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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영화는 2005년도에 처음 출간된 소설 “책도둑”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소설의 원작자는 호주 출신의 “마커스 주삭”으로 그는 2차대전의 실상을 경험했던 부모님의 구전을 통해 2차대전시 나치만행을 배경으로 하여 쓴 소설이다.
이 소설 “책도둑”은 출간 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속에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에 무려 230주(약 4년) 동안 연속으로 이 책이름이 사라지지 않았을 정도로 독자층이 늘어났다고 하는데 실제로 필자가 몇 년전 이태리와 유럽 여행을 했을 때 고속도로 휴게소 마다 이 “책도둑”이라는 소설책이 줄줄이 판매되고 있음을 목격한 바 있다.
이처럼 대중적인 인기로 인하여 결국 헐리웃에서는 비싼 원작료를 내고 원작소설 제목 그대로 하여 2013년도에 영화제작을 완료했고 2014년에 개봉을 하였는데 영화 또한 대단한 흥행의 신기원을 이루어 그 한해 영화수입이 약 9000만 달러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책도둑”이라는 소설과 영화가 어떤 이유로서 이처럼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고 또 흥행작이 되었을까? 우리는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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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영화의 줄거리를 살펴본다. 나치가 기승을 부리던 1938년의 독일, 공산주의 사상에 연류된 부모로 인해 고향으로부터 추방당하고 열차에 오른 어린 소녀 리젤 메밍거(소피 넬리스)는 그 열차 안에서 남동생의 죽음으로 인해 흰눈이 쌓인 지명도 모르는 낯선 들판에다 동생의 시신을 장례한다. 그 때 장례인부가 놓고간 작은 책자를 주어 가슴에 숨기는데 그 책의 제목은 <무덤을 파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이다.
이어 병든 엄마와 이별을 하게된 리젤은 결국 독일인 가정인 한스(제프리 러쉬)와 로사(에밀리 왓슨) 부부에게 입양된다. 어린나이에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경험하게된 리젤은 극심한 경계심으로 주변인물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지만 따뜻하고 자상한 양부인 한스에게 글을 배우고, 함께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위안을 찾는다.
또한 흑인 육상선수 제시 오언스를 영웅처럼 생각하는 또래 소년 루디(니코 리어쉬)의 적극적인 구애(?)로 인해 단짝 친구가 되어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간다.
그러던 어느날 1차대전시 양부인 한스의 목숨을 구해준 유대인 은인의 아들 청년 맥스(벤 슈네처)가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정책을 피해 한스의 집으로 와서 한스부부의 도움으로 지하실에 숨어살게 된다.
이 즈음에 리젤이 두 번째로 책을 소유하게 되는데 그 책은 H.G웰즈의 소설<투명인간>이다. 이 책은 1933년 당시 나치의 선전부장관이었던 괴벨스에 의해 시행되었던 분서사건으로 ‘비독일인의 영혼을 정화시킨다’는 명목하에 수많은 책들을 불태우는 과정에서 미쳐 타지못한 책을 현장에서 리젤이 주워서 몰래 숨겨온 책이다.
그리고 세 번째로 얻은 책은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세탁 일을 하며 근근히 살아가는 한스가정에서 리젤은 양모의 심부름으로 시장댁에 세탁물을 전해주러 갔다가 그집 서재에 가득찬 책들을 보며 이제 막 글을 깨우친 리젤이 호기심으로 책 한권을 꺼내 읽게된다. 이 후 리젤은 시장집 서재에 몰래들어가 책서리를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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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과정에서 리젤은 세상과 고립되어 지내는 맥스에게 책을 구해다주고 자신만의 단어로 바깥세상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독서의 의미를 맥스로부터 배우게 되는데 이 때 그 책을 만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리젤의 생일날 맥스가 리젤에게 흰색페인트로 칠을 해서 읽을 수 없게된 <나의 투쟁>이라는 책을 선물로 건네면서 그 하얀 빈 공간에다 리젤 자신의 글을 채우라고 권한다.
그리고 더욱 심해진 유대인 색출작전으로 인해 한스가정에 누를 끼치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맥스는 리젤의 집을 떠난다. 그리고 양아버지 한스 역시 유대인 이웃을 독일군 앞에서 변명해주다가 그 일로 징집되어 집을 떠났다가 상의군인이 되어 돌아온다.
