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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황금연휴’를 맞아 아들이 집을 찾았다. 이어 딸과 사위도 왔기에 모처럼 집안에 화색이 돌았다. 아들은 모처럼 우리 가족 모두 여행을 가자고 했다. “행선지는?”
“전북 고창의 가파도 청보리 축제부터 구경하신 후에……” 그러나 나는 이튿날 새벽에 출근을 해야 하는 까닭에 손사래를 칠 수 밖에 없었다. “대신 네 엄마나 모시고 가렴.” “같이 가셨더라면 더 좋았으련만.”
그렇게 가족들을 떠나보낸 후 혼자서 저녁을 먹었다. 고창에 도착한 아들에게서 그야말로 환상적 풍광의 청보리 축제 행사장의 모습이 카톡으로 연신 공수돼 왔다. 한참 뒤엔 광주광역시로 이동하여 숙소를 잡았다고 했다.
- ‘고창엔 숙소가 없더냐?’ - - ‘황금연휴다 보니 마땅한 데가 없어서 광주까지 왔어요. 여기도 숙소가 없긴 매한가지인데 바가지까지 써서 겨우 숙소를 잡았네요.’ -
순간 황금연휴를 맞아 국내관광객들이 급증했지만 관광지마다 바가지 상흔이 판치고 있다는 뉴스가 오버랩 되었다. 주지하듯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이 얼추 절멸의 길로 접어들었다.
따라서 이런 때일수록 국내 관광지는 내국인들에게 바가지를 씌워선 안 된다. 하지만 메뚜기도 한 철이라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평소 가격의 두 배 이상이나 부른다는 숙박비는 물론이려니와 바닷가에서 먹는 생선회 역시도 엄청난 ‘뻥튀기’ 가격이라는 불만이 쇄도하는 즈음이다.
언젠가 가족여행을 떠나 바닷가에서 생선회를 먹으려는데 가격이 엄청나게 비쌌다. 그래서 그냥 나오려 했으나 통 큰 아들의 “바다에 와서 생선을 먹자면 저 너르고 푸른 바다를 구경한 값이 생선회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시고 그냥 드세요.”라는 조크에 그만 발길을 스스로 포박한 적도 있었다.
정부(문체부)에서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등의 다양한 사이트를 매개로 국내여행을 꼬드기고(?) 있다. 그러나 말도 안 되는 바가지를 씌우는 여행지라고 한다면 금세 정나미가 떨어지는 법이다.
중국에 이어 일본인들까지 우리나라로의 여행 발길을 끊는 즈음이다. 이런 때일수록 국내 관광지에선 내국인들에게 더 잘 봉사해야 마땅하다. 그러하거늘 정작 관광지의 ‘현장’에선 살벌한 고물가로 인해 관광객들의 불만과 불평이 쇄도하고 있다는 이 아이러니의 종착역은 과연 어디인가?
이런 관점에서 충청남도의 ‘여행주간 특별 프로그램’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부여 백제문화단지는 황금연휴 기간 중 입장료의 50%만 내면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태안 패총박물관을 비롯한 도내 71개 시설에서는 입장료를 최고 60%까지 할인해 주며 천안 상록리조트 등 숙박업소 16곳은 20∼30%씩이나 이용료를 깎아준다고 하니 말이다. ‘진작 이럴 줄 알았으면 충남으로 여행가라고 할 걸……!’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 ~ 어둠은 늘 그렇게 벌써 깔려 있어 ~ (중략) 나와 같이 누구 아침을 볼 사람 거기 없소 ~” 한영애의 <누구 없소>이다. 다 아는 상식이겠지만 관광지는 방문객이 잠을 자야 매출이 상승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관광객들이 달랑 방문만 하고 이내 돌아간다면 식당과 숙박업소 역시 매출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잠을 자야 식당도 매상이 올라가며 이튿날 역시도 관련 상품의 매출이 덩달아 춤을 추는 건 상식이다.
모처럼 찾아온 황금연휴라고 해서 바가지를 씌우는 구태는 이제 그만 하자. 이런 부끄러운 상흔을 근절시킬 사람 “누구 없소?”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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