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드라마 '미생' 공식포스터 |
모두가 돌아간 자리/ 행복한 걸음으로 갈까/ 정말 바라던 꿈들을 이룬걸까 (미생 OST '내일‘ 중)
깜깜한 어둠이 저멀리 빛을 쫓아내는 시간. 혼자 남는 쓸쓸함이 무서워 밝히는 불빛들이 모여 서울을 환하게 만든다. 가히 ‘미생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2014년. 그 해 겨울은 대한민국 회사원들의 가슴을 즐겁게, 답답하게 그리고 먹먹하게 만들었다.
![]() |
| ▲출처='미생' 공식홈페이지/드라마 속 장면들. |
연애도 쏙 빠지고, 잔인한 전투 장면도 없었지만 대한민국을 사로잡았던 이유는 ‘공감’이었다. ‘나도 저랬는데’. ‘저땐 정말 소리지르고 싶었지’, ‘상사들이란’ 등의 다양한 끄덕임들이 미생의 해를 만들었다. 너무 극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단조롭지 않는 평범함. 그 평범함이 자극적인 인스턴트 드라마에 절어있던 사람들을 잔잔히 물들여갔다.
![]() |
| ▲출처=서울스퀘어 공식홈페이지/반듯하게 잘린 벽돌같은 모습으로 서울역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스퀘어'. |
극 중 지칠때면 어깨 툭 치며 고개짓으로 알아들었던 장면. 답답한 사각형 속에 갇혀있던 그들은 뻥 뚫린 하늘과 마주하며 잠시 업무에서 손을 떼본다. 멋진 석양빛 노을이 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었고, 유일하게 허락한 자유로움을 잠시마나 느낄 수 있었던 곳. 바로 ‘서울스퀘어’다. 대우빌딩으로 유명했던 이곳은 종합상사로써의 전성기를 누렸던 곳으로 리모델링을 거쳐 다시 태어났다.
![]() |
| ▲출처=한국관광공사/서울스퀘어 뒷편에 위치한 산책로는 바쁘게 살아가는 직장인들에 쉼터가 되어준다. |
서울역 맞은편으로 보이는 붉은 벽돌 건물. 벽 사이사이로 보이는 작은 창문들이 유일하게 허락된 바깥으로의 출구인듯 빼곡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 사각형 속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 그 속에서 치러내는 수많은 전쟁들. 갑갑하다는 느낌이 단연드는 생각이다. 그 느낌을 씻어주려는 듯 건물 뒤 편에 위치한 산책로는 극 중 배우들의 뒷담화, 고뇌 그리고 드라마의 시작을 알렸던 곳으로 색다른 운치를 자랑한다.
![]() |
| ▲출처=서울스퀘어 공식홈페이지/ 왼쪽부터 서울스퀘어에
설치된 데이비드 걸스타인, 론 아드, 줄리안 오피의 작품들. |
그 뿐만 아니라 건물 곳곳에 자리잡은 예술작품들이 답답한 공간을 환하게 만든다. 갈색벽과 대조되는 화려한 색깔들이 지쳐있던 심신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기하학적인 조형물은 로비를 들어선 순간 이목을 집중시킨다.
아직도 국내엔 수많은 미생들이 완생이 되기 위해 묵묵히 걷고 있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이들에게 서울스퀘어는 쉬었다갈 수 있는 공간을 내주며 조용한 박수를 보내주고 있다.
박솔이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박솔이 기자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https://dn.joongdo.co.kr/mnt/webdata/content/2025y/12m/23d/부여규암마을1.jpe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