대학 재학 동안엔 알바까지 하느라 죽어라 뛰었지만 대한민국 취업 시장에선 ‘평균미달’이라며 그녀를 거들떠도 안 본다. 이 드라마를 보자면 나 역시 1년 단위의 계약직인 까닭에 그녀의 당면한 처지를 동병상련의 마인드로 받아들이게 된다.

아울러 휴가라곤 전무한 현실을 새삼 고찰하게도 된다. 중국의 대한보복으로 말미암아 내국인들의 국내여행 권장이 다시금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자면 국내여행 활성화의 핵심은 바로 휴가다. 그러나 현실은 과연 어떠한가?

그 관건은 직장인이 휴가원을 내고 여행을 떠나는 것은 단순히 노는 게 아니라, 재충전을 통해 근무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커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직장에선 휴가를 단순히 놀고 먹고 마시는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잦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SK 텔레콤 직원들은 근무 기간에 따라 길게는 한 달 반 가량이나 장기 휴가를 즐길 수 있다는 뉴스가 눈에 확 들어온다. 롯데 하이마트 역시 ‘가족사랑연차’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데 임직원 가족 기념일에 연차를 사용하면 선물까지 준다고 하니 참으로 부러운 직장이 아닐 수 없다.

신세계그룹 또한 주말을 포함해 2박 3일간의 짧은 휴가를 보장해준다고 한다. 현대백화점 그룹과 두산그룹에서도 ‘가족친화경영’과 ‘집중 휴가제도’를 모토로 직원들의 휴가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자체발광 오피스’의 은호원이 마음 놓고 휴가를 누리자면 반드시 정규직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고 지금처럼 계약직에 머물다간 휴가 역시 그림의 떡이 될 따름이다. 고로 이를 악물고라도 기필코 정규직이란, ‘갑’의 자리에 안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온라인 여행전문 사이트 익스피디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의 직장인들은 연차휴가 30일, 스웨덴 네덜란드 노르웨이는 25일을 받아 100% 쓰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의 직장인들은 15일 중에 7일밖에 쓰지 못한다고 하니 이는 여전히 직장상사와 주변의 눈치까지를 보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전국이 한창 봄꽃놀이를 오라고 꼬드기는 즈음이다. 봄꽃놀이도 여행의 개념이다. 여행은 또한 동반자가 있어야 더 신이 난다. 그렇지만 휴가라곤 전혀 없는 직장인들은 대체 어쩌란 말인가?

동료경비원이 최근 자그마치 닷새 동안이나 휴가를 떠났다. 그건 사흘간 연속 근무 뒤에 쉴 수 있는 이틀에, 사흘(더하기)은 동료들에게 대근(代勤)을 부탁하여 수용된 덕분이었다. 허나 그로 말미암아 대근을 한 직원들은 가뜩이나 힘든 심신이 더욱 가팔라지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잘 살고 못 사는 건 타고난 팔자라고 했다. 그렇지만 휴가가 보장되지 않는 직장인은 놀러갈 팔자조차 그 자격이 상실되는 듯 하여 마음이 먹구름이 들어찬다. 대근의 형식을 빌려 여행을 억지로라도 갈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관건이 되는 건 바로 경제적 측면이다.

나의 영원한 동반자인 아내와 여행을 가고픈 맘은 굴뚝같건만 현실은 이를 뒷받침하지 않으니 이 또한 섭섭하긴 매일반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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