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톡] 사일런스(Si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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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톡] 사일런스(Silence)

도완석교수의 행복한 영화이야기-12.

  • 승인 2017-04-07 10:02
  • 도완석 평론가도완석 평론가

오늘 소개해드리는 영화 “사일런스Silence”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2016년에 제작하여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시선을 받게했던 최신 영화이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일본의 근세 봉건사회인 16세기 중반 새로운 문명과 문화가 미지의 세계로부터 막 밀려 들어오던 일본문명의 개화기인 막부전국시대이다. 이 영화는 자칫 가돌릭의 선교영화라고 오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종교적인 장면과 대사가 많이 나오지만 이 영화는 실제 역사적 배경을 근거로 하여 만들어진 인문학적인 영화이다.

원작은 20세기 일본문학의 자존심이라고 일컿어지고 있는 ‘엔도 슈사쿠’ 의 [침묵] 으로서 ‘엔도 슈사쿠’는 현재 일본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노벨문학상 후보 작가이기도 하다. 이 작품을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야심차게 역작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중심 줄거리는 16세기 중반 포루투칼의 흑선이 가져온 총과 “동양의 사도”로 칭해진 자비에르가 전한 천주교에 따른 신부들의 순교수난사를 중심으로 한 내용이다.

일본의 천주교 역사를 살펴보면 일본은 남만무역과 함께 선교활동이 시작되어졌는데 1549년 일본 선교를 시작한 예수회의 프란시스 자비에르가 처음 가고시마현에 도착하여 오우치씨의 보호를 받으며 선교를 시작하였다.

막부는 초기에 기독교에 대해서는 방임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기독교의 선교가 스페인과 포르투칼의 침략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노파심과 봉건사회의 붕괴를 우려하여 평민들이 기독교 신앙으로 단결할지도 모른다는 염려 속에서 막부는 1612년 직할령에 금교령을 내리고 다음해에는 전국으로 확대해서 신자의 개종을 강제 탄합한다.

이후 막부와 각 번은 선교사와 신자들에 대해 처형과 국외추방 등의 혹독한 박해를 가하게 되는데 바로 이러한 내용을 가지고 거장 마틴 스콜세지는 잔인할 정도로 섬세하게 원작 <침묵>을 사실주의 기법으로 역작을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오늘 필자가 이 “사일런스Silence”라는 영화를 독자들에게 소개하려고 하는 이유는 두가지에 있다.

그 첫째는 각기 다른 종교관으로 삶의 방식을 살아가고 있는 독자들에게 영화의 내용과 같이 삶이냐 죽음이냐? 믿음이냐 불신이냐? 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도래했을 때 선택과 배신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현실적 아픔과 고통을 비록 가상적이긴 하지만 어떠한 방법으로 이해하고 극복해나갈 것인가 하는 현실적인 삶의 의미와 생존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두 번 째로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 작품을 리암 니슨과 앤드류 가필드와 같은 연기자들이 어떠한 협공으로서 어떻게 명작을 만들어 내었을까? 하는 작품의 진정성을 관객들이 스스로 느껴보라고 권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왜 작가와 감독은 그리고 배우들은 이 영화작품을 통해 고난의 순간에… 당신은 왜 침묵하십니까? … 그 침묵 속에서 당신의 목소리를 들었습니까? 라는 신의 침묵의 의미를 스스로 생각해보길 원했으며 또 본 작품의 명제를 왜 “침묵Silence”이라고 했는지를 설명해보는 인문학적 차원에서 역사와 철학과 종교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권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화의 줄거리를 좀 더 상세하게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17세기, 선교를 떠난 ‘페레이라’ 신부(리암 니슨)의 실종 소식을 들은 ‘로드리게스’(앤드류 가필드)와 ‘가르페’(아담 드라이버) 신부는 사라진 스승을 찾고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일본으로 떠난다.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한창인 그 곳에서, 두 신부는 어렵게 믿음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생각보다 훨씬 더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두 신부는 고통과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침묵하는 신을 원망하며 온전한 믿음마저 흔들리게 되면서 ‘신은 고통의 순간에 어디 계시는가’라는 종교적인 논제를 영화가 관통하는 메시지로 그려내었던 것이다.

이 영화는 비록 89회 오스카상에서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2016년 전미 비평가협회 각색상을 수상하고, 올해의 작품으로 꼽히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매 작품마다 탄탄한 연출력으로 전 세계 평단과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감독이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택시 드라이버>부터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의 영예를 안겨준 <디파티드>, <갱스 오브 뉴욕>, <셔터 아일랜드>, <휴고>,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등 장르를 막론하고 사회를 통찰하는 예리한 시선과 특유의 유머러스함까지 겸비해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은 걸출한 작품을 선보이며 명실공히 할리우드 거장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감독이다.

또 우리가 잘 아는 리암니슨은 2년 전 <인천상륙작전>이라는 한국영화에도 출연을 하였으며 귀재 스필버그 감독의 <홀로코스트>를 비롯하여 <데이콘>시리즈에서 중년 남성의 매력을 깊이있게 잘 표현하고 있는 명 배우이다.

그런가 하면 아역배우에서 하이틴 배우로 성장하였고 <스파이더 맨>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던 앤드류 가필드가 올해엔 <핵소고지>와 <사이랜스>로 우리 앞에 성인연기자로서 명연기를 보이고 있다.

이 영화 이면에 감추어져 있던 또하나의 침묵으로 비밀스러운 것은 동서양 문화의 차이나 신학으로 해결하기 난해한 종교적 문제를 밀도 깊게 다뤄 20세기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 받게된 엔도 슈사쿠의 원작 작품을 1988년, 뉴욕 대주교 신부를 통해 소개받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2007년 영문판 소설에 직접 서문을 쓸 정도로 원작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그리고 이 작품을 영화화 하기를 꿈꿔왔던 스콜세지 감독은 각색만 15년, 근 30여 년간의 준비 끝에 드디어 위대한 원작에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넣은 완벽한 걸작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아무튼 우리는 헐리우드식 구성전개로 엔터테이먼트(재미난)한 영화에만 길들여지지 말고 <사이랜스>와 같은 인문학적인 주제를 다룬 영화를 가족들이 함께 감상을 하고 서로 토론하는 이상적인 광경을 기대해본다.

특히 오랜 역사 속에서 종교인들이 지켜온 부활절이라는 서양절기를 한 주간 앞두고 설레임과 근신 속에 절기를 지키는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인생의 삶과 죽음, 부활과 영생이라는 형이상학적인 종교적 과제를 이러한 영화를 감상하고 난 뒤 한번 본격적으로 생각하고 토론해본다는 것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도완석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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