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04. 내 나이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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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104. 내 나이가 어때서

세월을 탕감해 준 위촉장

  • 승인 2017-04-17 00:01
  • 홍경석홍경석


“야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의 나이가 있나요 ~ 마음은 하나요 느낌도 하나요 그대만이 정말 내 사랑인데 ~ 눈물이 나네요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

애창곡 순위 1위에도 올랐기에 더욱 화제가 된 가요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다. 모 정부기관의 정책기자단 공모에 합격했다. 그리곤 어제 세종시로 발대식 겸 교육을 받으러 갔다.

1001번 BRT 시내버스 덕분에 한 시간도 안 되어 세종시에 진입했다. 여기저기 아파트와 상가건물 등을 짓느라 분주한 모습에서 올 연말이면 얼추 30만 명으로 세종시의 시민 수가 급증할 것이라는 뉴스가 떠올랐다.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 없다더니 딱 그랬다. 이윽고 도착한 세종 정부청사 대강당. 안내데스크를 지키는 아가씨에게 내 이름을 댔더니 정책기자 위촉장과 고급 볼펜 등이 담긴 봉투를 주었다. 잠시 시간이 남았기에 그 위촉장을 보았다.

한데 ...... ‘럴 수 럴 수 이럴 수가!’ 나의 생년월일이 91년 4월 15일로 기재돼 있는 게 아닌가. 아마도 담당자의 실수로 말미암은 오기(誤記)로 보였다. 91년생이면 우리나라 국민들 나이로 치자면 올해 나이가 겨우(?) 27세 밖에 안 된다.

이는 또한 아들과 딸보다도 내가 더 연하(年下)인 셈이었다. 순간 기분이 묘하면서도 하지만 불쾌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건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의미처럼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다, 즉 ‘내 나이가 어때서’ 라는 긍정마인드가 작동한 때문이었다.

교육을 받다가 쉬는 시간에 잠시 로비로 나왔다. 그리곤 위촉장을 사진으로 찍어 아이들에게도 보냈다. “앞으론 아빠가 우리 아들과 딸에게 ‘형님’과 ‘누님’으로 불러야겠네?”라는 조크(joke)까지 넣어서. 아이들도 웃음 모양의 이모티콘을 삽입한 문자를 보내면서 같이 웃었다.

반면 아내는 담당자에게 나의 생년월일을 고쳐달라고 해서 위촉장을 다시 받으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그럴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무정한 세월조차 고쳐주지 않는 지난 세월을 위촉장만큼은 내 나이를 무려 30년 이상이나 ‘깎아주었다’.

더욱이 그 지난(至難)한 세월은 시종일관 그렇게 생활고에도 작용하여 어질더분하기 짝이 없었으며 때론 또한 어마지두(무섭고 놀라서 정신이 얼떨떨한 판)의 횡포까지 마다치 않았다.

따라서 나에게서 세월을 탕감(蕩減)해 준, 그런 고마움이 세상에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돌아올 적에도 승차감이 좋은 BRT 버스에 올랐다.

이어폰을 귀에 끼고 <내 나이가 어때서>를 들었다. 꽃비처럼 휘날리는 길가의 벚나무들이 수굿이 인사했다. “청춘으로의 회춘(回春)을 축하드려유~”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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