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57. 도요새의 비밀

  • 문화
  • 가요는 삶의 축

[가요는 삶의 축] 157. 도요새의 비밀

글쓰기의 힘

  • 승인 2017-06-11 00:01
  • 홍경석홍경석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만큼 높이 나는지 ~ 저 푸른 소나무보다 높이 저 뜨거운 태양보다 높이 ~ 저 무궁한 창공보다 더 높이 ~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만큼 높이 오르는지 ~ 저 말없는 솔개보다 높이 저 볏 사이 참새보다 높이 ~ 저 꿈꾸는 비둘기보다 더 높이 ~ 도요새 도요새 ~ 그 몸은 비록 작지만 도요새 도요새 가장 멀리 꿈꾸는 새 ~”

이태원의 <도요새의 비밀>이란 노래다. 언젠가 ‘도요새의 1만 ㎞ 대장정’이 방송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멀리 난다는 새가 바로 도요새라고 했다. 해마다 북극의 겨울을 피해 끊임없이 이동하는 이 새들은 북쪽의 알래스카에서부터 남쪽의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 이르기까지 무려 1만1000km를 날아간다고 한다.

또한 도요새는 서식지로 되돌아가는 길목에서 동남아시아, 특히 우리나라의 황해 주변 습지에 머무르는 경우도 잦다. 이는 먹이를 구하며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습지는 철새들이 머나먼 여행을 무사히 끝낼 수 있도록 먹을거리와 쉴 곳까지 제공해 주는 때문이다.

머지않아 동창들과 충남 서천의 신성리 갈대밭을 찾을 요량인데 거기서 도요새들을 만난다면 퍽이나 반가우리라. 서울대가 지난 2~3월 자연과학대학 신입생 253명을 대상으로 글쓰기 능력 평가를 실시했다고 한다.

이 결과 98명(38.7%)이 100점 만점에 70점 미만을 받았으며 전체 응시자의 평균 점수는 C학점 수준인 73.7점이었다고 했다. 시험을 주관한 서울대 기초교육원은 "응시자 65명(25%)은 서울대의 글쓰기 정규 과목을 수강하기 어려울 정도로 글쓰기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논제와 상관없는 내용을 쓰거나 근거 없이 주장하고, 또한 비문(非文)이 많았다는 것이다. 미국의 하버드대는 1872년부터 신입생 전원에게 <하버드 글쓰기 프로그램> 강좌를 146년간 실시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하버드대 학생의 73%는 글쓰기 능력 향상은 물론이요, 대학 수업에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하니 글쓰기 수업의 성과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하버드대에서 글쓰기 프로그램을 20년 동안 지휘해온 낸시 소머스 교수는 전공을 불문하고 글로 논리적인 주장을 펼 줄 알아야 논문도 쓰고 연구 결과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글쓰기 비법 가운데 한 가지는 ‘짧은 글이라도 매일 써보라’는 것이었다.

즉 하루 10분이라도 매일 글을 써야만 비로소 올바른 생각을 지니게 된다는 논지였다. 이 말이 타당한 건 필자 역시 얼추 매일, 그것도 하루에 최소 2시간 정도는 글쓰기에 투자하고 있는 때문이다.

모 은행에서 ‘29초 영화제’를 공모한다기에 욕심이 났다. 상금이 어마어마한 까닭이었다. 그래서 앞뒤 잴 것도 없이 먼저 그동안 받았던 필자와 아이들의 각종 상장을 갈무리한 클리어파일부터 열었다.

그걸 보여주면서 독서와 글쓰기의 힘, 아울러 “나는 대상 상금을 받으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겠다!‘는 멘트를 날릴 작정이었다. 이를 카메라에 옮기자니 만감이 교차했다. 그동안 필자와 아이들이 받은 상장(아이들은 학교성적으로, 나는 문학관련의)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너무 많아서 진즉부터 보관이 용이한 클리어파일에 담아두고 있는데 그 클리어파일의 수만 해도 10개가 넘으니까. 아니 땐 굴뚝에선 연기가 나지 않는 법. 이 같이 엄청난 상장과 표창장 따위의 수상 경력은 모두 치열한 독서와 글쓰기가 그 토양을 이뤄냈다.

