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69.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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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169.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

그리움의 등대

  • 승인 2017-06-23 00:01
  • 홍경석홍경석


S라는 친구가 전학을 온 건 초등학교 3학년 무렵이었다. 같은 동네로 들어서는 네거리 초입의 집으로 이사를 왔다고 했다. 당시 부반장이었던 나는 그 친구가 첫눈에도 썩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는지 아님 싫어하는지는 눈망울만 봐도 이심전심으로 금세 알 수 있다. 그 친구와 급속도로 친해진 나는 툭하면 그 친구의 집으로 놀러갔다. 그 친구의 집에는 우리 집엔 없는 게 참 많아서 좋았기 때문이다.

우선 부모님이 모두 계셔서 부러웠다. 형제들도 많아 예의범절까지 굳건히 구축돼 있었다. 항상 먹을거리와 주전부리까지 갖춰져 있어 입까지 행복했다. 나는 그 친구에게서 바둑을 배웠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친구는 지금도 여전히 우정이 돈독하니 그 세월이 자그마치 40년이다.

여자 탤런트 겸 영화배우인 윤 모 씨의 아들이 연루된 초등학교 폭력 사건이 보도되었다. 여기엔 대기업 총수의 손자까지 포함됐대서 세인들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었다. 언론에서는 그 대기업 총수가 누군지를 딱히 적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 어떤 시절인가? 인터넷 검색창에서 그 여배우의 이름만 쳐도 줄줄이 사탕인 양 드러나는 면면은 더 이상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세상임을 새삼 일러주는 대목이다. 이 학교가 더욱 유명한 것은 전 축구선수 안 모, 방송인 박 모, 배우 김 모 씨 등의 자녀 등이 재학 중이거나 재학을 했었다는 방송이 이미 전파를 탄 때문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이 학교는 2014년 기준으로, 입학금이 1백만 원이나 되며 1년 수업료가 560만 원 정도라고 했다. 그러니 돈이 없는 서민으로선 그야말로 화중지병의 학교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사립학교라고 해도 그렇지 이제 겨우 ‘초딩들’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서부터 부와 빈의 차이를 현격하게 ‘만끽하면서’ 덩달아 이번에 문제가 된 폭력 사건이 말해주듯 소위 ‘갑질’까지 했다는 건 이거야말로 자본주의의 일탈된 짬짜미(남모르게 자기들끼리만 짜고 하는 약속이나 수작)가 아닐까 싶다.

또한 서울의 요지에 위치하며 학생 수가 적고 교육의 질까지 좋아서 재벌가나 연예인 자녀들이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진 학교라곤 하더라도 그 이전에 중요한 건 바로 학생에 대한 올바른 인성의 교육 정립이 아닌가 말이다.

“그대여 떠나가나요 다시 또 볼 수 없나요 ~ 부디 나에게 사랑한다고 한번만 말해주세요 ~” 추가열의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라는 곡이다. 다 아는 바와 같이 폭력은, 더군다나 어려서부터의 초등학교 폭력은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의 각인 등 후유증까지 그 반향이 심각하다.

따라서 이 가요의 이어지는 가사 “제발 부탁이 있어요 ~ (중략) 비틀거리는 내 모습을 보면 그대 맘도 아프잖아요~” 라는 구절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방점으로 자리매김한다.

돈이야 없다가도 있는 거지만 사람의 인성은 그렇지 않다. 제 엄마 아빠의 재력과 유명세에 편승하여 어려서부터 급우를 집단으로 폭행한 초등학생들의 장래가 마치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의 가사처럼 비틀거리는 모습으로까지 보이는 건 왜일까?

루소는 “자식교육을 잘못시키면 그 부모가 욕을 먹는다는 건 상식이다. 자식을 불행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언제나 무엇이든지 손에 넣을 수 있게 해주는 일이다”라고 일갈했다.

내 자식이 귀한 만큼 남의 자식도 귀한 법이다. 비록 없이 살긴 했으되 빈부의 차별 없이 너나들이(서로 너니 나니 하고 부르며 허물없이 말을 건넴. 또는 그런 사이)로 어깨동무하였던 과거 초등학교 시절이 그리움의 등대로 다가온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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