한편 리젤이 사는 마을 ‘헤븐 스트리트’에도 폭격이 시작된다. 이로 인해 마을사람들이 방공호로 몸을 피하게 되는데 이 전에 방공호에서 공포에 떠는 마을사람들을 위해 아코디언을 켜며 음악으로 위로해주던 양부 한스를 떠올리며 이번에는 리젤이 자기가 읽었던 책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면서 죽음으로부터 오는 공포를 잊게 해준다.
이렇게 계속되는 전쟁치하 속에서 살던 어느날 또다시 심한 폭격으로 인해 마을사람들이 많은 사상자를 내게 되었는데 그 때 리젤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게되지만 양부모 모두와 친구 루디까지 죽게된다. 이 후 리젤은 그녀를 평소 사랑해주던 시장부인에 의해 다시 그녀의 양녀로 자라게 되고 후에 맥스를 만나 가정을 이루어 90세까지 생존하면서 작가로서 글을 쓰다가 생을 마감한다는 내용이다.
이제 왜 이 영화가 사람들에게 높은 관심과 흥행을 가져오게 했는가를 설명해본다. 첫째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나치영화의 경우 나치독일을 적대시하며 그 잔혹성 만을 주제로 하여 피해자 입장에서 영화를 만들어 낸 것에 반해 이 영화는 독일인 입장에서 독일군들의 만행을 과감하게 해부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심리적인 감성적 교행을 느껴지게 했다. 두 번째로 주인공 리젤이 훔친 세권의 책(실제로 그녀가 소유했던 책은 여섯권이였음)들이 당시 상황에서 주인공의 성장감성과 일치되는 묘한 접촉점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책인 <무덤을 파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를 통해 리젤은 “죽음이란 무엇일까?”라는 죽음의 의미와 함께 죽음 이후의 상황을 상상해보면서 현실을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즉 ‘죽음은 불안이다’ ‘죽음은 상실이다’라고 느끼는 모든 관객들의 심리적 편견을 일축시키며 죽음은 또 다른 행복의 단계임을 설명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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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책 <투명인간>에서는 숨막히는 생존의 고통에서 일종의 자기 최면과 같은 생존법을 제시해준다. 특히 당시 독일사람들은 광기로서 반인륜적인 독재자 히틀러의 행태를 볼 수 없었다고 한다. 때문에 히틀러는 분명한 그 시대의 “투명인간”이었던 것이다. 이것을 인지했던 어린소녀의 판단력에 관객들은 공감을 했다.
세 번째 책 <나의 투쟁>이다. 히틀러의 이 광신적인 자기 변명의 저서를 일축시키고 그 위에 흰 페인트로 칠해진 그 백지에다 자신의 이야기를 써보라는 맥스의 대사로 인해 관객들은 어떤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서는 리젤의 상황적 현실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인생의 삶과 죽음이라는 의미를 운명이라는 것을 주도하는 신의 입장에서 설명해주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첫 장면부터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땅 위의 사람들의 운명을 신성한 노인의 목소리로 나래이션해준다. 그리고 끝장면에서도 역시 주인공의 생의 마감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아마도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운명적인 삶과 미래에 다가올 죽음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 볼 것이다. 그런 면에서도 참 아름답고 순수하며 좋은 영화이다.
이 영화는 <엘리자베스 개스겔의 남과북>(2004)을 시작으로 인기 TV드라마 <다운튼 애비 시즌 1, 2, 3>을 연속적으로 만들어 힛트시킨 “브라이언 퍼시벌(Brian Percival)”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지금 헐리웃에서 최고의 줏가를 올리고 있는 아역스타에서 청춘스타로 발돋음하고 있는 방년 17세의 “소피 넬리스(Sophie Nelisse)”가 리젤 역할을 맡았으며 “갓 오브 이집트”“나의 딸”“캐리비안의 해적”등으로 낯익은 호주국민배우 “제프리 러쉬(Geoffrey Rush)”가 양아버지 한스역을 그리고 “리틀 보이”“몰리 문의 놀라운 최면술 책”“에베레스트”등에서 연기력을 과시한 영국여배우 “에밀리 왓슨(Emily Watson)”이 양어머니인 로사역을 또 헐리웃의 떠오르는 신예 “벤 슈네처(Ben Schnetzer)”가 맥스역을 각각 맡아 열연을 하였다.
도완석(연극평론가, 한남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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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완석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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