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60. 딱 걸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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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160. 딱 걸렸어

‘오너 리스크’의 함정

  • 승인 2017-06-14 00:01
  • 홍경석홍경석


수은주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이처럼 무더운 날엔 ‘치맥’이 안성맞춤이다. 치맥은 치킨(Chicken)과 맥주의 합성어이다. 치킨, 즉 튀김 닭은 1970년대에 등장한 생맥주의 안주로 더욱 각광을 받으면서 지금도 여전히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과거 처음 입사한 직장에서 영업사원으로 발군의 실적을 나타냈다. 그러자 소장님은 퇴근하면서 생맥주와 치킨을 즐겨 사주셨다. 그때부터 치맥의 포로가 되었는데 그러한 습관은 현재도 여전하다. 사이버대학 재학 당시엔 매달 오프라인 집단수업이 열렸다.

수업을 마치고 나면 동기생들과 십시일반으로 뒤풀이를 했는데 주된 장소는 대화동 공단 내의 치킨 집이었다. 거기서 ‘소맥’을 나누면서 시국에 대한 백가쟁명(百家爭鳴)까지를 활화산으로 뿜었던 시절이 그립다.

‘호식이 두 마리 치킨’으로 유명한 최호식 회장이 20대 여비서를 호텔로 끌고 가 강제 추행한 혐의로 고소되면서 소비자 불매운동이 가열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언론의 보도를 통해 일파만파로 파문이 고조되자 최 회장은 사과문 발표와 함께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경찰은 최 회장 측에 경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는 입장이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따라서 이러한 추문을 접하노라니 오선녀가 부른 <딱 걸렸어>라는 가요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 “걸렸어 걸렸어 나한테 걸렸어 ~ 걸렸어 걸렸어 나한테 걸렸어 ~ 사랑이란 다 그런 거야 ~ 처음 만나 사랑한 당신 ~ 바람처럼 떠나간 당신 나만 사랑한다고 나만 좋아한다고 거짓말이었나…….” -

이 가요는 사랑을 테마로 한 곡이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최호식 회장에게도 부합되는 노래이지 싶다. 필자도 예전에 장사와 사업을 해봤지만(그러나 쫄딱 망했다!) 사업처럼 힘든 게 또 없다.

최호식 회장 역시 갖은 고생 끝에 오늘날의 성공을 일궈낸 사업가다. 그는 지난 1999년 ‘양도 두 배, 기쁨도 두 배’라는 당시로선 파격적 마케팅 노하우를 기치로 세워 호식이 두 마리치킨을 쑥쑥 성장시켰다.

창립 17년을 맞은 지난해엔 전국에 무려 1,000점에 달하는 가맹점을 유치했을 정도로까지 승승장구했다니 이는 어떤 입지전적 성공담이기도 한 셈이다. 그는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을 창립할 당시, 밑천이라고 할 만한 게 없었기에 다만 의리 하나를 무기로 도전했다고 인터뷰를 한 바 있다.

그러면서 “내가 의리를 지키면 상대도 반드시 의리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랬던 그가 돈을 억수로 벌자 그만 초심을 잃었지 싶다. 더욱이 급기야 자사 여직원을 강제 추행하는 따위의 부끄러운 작태까지 이른 것에 소비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예전과 달라서 지금의 소비자들은 ‘오너 리스크(wner risk)’에 대단히 민감하다. 우리는 그동안 그 오너 리스크에서 기인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과 배척의 차가움을 극명하게 봐왔다. 모 항공사와 식품회사, 화장품 회사의 대표 등 오너 리스트를 촉발한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한데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최호식 회장의 성추행 추문의 경우가 더욱 심각한 것은, 그를 전적으로 믿고 투자한 소규모 치킨업체 업주들의 피해가 상당하다는 사실이다. 주지하듯 장기 불황에 따른 자영업의 위기가 심각한 즈음이다.

여기에 ‘설상가상’ 최 회장의 성추행 추문까지 가세하면서 이제 소비자들은 치킨을 주문할 적에도 다른 업체로 다이얼을 누를 것임은 자명한 이치다. 결론적으로 오너 리스크라는 함정(陷穽)은 소비자들의 반감에 ‘딱 걸려서’ 절체절명의 처지에 봉착한 나머지 도무지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을 자초하는 경거망동에도 다름 아니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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