마치 1만 ㎞의 대장정을 무리 없이 수행하는 도요새의 비밀처럼 그렇게. 도요새, 그 몸은 비록 작지만 가장 멀리 꿈꾸는 새이다. 가장 멀리 나는 새이면서 동시에 가장 높이 꿈꾸는 도요새가 되고 싶다.

그러나 29초 영화제에 출품할 동영상에 막상 글(자막)을 삽입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숙맥이니 바로 이게 대략난감의 절벽으로 다가와 자못 걱정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맥도날드·세종시립박물관' 차례로 오픈… 고운동 정주여건 좋아진다
  2. 정부 국가철도망 계획에 대전시 역량 집중해야
  3. 경주역 KTX 9월1일부터 증편
  4. 아산시, 골목형상점가 4곳 추가 지정
  5. 인공위성 기업 컨텍-AP위성, 루마니아에 지상국 시스템 전수
  1. 대전시 2037년 전력자립도 108% 달성 관건은 '주민 수용성'
  2.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6년 8월7일 금요일
  3. 대전상의, 최원철 공주시장 예방… 지역경제 협력방안 논의
  4. 대전혁신센터, 대전창업허브 입주기업 7개사 모집
  5. 표준연, 국산 반도체 공정용 가스 '품질평가 체계' 구축

헤드라인 뉴스


230쌍 예약 대전 월평동 불법 예식장…서구의회 예비부부 피해 대책 촉구

230쌍 예약 대전 월평동 불법 예식장…서구의회 예비부부 피해 대책 촉구

대전 서구의 한 무허가 예식장이 구청으로부터 형사 고발과 이행강제금 부과 등 행정조치를 받았으나, 불법 영업을 이어가고 있어 대전 서구의회가 예비부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전 서구의회 청년의원 일동은 7일 오전 10시 의회 앞에서 적법한 영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운영 중인 서구 월평동의 모 예식장에 대한 소비자 피해 방지와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해당 업체는 공연장 용도로 건축 허가를 받았으나 예식 영업을 했고, 일반음식점 영업 신고 없이 음식을 조리하고 제공 했다. 서구청은..

LH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1만가구 돌파…피해 인정도 4만건 넘어
LH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1만가구 돌파…피해 인정도 4만건 넘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실적이 1만가구를 넘어섰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사례도 4만건을 돌파한 가운데 정부는 피해주택 매입 절차를 단축하고 계약 전 위험을 점검하는 예방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세사기피해자 등 결정 및 피해주택 매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LH가 매입한 전세사기 피해주택은 1만256가구로 집계됐다. 피해주택 매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2024년 90가구에 불과했던 매입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977가구(월평균 163가구), 하반기 3924가구(월..

`위안부` 기림절, 세종서 만난다… 역사의 아픔 치유, `평화의 장`
'위안부' 기림절, 세종서 만난다… 역사의 아픔 치유, '평화의 장'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세종시에서도 '기림절' 의미를 되새기는 사진전과 시민 행사가 차례로 열린다. 사진전은 이 기간 세종시청 1층 로비에서 선보이고, 기림의 날 시민 행사는 14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세종호수공원 앞 평화의 소녀상 일대에서 진행된다. 세종여성회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평화의 뜻을 나누기 위한 자리로 마련하고 있다. 세종여성회(대표 이혜선)가 주최·주관하고 세종특별자치시(시장 조상호)가 후원하는 '제14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절 기억주간 사진전'은 오는 10일부터 14일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안전모를 착용합시다’ ‘안전모를 착용합시다’

  •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

  • ‘폭염으로 단축 영업합니다’ ‘폭염으로 단축 영업합니다’

  •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