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18. 불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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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118. 불나비

간신의 특징

  • 승인 2017-05-02 00:01
  • 홍경석홍경석


양국충(楊國忠)은 당나라 중기의 재상이었다. 양귀비의 친척으로 등용되어 현종에게 중용(重用)되었다. 뇌물로 인사(人事)를 문란시키고 백성으로부터 재물을 수탈하는 등 실정(失政)을 계속하여 ‘안사의 난’이 일어나자 쓰촨으로 도주 중 살해되었다.

이는 네이버 두산백과에 나오는 양국충의 인물평이다. 그러나 <역사의 경고 - 우리 안의 간신 현상> (김영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발간)을 보면 ‘치맛바람을 타고 온 간신 - 무뢰배 양국충의 간행 -’으로 더 세밀하게 그의 만행을 엿볼 수 있다.

양국충은 측천무후의 정부였던 장역지의 조카로 술과 도박이나 일삼던 건달에 지나지 않았다. 못된 행실 때문에 이웃과 집안에서조차 멸시당하고 급기야 서른이 다 된 나이엔 집에서 쫓겨나 타향을 전전하던 양아치였다.

그랬던 그가 친척인 양귀비의 치맛바람을 타고 조정에 진입한 뒤로 권력에 맛을 들인 건 마치 박근혜의 비호로 맘껏 호가호위를 맛봤던 최순실의 그것과 흡사하다. 당시 당나라의 거물급 간신이었던 이임보와 손잡은 양국충은 눈앞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면 그 어떤 현자(賢者)들조차 가차 없이 해치웠다.

탐욕에 끝이 없었던 양국충은 미련한 현종의 총애로 말미암아 서기 750년에는 국충(國忠)이라는 이름까지 하사(그의 본명은 양조였다)받았으며 무려 15개의 자리까지 겸직하는 파격을 보인다.

뇌물의 수탈에도 탁월했던 그는 그의 집에 쌓인 옷감의 한 품종만 무려 3천만 필에 이르렀다고 하니 말 다했다. 잠시 결탁했던 이임보마저 처결한 양국충은 안록산과 손을 잡지만 ‘안록산의 난’으로 인해 피난길에 오른다.

하지만 부하들의 검과 창으로 벌집이 되어 죽기에 이른다. 간신은 자신의 출세를 위한 처세와 정직하고 올바른 정적을 해치는 일에는 기가 막힐 정도의 솜씨를 보여주지만 개인의 영달과는 관련이 없는 나라의 일, 특히 백성들을 위한 봉사와 공적인 일에는 대개 무능하거나 아예 돌보지 않는다는 공통된 특징을 보여준다.

이 책에선 이밖에도 중국 역대급 간신들의 천태만상 요지경 간행(奸行) 이야기가 담겼다. <제1부 천태만상 요지경 간행 이야기>를 시작으로 <제2부 역대 거물급 간신들의 ‘간행’ 심층 분석>에 이어 <제3부 간신 현상과 역사의 경고>를 읽노라면 지금 한창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는 대한민국 선거와 향후 정치의 가늠자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여실히 느끼게 한다.

아울러 대통령으로 당선이 유력시되는 후보의 캠프에 그야말로 어중이떠중이들까지 불나비처럼 달려드는 ‘간신들’도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금치 못 하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바로 이거다.

예부터 간신배와 소인배들은 군주의 주위를 맴돌며 군주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아첨하고 군주가 자기 멋대로 하고 싶은 것들을 하도록 부추긴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군주와 충신 사이를 이간질해 충신을 배척한다.

또한 간신은 내가 잘 살기만 하면 뒷사람은 어떻게 되는 상관없다는 악덕투기꾼의 면모에도 충실하다. 일시적 여론만을 중시하고 자기 한 몸의 공과와 영욕만을 돌보는 것 역시 간신의 특징이다. 간신은 영리하고 영악하며 사악하다.

“얼마나 사무치는 그리움이냐 ~ 밤마다 불을 찾아 헤매는 사연 ~ 차라리 재가 되어 숨진다 해도 ~ 아, 너를 안고 가련다 불나비 사랑 ~” 김상국의 <불나비>다.

간신은 탐관이며 권력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불나비이자 굶주림에 혈안이 된 하이에나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는 이러한 간신을 아예 발도 못 붙이게 해야 한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움을 전혀 모르는 자가 바로 간신이기 때문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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