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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대립군 |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라면 한 번은 용서하겠소 ~ 사나이 순정을 두고 장난이 왠 말이요 ~ (중략) 한 번 먹은 마음은 변하지 않는 ~ 그런 사랑 사랑이 의리 의리야 ~ 의리가 진짜 사랑이야 ~”
장성아의 <사랑은 의리>라는 가요이다. 어제 퇴근을 하는데 지하철이 승객으로 꽉 찼다. 그래서 뒷주머니에 넣어둔 휴대전화의 벨이 울리는 줄도 몰랐다.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전화 발신인의 존재를 살펴보니 평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많이 주시는 K님이 주신 전화였다.
“죄송합니다! 지하철이 복잡하다보니 그만 전화 오는 줄도 몰랐네요. 별고 없으시죠?” “요즘도 왕성하게 글을 쓰고 계시죠?” “그럼요, 다만 마음과는 달리 출판사와의 출간계약이 여의치 못해서 만날 술로 살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어쩐 일로?”
K님께선 내가 투잡으로 겸업하고 있는 O 언론사의 취재본부장에 걸맞은 광고 하나와 동격의 월간지 게재용 기획기사까지를 제공하겠다고 하셨다. 가뭄의 단비 이상으로 반가웠기에 새삼 감읍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고맙습니다!” 통화를 마친 뒤 문자를 보냈다.
‘K 선생님의 후의에 늘 감사드립니다!! ^^’ O 언론사의 취재본부장은 객원의 자격이다. 따라서 다른 언론매체의 시민기자와 마찬가지로 취재 후의 편집팀 낙점과 그로 말미암은 기사화 내지 광고의 수주가 이뤄져야만 비로소 취재비(원고료) 등을 수령할 수 있다.
때문에 K님의 전화는 흡사 장원급제를 하고 돌아오는 아들을 만난 듯 반가웠음은 물론이다. 아울러 이는 어떤 의리의 재발견과도 부합되는 사안이었다. 의리(義理)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일컫는다. 6월 6일은 현충(顯忠日)이다.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 숨진 장병과 순국선열들의 충성을 기리기 위하여 정한 날이기에 경건하게 보내야 한다. 전국의 술집들이 1년 중 유일하게 현충일에 휴무를 하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더불어 이 날은 새삼 의리를 곱씹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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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대립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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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대립군 |
영화 대립군(代立軍)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받고 다른 사람의 군역을 대신하며 먹고 사는 사람들을 그린 작품이다. 여기서 당시의 임금 선조는 백성마저 뿌리치고 파천(播遷)을 떠나면서 광해군에게 분조(分朝)를 명한다.
하지만 어리바리한(실제와 달리 영화에선 그처럼 그려졌다) 광해(여진구)에게 있어 그러한 중책은 실로 감당하기 힘든 커다란 짐이었다. 이에 대립군의 수장인 토우(이정재)와 동료들은 광해를 무사히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따위의 혁혁한 공을 세우는 외에도 왜군을 토벌하는 데 있어서도 수훈갑의 공적을 남긴다.
그러나 결국엔 모두 처절한 죽음으로 최후를 맞는데 이 부분이 마치 현충일과 느낌과도 같아 숙연함을 금치 못 하게 만든다. 현충일은 채도(彩度)가 선명한 사랑을 바탕으로 구국의 일념 하에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 장병과 순국선열들을 새삼 흠모하는 어떤 ‘의리의 날’이다.
사랑도 의리라는데 하물며 국난 극복의 그 ‘의리’는 가치마저 월등함의 알짬임은 당연지사다. 또한 그런 사랑이 진짜 의리임은 물론이다. 나 역시 K님이 보여주신 의리에 걸맞은 처세로 일관해야 함은 구태여 사족이겠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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