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16. 장희빈

  • 문화
  • 가요는 삶의 축

[가요는 삶의 축] 116. 장희빈

<서평> 간신

  • 승인 2017-04-30 00:01
  • 홍경석홍경석


“구중 궁궐 긴 마루에 하염없이 눈물짓는 장희빈아 ~ 님 고이는 그날 밤이 차마 그려 치마폭에 목 메는가 ~ 대전마마 뫼시던 날에 칠보단장 화사하던 장희빈아 ~ 버림받은 푸른 한에 흐느껴서 화관마저 떨리는가 ~” 이미자의 <장희빈>이란 노래다.

간신(奸臣)은 ‘간사한 신하’를 뜻한다. 반면 간신(諫臣)은 임금에게 옳은 말로 간하는 신하이다.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출마자들의 사자후가 불을 뿜고 있다.

대선에 출사표를 낸 인사들은 하나같이 자신만이 난파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할 적자라며 오늘도 동분서주 전국을 달리고 있다. 이른바 ‘장미대선’이 치러지는 오는 5월 9일의 대통령을 뽑는 투표는 전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능과 평소의 소통 부재, 그리고 최순실과 그 부역자들이란 현대판 간신들로 말미암은 귀결이다.

“박근혜와 청와대의 외피는 민주공화국의 대통령 집무실이었지만 그 속은 왕조시대의 구중궁궐을 쏙 빼닮았다”의 서문으로 시작되는 <간신>은 오창익. 오항녕의 공저이며 도서출판 삼인에서 출간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1장의 ‘나라를 통째로 훔치다’의 여불위를 필두로, 6장 ‘도적 떼보다 심한 고통, 세금’의 <이충: 누가 더 백성을 쥐어짜는가>로 편집되어 있다.

옛날에 여섯 가지 종류의 해로운 신하에 자리만 채우는 '구신'(具臣)과 아첨하는 '유신'(諛臣), 이어 간사한 '간신'(奸臣)에 더하여 남을 모함하는 '참신'(讒臣), 그리고 나랏일을 훔치는 '적신'(賊臣), 나라를 망하게 하는 '망국신'(亡國臣)으로 구분했다고 한다.

▲ 제나라의 간신 역아는 주군 제환공이 입맛을 잃었다고 하자 세 살배기 아들을 삶아 바쳐 환심을 샀다. 권력을 탐하며 인륜을 저버린 역아는 제환공을 밀실에 감금하고 다른 간신 수초, 개방과 권력다툼을 벌인다./도서출판 삼인 제공
▲ 제나라의 간신 역아는 주군 제환공이 입맛을 잃었다고 하자 세 살배기 아들을 삶아 바쳐 환심을 샀다. 권력을 탐하며 인륜을 저버린 역아는 제환공을 밀실에 감금하고 다른 간신 수초, 개방과 권력다툼을 벌인다./도서출판 삼인 제공

이 책은 그러면서 ‘간신들’은 아무나 될 수 없었다며 그 비결(?)을 알려주는데 우선 간신에게도 다음과 같은 기본조건과 필수조건, 실천강령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먼저 기본조건으론 아주 똑똑하고 치밀하고 집요할 것이다.

필수조건엔 절대 사리사욕으로 안 보이게 하는 작전이 필요하다. 실천강령에선 축재와 파당 거짓말과 모함, 아첨과 협박이 그 뒤를 잇는다. 그럼 이쯤에서 희대의 간신들 면면을 잠시 살펴보자.

역아(易牙)는 제 환공이 입맛을 잃었다고 하자 자기 자식을 삶아 요리를 해 바친 희대의 간신이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으로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조고의 지록위마(指鹿爲馬) 간신 짓은 결국 진나라를 어이없이 멸망에 이르게 한 단초였다.

실록까지 손댄 조선의 이이첨은 역사의 간신이었으며 한명회는 수양대군을 부추겨 권력의 정점까지 찬탈했다. 임사홍은 쿠데타 1세대가 낳은 2세대 간신이었고 장희빈의 오빠였던 장희재는 동생과 매제(숙종)을 뒷배로 자기 권력만 믿고 함부로 굴다가 결국 군기시 앞에서 목이 잘려 죽었다.

주지하듯 군주가 깨어있으면 간신이 생기지 않지만, 군주의 자질이 부족하고 어리석으면 그 주변은 온통 간신의 세상이 된다. 이런 관점에서 박근혜 정부 초대 교육수장을 지낸 서남수 전 장관이 취임 후 16개월 동안이나 한 차례도 대통령(박근혜)와 일대일 대화를 못 했다는 ‘팩트’는 간신들의 서식지 마련이란 부메랑을 자초한 측면이 농후하다 하겠다.

