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68. 친구라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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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168. 친구라는 건

친구도 친구 나름

  • 승인 2017-06-22 00:01
  • 홍경석홍경석


“학교를 졸업하고 넥타일 처음 매고 ~ 우리 학교 앞 그 골목 주점에 앉았지 ~ 한 잔씩 채워 가는 술잔에 담긴 얘기 ~ 우리 지난 날 꾸었던 꿈들을 꺼냈지 ~” 박효신의 가요 <친구라는 건> 이다.

친구(親舊)는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을 뜻한다. 그런데 친구도 친구 나름이다. 자신의 이익만을 따지는 에고이스트 친구, 즉 의리가 없는 친구는 친구가 아니다. 이런 친구의 단적인 예는 자신의 자녀 결혼식과 부모님 상을 당했을 때 쉬 드러난다.

친구들이 우르르 찾아가 축하와 위로를 해 주었거늘 정작 다른 친구가 똑같은 경우에 이르면 나 몰라라 하는 친구가 꼭 있다. 고로 이런 친구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찍혀’ 금세 배척을 당하기 마련이다.

이런 발견의 정서에서 초등학교 동창들처럼 가깝고 살가운 친구들이 또 없다. 지난 주 토요일에 초등학교 동창들과 서천으로 여행을 떠났다. 이들 친구 중에는 개인적으로 더 가깝고 고마운 친구들이 있었다.

우선 죽마고우인 서울 사는 H는 나의 거듭되는 요청에 힘입어 작년부터 동창회에 나오는 친구다. 동창회라는 건 일단 한 번 나가기가 힘들지 막상 나오는 버릇을 들이면 기다리면서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케이스는 나의 경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고작 초등학교만 나온 무지렁이 주제에 동창회는 무슨......’ 이라는 거부 관념 때문에 오랫동안 동창회에 나가질 않았다. 그러다가 대전 사는 동창이 입원했대서 병원을 찾았다. 당시 동창회장도 내전하였다가 병원 앞에서 조우했다.

J라는 그 회장 친구의 감언이설(?)에 넘어간 뒤로 동창회 참석에 적극적으로 돌변했다. 다음으로 더 고마운 친구는 나에게 영어 개인교사를 해줬던 또 다른 J라는 친구다. 그 즈음 입사한 직장은 공교롭게도 영어회화와 테이프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회사였다.

하지만 중학교라곤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터였음에 영어를 알 리 없었다. 하여 밤마다 그 친구를 찾아가 영어를 기초부터 배웠다. 덕분에 전국 최연소 영업소장으로까지 승진 할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술자리가 파할 무렵 그 친구를 껴안고 과거를 회상하며 꺼이꺼이 울었던 건 그러한 까닭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또 한 친구는 대전에 사는 D인데 동창회가 있을 적마다 만취한 나를 집 앞까지 태워다 주니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끝으로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에서 으뜸 품질의 멸치를 한 박스 사준 W라는 친구 역시 평소 씀씀이가 큰 친구여서 맘에 든다.

<친구라는 건> 가요가 이어진다. “힘에 겨운 세상을 만날 때 떠오른 건 처음이 너였어 ~ 십 년 후에 십 년을 얹어 간데도 우리 마음은 이대로 변하지마 ~” 이제 내년이면 이순의 고지에 오르는 친구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나면 금세 타임머신을 타고 동심으로 과거여행을 함께 떠날 수 있는 친구들임에 그들이 새삼 고맙고 행복하다. 친구라는 건 역시나 어렸을 적부터의 친구가 제일이다. 신성리 갈대밭의 그 무성한 갈대숲처럼 우리의 우정 역시 그렇게 불변하길 소망한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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