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01.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 문화
  • 가요는 삶의 축

[가요는 삶의 축] 101.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꼭 합격하세요!”

  • 승인 2017-04-14 00:01
  • 홍경석홍경석


“나는 떠날 때부터 다시 돌아올 걸 알았지 ~ 눈에 익은 이 자리 편히 쉴 수 있는 곳 ~ (중략)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 그대 그늘에서 지친마음 아물게 해 ~”

평소 좋아하는 가왕(歌王) 조용필의 히트송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이다. 조용필이 신인으로 이름을 떨치기 전부터 그의 노래를 아꼈다. 그를 부동의 스타로 만들어준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큰 히트 전에 불렀던 ‘너무 짧아요’라는 곡부터 귀에 콕 들어와 박힌 때문이었다.

당시 나는 지금의 아내와 열애 중이었는데 그녀 역시도 조용필의 노래를 참 좋아했다.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 어느덧 내 나이는 황혼의 언덕을 넘는 중이다. 이러구러 ‘좋았던 시절’은 다 보내고 5년 전부터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

작년에 J씨(여)가 입사했다. 그리곤 회사 건물 1층의 안내데스크에서 일하고 있다. 그때나 지금 역시도 인사를 잘 하고 친절한 데다가 늘 그렇게 웃는 표정이 맘에 쏙 든다. 그 J씨가 지난 4월 8일 9급 공무원 필기시험을 본다고 했다.

평소 책을 펼쳐놓고 늘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더니 그예 국가공무원 시험을 치르는가 싶어 대견했다. 아울러 반드시 합격하여 나와 똑같은 처지인, 지금의 박봉과 1년 단위 계약직에서도 탈출하길 바란다.

여기서 잠시 시계를 거꾸로 돌려본다. 작년 3월 딸이 결혼식을 앞둔 때였다. 청첩장을 직원들에게 돌리다가 J씨에게도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두고 잠시 좌고우면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솔직히 언제 그만 둘 지도 모를 여직원에게까지 ‘청첩 고지서’를 건넨다는 건 경제적 부담도 부담이려니와 내 여식보다 어린 처자에게 몹쓸 짓(?)이란 자격지심이 발동한 때문이었다.

한데 눈치가 빠른 J씨가 먼저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아저씨 따님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근데 왜 제겐 청첩장을 안 주세요?” “그야…… J씨에게 부담을 줄까봐서요.” “나중에 제가 시집갈 때 아저씨도 예식장에 오시면 되잖아요.”

“하하~(^^) 그러면 되겠네요.” 경비원으로 근무를 하기 전에는 언론과 출판사에서 20년 이상 일했다. 그러한 직장의 어떤 특성은 확고한 성 평등의 인식 개선과 제고(提高)였다.

즉 능력만 있으면 나이가 어려도 승진이 되고 상사가 되었으며 또한 직장의 분위기 역시 성폭력 따위는 애당초 생성조차 불가능했다. 뿐만 아니라 건전한 성문화의 정립과 아울러 혹여 농담이라도 남성이 여성을 비하하는 따위는 용서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러한 토양에서 밥을 먹은 때문인지 나는 지금도 처제에게 반말을 하지 않는다. J씨에게도 여전히 존댓말을 사용하는 건 물론이다. 4월 8일에 공무원 시험을 본 사람만 자그마치 25만 명이나 된다고 했다. 치열한 경쟁률이긴 하되 부디 J씨가 엿 붙듯이 합격했으면 좋겠다.

그리 된다면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가요처럼 “나는 J씨가 공무원 시험을 보러 떠날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반드시 합격할 거라고. 또한 그래서 안정된 직장에 더하여 튼실한 신랑감도 만날 거라고 말이죠. 이젠 그랬으면 정말 좋겠네요.”라는 응원이 타당하리라.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세계, 여경래 셰프와 협업한 '구오 만두' 팝업 진행
  2. '관광+맛집+숙박' 3박자 갖춘 세종시 전의면에 오면
  3. 정부합동 특별감사반, 농협중앙회·재단 추가 조사
  4. '제3기 아산시 먹거리위원회' 출범
  5. 아산시, 소외 지역 '그물망식' 하수도망 구축 방침
  1. 아산시, '2026년 장애인일자리사업' 본격 추진
  2. 아산시 온양5동행복키움, '건강 UP , 행복 드림'
  3. 대전·충남 집값 올해 들어 연속 하락세… 세종은 상승 전환
  4. ‘광역통합·5극 3특’ 재편, 李 “쉽지 않다… 국민 공감·지지 중요”
  5. 국회세종의사당 밑그림 담을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본격화

헤드라인 뉴스


대전 충남 통합 입법정국…與野 협치 복원 시급

대전 충남 통합 입법정국…與野 협치 복원 시급

대전 충남 통합 특별법 국회 논의를 코앞에 둔 가운데 충청 여야의 실종된 협치 복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정 지원과 특례 범위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사사건건 대립하기 보다는 지금이라도 논의 테이블을 차려 간극을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향후 입법과정에서도 강대 강 대치가 계속된다면 통합 동력 저하는 물론 자칫 충청 미래 발전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한 특별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6·3 지방선거 통합단체장 선출, 7월 1일 공식 출범이..

"아이들 많은 주거권에 345㎸ 고압선 납득 안돼" 대전 노은동 주민들 반발
"아이들 많은 주거권에 345㎸ 고압선 납득 안돼" 대전 노은동 주민들 반발

한국전력이 충남 계룡시에서 천안까지 345㎸ 초고압 전력선 2회선의 최종 노선을 111명으로 재구성될 입지선정위원회를 통해서 결정할 예정으로 주민대책위원회가 추천한 인사가 위원회에 참가시켜 달라는 요구가 제시됐다. 한전은 최적경과대역에 폭이 좁은 곳에서는 후보 노선 2개, 폭이 넓은 구역에서는 3~4개의 후보 노선을 위원회에 제시해 최종 노선을 올 상반기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전력공사는 23일 오전 11시 대전 유성구 노은3동 주민센터에서 '신계룡~북천안 송전선로 건설사업'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계룡시 두마면 신계룡 변전소부터..

이 대통령 "양도소득세 중과 연장 고려 안 해"… 똘똘한 한채 서울 쏠림 우려
이 대통령 "양도소득세 중과 연장 고려 안 해"… 똘똘한 한채 서울 쏠림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상반기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와 관련해 연장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 채' 전략에 따라 비규제지역부터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만큼, 지방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대통령은 23일 SNS에 "5월 9일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그동안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으나 대통령이 직접 교통정리를 한 셈이다. 이는 양도세 중과 제도를 활용해 시장으로 매물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강추위에 얼어붙은 인공폭포 강추위에 얼어붙은 인공폭포

  • 100도 달성한 사랑의 온도탑과 무료배식의 긴 줄 100도 달성한 사랑의 온도탑과 무료배식의 긴 줄

  • 코스피, 코스닥 상승 마감…‘천스닥을 향해’ 코스피, 코스닥 상승 마감…‘천스닥을 향해’

  • 강추위 녹이는 모닥불 강추위 녹이는 모닥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