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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기관에서 관광 블로그 기자를 뽑는다는 공지문을 보았다. 주저 없이 응모했다. 이력과 경력에 이어 관광과 연관된 한 편의 글을 첨부하면서 사진도 송고했다. 천만다행으로 내 인물사진은 작년 봄에 전문 사진기자님이 찍어주신 게 있었다.
따라서 현재의 더욱 늙어서 목불인견인 실물보다는 자못 나은 사진이다. 작년에 그처럼 나를 포토샵 비슷하게 가공하여 젊고(?) 씩씩하게 촬영해 주신 사진기자님과의 ‘인연’은 재작년 말에 출간한 나의 첫 저서에서 기인했다.
편집장님의 후의로 그 기관에서 발간하는 월간 홍보지에 내가 일약 ‘화제의 인물’로 소개된 덕분이다. 재작년에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책을 내고 더불어 작가로까지 신분상승을 이룬 계기는 자식농사에서의 성공담이 모티브가 되었다.
고작 초졸 학력의 경비원 무지렁이가 하지만 두 아이만큼은 누구 못지않게 잘 길렀다는 주변의 평판이 그 단초였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제일의 기업과 대학(원)을 다니고, 졸업했다는 건 분명 교육적 가치로서도 출중하다며 책을 내보라는 이들이 많았다.
이를 응원군 삼아 얼추 열 달 가까이 집필에 매달렸다. 이윽고 고단한 탈고를 마쳤지만 출간이라는 항해를 막는 암초는 다른 데 있었다. 그건 바로 100여 군데나 되는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으되 하나같이 무응답이었기 때문이다.
새삼 무명작가의 설움과 함께 오늘날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가수와 배우 등의 지난날 무명 시절의 가슴 시렸을 면면이 동병상련으로 다가왔다. ‘그래, 그들도 과거엔 무명이었잖은가!’ 이를 악물고 출판사로의 송고를 거듭하던 중 마침내 천사표 마인드를 지닌 출판사 사장님을 만날 수 있었다.
덕분에 내 이름으로 된 고운 책이 마침내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10여 년 경력의 객원과 시민기자 활동을 하게 되면서 알게 된 언론과 방송 등의 기자님과 작가, 피디님들께 나의 저서에 사인을 하여 보냈다.
이는 저자라면 당연히 판촉 차원에서라도 그리 해야 되는 기본이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러한 정성과 확장(擴張)의 반향으로 10차례 이상의 인터뷰가 이뤄졌다. 낭보는 더욱 이어졌다.
굴지의 월간지 회사에선 객원 취재본부장을, 또 다른 언론사에선 논설위원 제의까지 왔으니까. 제2의 출간을 목적으로 작년 봄부터 초겨울까지 ‘사자성어’를 기초로 한 수필 200편을 썼다.
1편 당 보통 200자 원고지 8매 분량이었으므로 도합 1600매를 쓴 셈이다. 이를 출간할 요량에 역시도 각 출판사에 송고했다. 그러나 엄동설한의 냉담함은 초간(初刊) 당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시금 실의와 좌절이 쓰나미로 몰려왔다.
그러다가 2017년으로 해를 넘기게 되면서 그 원고는 자연스레 한뎃뒷간에서 먼지만 뒤집어쓰는 신세가 되었다. 단어 하나조차 틀리지 않고자 정성을 들여 쓴 글이 외면 받는다는 사실에 적이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한동안 절필까지 했는데 다행히 그 기간은 길지 않았다. “순간을 사랑하라. 그러면 그 순간의 에너지가 모든 경계를 넘어 퍼져나갈 것이다”라고 했던 수녀 코리타 켄트의 성공명언을 떠올리며 제3의 출간 목적 칼럼 집필을 또 시작했다.
그 글이 오늘까지 132편이 되었다. 이 글 역시 길면 200화, 짧으면 160화 정도면 종착역에 닿을 것이리라. 이 풍진 세상을 사노라면 좋은 일보다는 궂은일이 많다. 그렇긴 하더라도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 있음에 다들 그렇게 견디면서 사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나를 즐겁게 하는 건 단연 글쓰기다. 이어 사랑하는 가족과 맛난 음식을 나누는 것이고 끝으론 맘이 맞는 지기들과의 술자리다. 서두에서 밝힌 모 기관 공모의 관광 블로그 기자에 합격했다는 낭보를 최근에 받았다.
이와는 별도로 130편에 달하는 출간용 원고를 출판사에 보낸 것도 어느새 백여 곳이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무리 외친들 메아리 없는 외침에 불과한 현실에 마음이 미어진다. 그렇지만 나의 각오는 여전하다.
그건 바로 ‘비참하되 비굴하지는 않기’라는 사상의 기조 견지라는 것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수백 번이라도 찍고 볼 일이다. 고통 없이 얻는 건 없는 법이다. 힘든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내면 다시금 또 다른 희망이 찾아올 것이라 굳게 믿는다.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처럼 ~ 그 언제서 부터인가 걸어 걸어 걸어 오는 이 길 ~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가야만 하는지~”로 시작되는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역시 그 본질은 중단 없는 전진과 불굴의 의지일 것임에.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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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