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84. 지푸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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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184. 지푸라기

블라인드 채용 소고

  • 승인 2017-07-10 00:01
  • 홍경석홍경석


조 지라드(Joe Girard)는 35살까지는 딱히 두드러진 인물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등학교 중퇴에 변변한 기술과 자본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구두닦이와 난로 수리공, 건설현장 인부 등 40여 개의 직업을 전전하며 온갖 고생과 실패를 경험한 그는 자동차 세일즈에 도전하면서 비로소 새로운 인생의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그는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1400대의 차를 판매했고, 15년 동안 1만 3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한다.

자동차 판매에서 기네스 기록까지 보유한 그는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 ‘250 법칙’을 언급했다. 이는 그동안 자신이 고객들의 결혼식과 장례식을 쫓아다니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경조사를 챙기는지 살펴봤더니 대략 250명이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즉 한 명의 고객을 충실히 관리할 때 이는 곧 250명을 대하는 것과 같다는 이론이다. 다시 말해서 한 사람에게 정성을 다해 판매한 자동차는 250명의 잠재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이른바 이 ‘조 지라드 법칙’은 한 명의 고객이 불평(불만)하게 되면 똑같이 250명에게 전달이 되는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온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는 마치 최근 벌어진 여자골프 세계 1위 유소연 선수 아버지의 세금 체납 및 세금 납부 과정에서 빚어진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세인들의 비난 공세 격화와도 맥을 같이 한다 하겠다. 과거에 조 지라드의 성공담이 실린 책을 사본 뒤 한 때 자동차 영업으로 고개를 돌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시도가 수포로 돌아간 건, 입사지원서(이력서)에 학력과 소위 스펙 등의 기재란이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한 때문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블라인드(Blind) 채용이 화두로 등장했다.

앞으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입사지원서에서 나이와 어학 점수, 자격증 등의 조건을 배제한 블라인드 전형으로 인재를 뽑는 기업이 급증할 예정이라고 한다. 더욱이 332개 공공기관과 149개 지방 공기업 역시 블라인드 채용이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란 언론의 보도는 취업난에 시달리며 그야말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절박한 심정으로까지 몰렸던 청년인재들을 웃게 만드는 정책이지 싶다.

가수 한혜진이 <지푸라기>라는 신곡을 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그대의 맘을 잡고 싶네 ~ 붙잡아도 끊어질 듯 한데 그래도 잡고 싶구나 ~ (중략) 동남풍아 불어라 내님에게 나에게 잡히도록 ~”

동남풍(東南風)은 만물을 소생시키는 봄바람을 의미한다. 또한 사슬로 묶여있던 조조의 함대를 화공으로 대파한 ‘삼국지’ 제갈공명의 승전보 역시 동남풍 덕분에 가능했다. 블라인드 채용 문화가 착근된다면 앞으론 학교에서도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이런 질문을 하는 선생님이 사라질 듯 싶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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