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00.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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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100. 날개

또 다른 숙제

  • 승인 2017-04-13 10:26
  • 홍경석홍경석


"어렵게 살아온 내 어린 시절이 아직도 나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해 ~ 이런 내 힘든 생활 이젠 지쳤지 부숴 버리고 싶어 ~" 자못 공격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언타이틀의 <날개>라는 곡이다.

‘날개’는 새나 곤충의 몸 양쪽에 붙어서 날아다니는 데 쓰는 기관이다. ‘날개’는 또한 이상이 지은 단편소설로도 유명하다. 지난 1936년 9월 종합지인 ≪조광≫에 발표되면서 화제가 된 작품이다. 줄거리를 살펴보면 이렇다.

지식 청년인 ‘나’는 놀거나 밤낮없이 잠을 자면서 아내에게 사육된다. ‘나’는 아내가 외출하고 난 뒤 아내의 방에 가서 화장품 냄새를 맡거나 돋보기로 화장지를 태우면서 아내에 대한 욕구를 대신한다.

아내는 자신의 매음 행위에 거추장스러운 ‘나’를 볕도 안 드는 방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수면제를 먹인다. 그 약이 감기약 아스피린인 줄 알고 지내던 ‘나’는 어느 날 그것이 수면제 아달린이라는 것을 알고 아내를 더욱 연구한다.

그러나 아내에 대한 의혹을 미안해하며 ‘나’는 아내에게 사죄하러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 바람에 아내의 매음 현장을 목도하고야 만다. 도망쳐 나온 ‘나’는 쏘다니던 끝에 미스꼬시 옥상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스물여섯 해의 과거를 회상한다.

이 작품은 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자기 소모적이고 자기 해체적인 모습을 그렸다. 또한 심층심리의 표현이나 입체적 구성의 시도 등의 실험정신을 통하여 현대소설사의 한 분기점이 된다는 반응까지 이끌어 냈다.

이 작품을 읽자면 <수호전>에 나오는 바보 무대, 즉 ‘천하장사’ 무송의 형이 오버랩 된다. 무대의 아내 반금련은 그의 정부인 서문경과의 통정 사실이 발각되자 자신의 남편인 무대에게 약을 먹여서 죽인다. 이를 밝혀낸 무송은 결국 두 남녀를 죽이는 살인범이 된다.

아울러 관직에서도 밀려나 그야말로 ‘날개 잃은’ 처지로 추락한다. 그제 야근을 하는데 다른 데서 근무한다는 구면(舊面)의 동종업계 경비원이 찾아왔다. 그리곤 이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연유를 물었더니 “내년이면 나도 정년인데 박봉인 까닭에 모아놓은 돈도 없고 해서 걱정입니다. 아이들은 한창 돈이 많이 들어가는 대학생들이고요.”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나와 같은 베이비부머의 은퇴행렬이 시작되었다.

뉴스에선 한국의 80~90대와 이들의 자녀인 베이비부머들이 ‘노후파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보도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직장에서의 은퇴는 가뜩이나 가난한 베이비부머들에겐 그야말로 날개까지 꺾이는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날개가 없으면 도약도 할 수 없다

미래를 향해

날 수 있는 ‘날개’를 겸비하는 일, 우리 베이비부머들의 또 다른 숙제가 아닐 수 없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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