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29. 소중한 사람

  • 문화
  • 가요는 삶의 축

[가요는 삶의 축] 129. 소중한 사람

당신은 어마어마하다

  • 승인 2017-05-13 00:01
  • 홍경석홍경석


“그대여 외로울 땐 저 하늘을 바라봐요 ~ 그리고 힘들 때면 사랑 노래 불러요 ~ 떠난 사람 못 잊어서 그리 슬퍼하나요 ~ 눈물을 거두어요 크게 웃어봐요 ~ 지나가면 모두 아름다운 무지갯빛 세상인 걸요 ~ 언젠가는 더 멋진 사랑이 찾아올 거예요......”

신계행의 <소중한 사람>이다. 지난 5월 9일 대선이 시작되기 전 주간에 근무할 때 일이다. 그날은 일요일이었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해서 일했다. 잠시 후 안면이 익은 이가 불쑥 찾아왔다.

“안녕하셨어요? 일전에도 선생님을 뵙고자 찾아왔지만 비번(非番)이라기에 그냥 돌아갔네요.” 그 성의가 고마웠기에 잠시 건물 밖으로 나가 환담을 이어나갔다. “그나저나 여태 취업을 못했다니 걱정이군요.”

“경비원이란 직업이 그만 두는 건 순식간이고, 또한 해고되는 과정이 어쩌면 파리 목숨과도 같건만 막상 취업을 하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더라고요.” 그날 찾아온 사람은 경비원을 그만 두고 우리 회사의 건물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나랑 만나서 대화를 나누게 되면서 알게 된 사람이다.

나이가 채 오십은 안 됐지만 입때껏 총각인 데다가 연로한 부모님까지 모시고 있는 터여서 여간 힘든 게 아니라고 했다. 그 사람은 “죄송하지만 담배 하나만 달라”고 했다. 그래서 담배 한 개비를 주었더니 하늘을 온통 막을 것처럼 그렇게 담배연기로 가득 휩싸이게 했다.

이어선 땅이 무너져라 한숨까지 내쉬는데 여간 딱해 보이지 않았다. 이런저런 얘길 나누던 중 그가 조심스레 내 눈치를 살폈다. “죄송하지만 2천 원만 주실 수 있어요? 담배를 한 갑 사야 하는데 가진 게 2000원 밖에 없어서요.”

꿔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달라’고 했다. 하지만 전혀 불쾌하거나 귀에 거슬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처럼 사소한 부탁을 하는 그가 차라리 감사했다. 지갑을 열어 2천 원을 건넸다. 그의 얼굴이 단박 기쁨으로 바뀌었다.

“교회 가야 돼서 오늘은 이만…….” 혹자는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담배를 태운다고 뭐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그건 오죽이나 사는 게 답답했으면 담배에까지 의존할까 싶어서라는 어떤 동병상련의 발동 때문이었다.

대선 레이스 중 모 후보는 서민의 시름과 애환을 달래주는 담배를 박근혜 정권이 빼앗아갔다며 담뱃값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결국 낙마했다. 우리나라의 흡연인구는 800만 명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백해무익의 담배라곤 하지만 흡연인구 역시 수적으로 소수인 이주자와 성적 소수자 등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인권을 존중해줘야 하는 건 당연하다. 사족이겠지만 흡연인구 800만 명은 결코 ‘소수자少數者’가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현행 담뱃값 유지 외 서민의 배려 차원에서라도 새로이 저가의 담배를 개발하여 시판하는 아이디어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시인 정현종은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소중하다.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과 내각, 그리고 정치권은 국민 하나하나를 그처럼 어마어마하고 ‘소중한 사람’으로 인식해 주길 기대한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세계, 여경래 셰프와 협업한 '구오 만두' 팝업 진행
  2. '관광+맛집+숙박' 3박자 갖춘 세종시 전의면에 오면
  3. 정부합동 특별감사반, 농협중앙회·재단 추가 조사
  4. '제3기 아산시 먹거리위원회' 출범
  5. 아산시, 소외 지역 '그물망식' 하수도망 구축 방침
  1. 아산시, '2026년 장애인일자리사업' 본격 추진
  2. 아산시 온양5동행복키움, '건강 UP , 행복 드림'
  3. 대전·충남 집값 올해 들어 연속 하락세… 세종은 상승 전환
  4. ‘광역통합·5극 3특’ 재편, 李 “쉽지 않다… 국민 공감·지지 중요”
  5. 국회세종의사당 밑그림 담을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본격화

헤드라인 뉴스


대전 충남 통합 입법정국…與野 협치 복원 시급

대전 충남 통합 입법정국…與野 협치 복원 시급

대전 충남 통합 특별법 국회 논의를 코앞에 둔 가운데 충청 여야의 실종된 협치 복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정 지원과 특례 범위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사사건건 대립하기 보다는 지금이라도 논의 테이블을 차려 간극을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향후 입법과정에서도 강대 강 대치가 계속된다면 통합 동력 저하는 물론 자칫 충청 미래 발전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한 특별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6·3 지방선거 통합단체장 선출, 7월 1일 공식 출범이..

"아이들 많은 주거권에 345㎸ 고압선 납득 안돼" 대전 노은동 주민들 반발
"아이들 많은 주거권에 345㎸ 고압선 납득 안돼" 대전 노은동 주민들 반발

한국전력이 충남 계룡시에서 천안까지 345㎸ 초고압 전력선 2회선의 최종 노선을 111명으로 재구성될 입지선정위원회를 통해서 결정할 예정으로 주민대책위원회가 추천한 인사가 위원회에 참가시켜 달라는 요구가 제시됐다. 한전은 최적경과대역에 폭이 좁은 곳에서는 후보 노선 2개, 폭이 넓은 구역에서는 3~4개의 후보 노선을 위원회에 제시해 최종 노선을 올 상반기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전력공사는 23일 오전 11시 대전 유성구 노은3동 주민센터에서 '신계룡~북천안 송전선로 건설사업'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계룡시 두마면 신계룡 변전소부터..

이 대통령 "양도소득세 중과 연장 고려 안 해"… 똘똘한 한채 서울 쏠림 우려
이 대통령 "양도소득세 중과 연장 고려 안 해"… 똘똘한 한채 서울 쏠림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상반기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와 관련해 연장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 채' 전략에 따라 비규제지역부터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만큼, 지방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대통령은 23일 SNS에 "5월 9일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그동안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으나 대통령이 직접 교통정리를 한 셈이다. 이는 양도세 중과 제도를 활용해 시장으로 매물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강추위에 얼어붙은 인공폭포 강추위에 얼어붙은 인공폭포

  • 100도 달성한 사랑의 온도탑과 무료배식의 긴 줄 100도 달성한 사랑의 온도탑과 무료배식의 긴 줄

  • 코스피, 코스닥 상승 마감…‘천스닥을 향해’ 코스피, 코스닥 상승 마감…‘천스닥을 향해’

  • 강추위 녹이는 모닥불 강추위 녹이는 모닥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