이 책에선 또한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2.6배나 많은 일본은 교도소 수용 인원이 5만6522명인데 반해 우리는 5만7669명(2016년 말 기준)으로 더 많은 사람을 감옥에 가두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까지 밝히고 있다. 그럼 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는 지난 5년 동안 늘어난 생계형 경제사범들의 급증 때문이라고 했다. 만만한 게 뭐라고 서민들이 주 고객인 담배 값을 펑펑 올리고도 시치미 뚝 떼는 모습에서 이미 촛불시위는 그 시작의 발화가 조짐을 보였다는 셈법까지 통용된다 하겠다.

‘그들은 어떻게 나라를 망쳤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저자 2인이 역사를 고찰하고 천착하며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형태로 구성돼 있어 색다르다. 더불어 무식한 사람보다 많이 배웠다는 사람들이 어쩌면 더 위험하다는 일갈을 잊지 않는다.

왜냐면 그런 사람들이 권력에 빠지면 큰 도둑과 간신까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희빈 장 씨, 즉 장희빈의 이미지는 권력을 지향한 요부(妖婦)와 일종의 간신으로까지 각인돼 지금껏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이번 대선의 어떤 화두는 적폐(積弊) 청산(淸算)일 수도 있다. 이 청산에 ‘간신들’을 쓸어 담아야 함은 물론이다. 사리사욕에 눈먼 간신(奸臣) 대신 멸사봉공 마인드의 현명한 간신(諫臣)들이 많아야 국민들도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범계, 6·3 지방선거 불출마… "통합 논의 멈춰, 책임 통감"
  2. 2027학년도 충청권 의대 입학정원 118명 증가…지역의사제에 단계적 확대
  3. 박용갑, 택시운송법·조세특례 개정안 발의… 택시 상생 3법 완성
  4. 대전농협, '백설기데이' 홍보 캠페인 진행
  5. 금강환경청, 아산 인주산단에서 '찾아가는 환경관리' 상담창구 운영
  1. 천안법원, 안전난간 설치하지 않은 사업주와 회사 각 벌금 100만원
  2. 장기수 천안시장 예비후보, 'NOVA 엘리트 아카데미' 강연··· 지역 현안 놓고 대담 진행
  3. 이종담 천안시의원, 불당LH천년나무7단지 아파트 명칭 변경 간담회
  4. 천안법원, 음주 전동킥보드·과속 화물차 운전자 각 유죄
  5. 한기대 '다담 EMBA 최고경영자과정' 41기 출범

헤드라인 뉴스


[르포] 방파제 테트라포드, 이런 원리로? KIOST 연구현장 가보니

[르포] 방파제 테트라포드, 이런 원리로? KIOST 연구현장 가보니

방파제 테트라포드(tetrapod)는 어떤 기준으로 설치될까? 지난 12일 오후에 찾은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수리실험동에선 해양구조물과 장비 등을 설치·운영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일상 속 당연시 여겨온 해양 구조물들의 설치 배경엔 수백번, 수천번 끈질긴 연구 끝 최적의 장비 규격을 찾아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원들의 끈질긴 노력이 숨어 있다.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에 위치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내 4005㎡ 규모의 수리실험동은 파도나 흐름을 인공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실험시설을 갖추고 있..

이 대통령 “충남·북, 대전 통합 경제권·행정체계 고민해봐야”
이 대통령 “충남·북, 대전 통합 경제권·행정체계 고민해봐야”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충남·북, 대전까지 통합해서 하나의 거대한 경제권, 행정체계를 만들어볼 거냐는 한번 고민해보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첨단·바이오 산업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의 중심, 충북’이라는 주제로 열린 ‘충북의 마음을 듣다’에서 충남과 대전의 행정통합이 “급정거를 한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도시들이 경쟁력을 올리려면 광역화가 시대적 추세가 됐다”며 “충청도 지금 대전, 세종, 충남·북으로 많이 나누어져 있는데, 지역 중심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지역연합..

2027학년도 충청권 의대정원 118명 증가…지역의사제에 단계적 확대
2027학년도 충청권 의대정원 118명 증가…지역의사제에 단계적 확대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올해 치러지는 2027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서울권을 제외한 지역 의대 모집 정원이 늘어남에 따라 충청권 7개 의과대학이 총 118명을 증원한다. 지역 거점 국립대인 충남대는 27명, 충북대는 39명이 늘어 각각 137명, 88명을 모집하고, 건양대와 순천향대 등 5개 사립 의대 역시 52명을 증원해 314명을 선발한다. 13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7학년도~2031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배정안'에 따르면, 2027학년도 지역 의대 32곳의 신입생 모집정원 증원 규모는 총 490명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떨어진 기름값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떨어진 기름값

  • 반갑다 야구야! 반갑다 야구야!

  • 내가 최강소방관 내가 최강소방관

  •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