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톡] 행복까지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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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톡] 행복까지 30일

도완석교수의 행복한 영화이야기-18.

  • 승인 2017-05-26 09:22
  • 도완석 평론가도완석 평론가


미국의 저명 심리학자인 마틴 셀리그만은 과거 부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던 심리학을 긍정화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우리의 현실을 부정적으로 보지말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자기 행복을 추구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행복(authentic happiness)’이란 만족적 행복에 머물지 않고, 사회나 인류가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미덕과 가치를 자신의 삶 속에 실현하여 즐거움을 느껴보라고 권고한다.

이것이 요즘 새롭게 등장한 “긍정심리학”의 기초원리이다. 오늘은 그의 이론을 증명하기라도 한 듯 만들어진 영화 “행복까지 30일”이라는 영화를 소개해본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 모두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왜 행복해지려고 애쓰는 걸까?” 또 “ 행복에도 공식이 있는가?”이다.

영화는 인도의 어느 가난한 도시 빈민촌에서 병든할머니, 엄마와 함께 힘들게 살아가는 카카 무타이 소년형제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계란 살 돈이 없어 까마귀 알을 주워 먹는다고 해서 “까마귀알 형제”라고 불리운다. 이 어린 형제는 가난이라는 단어 자체가 아무렇지도 않고 그저 생소하기만 하다. 그들은 그들의 가난이 자기 분수에 맞는 정상적인 생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난으로 인해 눈물을 흘린다거나 비관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날 자기들의 놀이터에 있던 까마귀 둥지가 있는 커다란 나무가 잘려 나갔고 그 자리에 '피자'를 파는 가게가 들어섰다. 이 후 이 어린 형제는 꿈의 음식 '피자'를 먹겠다는 목표가 생기게 되었고 이 일로 인해 어린 마음에 스스로 행복과 가난이 무엇인가를 알게되는 계기가 생긴 것이다. 피자 가격은 300루피, 하루 온종일 일을 해도 10루피를 벌기 힘든 이들 형제에게는 너무나 큰 돈이다.

하지만 어린 저들은 그것이 행복의 목표가 되었다. 300루피를 모으기 위해 하루 24시간도 모자란 30일간의 행복 찾기 프로젝트!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요즘 인도 영화가 헐리웃의 영화를 앞서며 대세를 이루고 있다. 금년도 초 미국 잡지사인 “포브스”가 발표한 바로는 작년도 한해에 미국헐리웃에서 제작된 영화편수가 약 800편, 그런데 인도에서 제작되어 전세계에 배급된 영화는 무려 1900편으로서 헐리웃의 약 2.4배가 된다고 했다.

이제 인도는 세계 3대 영화산업국이다. 특히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도 도전하여 인도에서 제작된 영화 “슬림독 밀리어네어”의 경우 “깐느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도 큰 화제와 더불어 수상을 하게 되었고 이 후 “런치박스” “내이름은 칸” 그리고 “세 얼간이” 같은 영화들은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크게 성공을 거둔 작품들이 되었다.

오늘 소개하는 영화 “행복까지 30일” 역시 작년에 제작되어 지금 세계 여러도시에서 흥행돌풍을 몰고다니는데 이 영화의 특징은 가난한 까마귀알 형제의 순수함과 천진함 그리고 모든 인류가 추구하는 행복에 대한 정의가 담겨져 있다는 점이다.

빈민가에 사는 어린 형제를 통해 인도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는 영화이다. 감독은 피자를 사먹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온갖 창의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이 까마귀알 형제의 순박한 모습에 카메라 초점을 맞춘다. 도시 빈민계층이 겪는 가난과 사회적 차별의 현실을 마치 명암의 이중적 구분과 같은 해석으로 자연스럽게 실사적인 영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영화는 까마귀알 형제의 이야기를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되는 언론의 파장을 다루면서 마치 블랙코미디의 형태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린 두형제는 신분계층으로 나타나는 노골적인 인간적 차별 대우를 마주치면서 사회의 현실성과 가난이라는 아픔을 배워나간다.

