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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만큼 높이 나는지 ~ 저 푸른 소나무보다 높이 저 뜨거운 태양보다 높이 ~ 저 무궁한 창공보다 더 높이 ~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만큼 높이 오르는지 ~ 저 말없는 솔개보다 높이 저 볏 사이 참새보다 높이 ~ 저 꿈꾸는 비둘기보다 더 높이 ~ 도요새 도요새 ~ 그 몸은 비록 작지만 도요새 도요새 가장 멀리 꿈꾸는 새 ~”
이태원의 <도요새의 비밀>이란 노래다. 언젠가 ‘도요새의 1만 ㎞ 대장정’이 방송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멀리 난다는 새가 바로 도요새라고 했다. 해마다 북극의 겨울을 피해 끊임없이 이동하는 이 새들은 북쪽의 알래스카에서부터 남쪽의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 이르기까지 무려 1만1000km를 날아간다고 한다.
또한 도요새는 서식지로 되돌아가는 길목에서 동남아시아, 특히 우리나라의 황해 주변 습지에 머무르는 경우도 잦다. 이는 먹이를 구하며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습지는 철새들이 머나먼 여행을 무사히 끝낼 수 있도록 먹을거리와 쉴 곳까지 제공해 주는 때문이다.
머지않아 동창들과 충남 서천의 신성리 갈대밭을 찾을 요량인데 거기서 도요새들을 만난다면 퍽이나 반가우리라. 서울대가 지난 2~3월 자연과학대학 신입생 253명을 대상으로 글쓰기 능력 평가를 실시했다고 한다.
이 결과 98명(38.7%)이 100점 만점에 70점 미만을 받았으며 전체 응시자의 평균 점수는 C학점 수준인 73.7점이었다고 했다. 시험을 주관한 서울대 기초교육원은 "응시자 65명(25%)은 서울대의 글쓰기 정규 과목을 수강하기 어려울 정도로 글쓰기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논제와 상관없는 내용을 쓰거나 근거 없이 주장하고, 또한 비문(非文)이 많았다는 것이다. 미국의 하버드대는 1872년부터 신입생 전원에게 <하버드 글쓰기 프로그램> 강좌를 146년간 실시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하버드대 학생의 73%는 글쓰기 능력 향상은 물론이요, 대학 수업에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하니 글쓰기 수업의 성과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하버드대에서 글쓰기 프로그램을 20년 동안 지휘해온 낸시 소머스 교수는 전공을 불문하고 글로 논리적인 주장을 펼 줄 알아야 논문도 쓰고 연구 결과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글쓰기 비법 가운데 한 가지는 ‘짧은 글이라도 매일 써보라’는 것이었다.
즉 하루 10분이라도 매일 글을 써야만 비로소 올바른 생각을 지니게 된다는 논지였다. 이 말이 타당한 건 필자 역시 얼추 매일, 그것도 하루에 최소 2시간 정도는 글쓰기에 투자하고 있는 때문이다.
모 은행에서 ‘29초 영화제’를 공모한다기에 욕심이 났다. 상금이 어마어마한 까닭이었다. 그래서 앞뒤 잴 것도 없이 먼저 그동안 받았던 필자와 아이들의 각종 상장을 갈무리한 클리어파일부터 열었다.
그걸 보여주면서 독서와 글쓰기의 힘, 아울러 “나는 대상 상금을 받으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겠다!‘는 멘트를 날릴 작정이었다. 이를 카메라에 옮기자니 만감이 교차했다. 그동안 필자와 아이들이 받은 상장(아이들은 학교성적으로, 나는 문학관련의)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너무 많아서 진즉부터 보관이 용이한 클리어파일에 담아두고 있는데 그 클리어파일의 수만 해도 10개가 넘으니까. 아니 땐 굴뚝에선 연기가 나지 않는 법. 이 같이 엄청난 상장과 표창장 따위의 수상 경력은 모두 치열한 독서와 글쓰기가 그 토양을 이뤄냈다.
마치 1만 ㎞의 대장정을 무리 없이 수행하는 도요새의 비밀처럼 그렇게. 도요새, 그 몸은 비록 작지만 가장 멀리 꿈꾸는 새이다. 가장 멀리 나는 새이면서 동시에 가장 높이 꿈꾸는 도요새가 되고 싶다.
그러나 29초 영화제에 출품할 동영상에 막상 글(자막)을 삽입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숙맥이니 바로 이게 대략난감의 절벽으로 다가와 자못 걱정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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