그리고 동생 ‘차이나 카카 무타이’의 눈동자 속에 비추는 형 ‘페리야 카카 무타이’의 성숙된 아픔. 아직은 형의 현실적 아픔을 깨닫기에는 너무 어린 동생이기에 감독은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이의 눈동자에 형의 모습을 투영시켜 클로즈업으로 화면에 가득 채운다.

영화는 이렇게 눈물을 요구하는 감상적인 표현을 취하는 대신 아름다운 사랑의 톤을 유지시켜 나간다. 그렇다고 이 영화는 소년들의 성장 드라마도 아니다.

그냥 아이들의 순진무궁하고 천진스런 행동이라 아름답게 느껴질 뿐이다. 이 영화 제작과정에서 형 ‘페리아 카카 무타이’ 역을 맡은 비네시와 동생 ‘차이나 카카 무타이’역을 맡은 라메시는 다른 성인 배우들과는 달리 실제 가난한 빈민촌에 살고있는 아이들로서 길거리 캐스팅으로 선정된 배우들이 였다.

이들은 어찌나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는지 촬영관계자들은 매 촬영시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배우나 연기가 무엇인지도 몰랐고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자기들의 일상적인 생활로 여겼던 모양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M.마니칸단 이라는 신예 감독으로서 2015년도에 <키루미>라는 작품을 연출했던 감독이다. 그는 영화 <행복까지 30일>의 각본을 직접 집필했고 또한 촬영까지 담당한 귀재였다.


지금 인도 영화의 본산지를 볼리우드(Bollywood)라고 부른다. 이는 헐리우드에 빗대서 봄베이의 이니셜과 합성하여 붙여진 이름으로서 이미 영어사전에도 정식 단어로 올라간 명칭이다. 이 인도 볼리우드 만의 영화적 특색과 화법은 세계 영화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것을 “마샬라 영화”라고 한다.

볼리우드에서 제작되는 대중적인 소위 '마살라 영화'는 인도 영화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그 나름의 독특한 관습과 공식을 지켜오고 있다. '마살라(masala)'란 힌디어로서 '향신료, 양념'을 의미하는데 힌디영화(북인도의 힌디어 지역은 물론 따밀, 뗄루구, 말라얄람, 마라티어 권에서 만들어지는 인도의 상업 영화를 총칭하는 말)는 그 독특한 마살라(=공식)를 사용하는데 노래와 춤, 코미디, 로맨스, 정교하게 연습된 액선, 과장된 영웅, 미녀의 등장, 그리고 해피엔딩 등이 그것이다. 인도에서는 아마도 이러한 마샬라를 통해 행복이라는 것을 삶속에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영화 <행복까지 30일>은 <내 이름은 칸>의 제작사 Fox Star Studio에서 만든 작품이다. 이 영화 속에서 어린 형제의 천진난만한 미소는 관객들로 하여금 저절로 가슴으로 전달되게 하는 힘이 있다. 그러면서도 중간 중간에 뭉클한 감동적인 장면들을 보여주는데 마치 한국영화 <집으로>에서 치킨을 사달라는 손자의 요구에 닭 백숙을 해주는 할머니처럼, 피자를 먹고 싶어하는 어린 손자들에게 쌀죽으로 모양이 그럴듯한 가짜피자를 만들어주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앤딩장면에서 어린 주인공들이 하는 말 “이런 피자보다는 할머니가 쌀죽으로 모양내어 만들어준 그 가짜피자가 훨씬 더 맛있는 것 같다”면서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정으로 눈물을 보일 때 모든 관객들은 올컥 눈물을 아니 흘릴 수가 없다. 영화 <행복까지 30일>은 이처럼 삶의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때 그 현실은 행복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겨주며 관객들의 가슴을 치유해준다. 참 좋은 긍정시네마이다. 꼭 감상을 권한다.

도완석(연극평론가, 한남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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