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87. 비도 오고 그래서

  • 문화
  • 가요는 삶의 축

[가요는 삶의 축] 187. 비도 오고 그래서

비가 좋은 여러 가지 이유

  • 승인 2017-07-13 00:01
  • 홍경석홍경석


최근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그래서 장마철이 맞긴 하다. 그럼에도 입때껏 장마다운 장마는커녕 텅 빈 저수지가 여전히 빈 공간으로 남아있다는 지역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그러한 보도를 접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는 마치 우리네 인간의 빈부격차의 그것처럼 하늘이 주는 선물인 비(雨)조차 편차가 심하다는 발견의 정서가 발동하는 까닭이다. 어쨌거나 비도 오고 그래서, 더욱이 남들은 일하는 평일에 모처럼 쉬고 있다.

덕분에 미뤘던 글을 쓰고 시민기자로 활약하는 매체에 보낼 기사의 작성에도 넉넉한 짬이 보장되어 참 좋다. 누군가는 비를 싫어한다. 그 정도가 심하여 고작 한 방울의 빗방울일망정 소스라치게 놀라며 경악하는 이도 보았다.

반면 나는 비가 참 좋다. 우선 먼지까지 죄 쓸어가는 비처럼 그렇게 시나브로 맑아지는 치환의 마음이 명경지수(明鏡止水)로 바뀌는 때문이다. 그래서 이슬비일 경우엔 일부러 맞기까지 한다. 비는 십인십색인 사람처럼 종류도 다양하다.

‘는개’는 안개보다 조금 굵고 이슬비 보다 조금 가는 비를 뜻한다. ‘먼지잼’은 겨우 먼지나 일지 않을 정도로 조금 오다 마는 비인 까닭에 싱거운 사람을 표현할 때 써먹어도 좋다. ‘웃비’는 좍좍 내리다 잠깐 그쳤으나 아직 비가 더 올 듯한 기색이 있는 비다.

‘여우비’는 볕이 난 날 잠깐 뿌리는 비이며 ‘모다기비’는 한꺼번에 쏟아지는 비, 즉 요즘 같은 시기의 집중호우를 말한다. ‘발비’는 빗줄기가 발처럼 보이는 비를 뜻하고 ‘작달비’는 굵직하고 거세게 퍼붓는 비를 말한다.

‘목비’는 모내기 할 무렵 내리는 비인 관계로 농사에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 “비도 오고 그래서 네 생각이 났어 ~ 생각이 나서 그래서 그랬던 거지 ~ (중략) 오늘은 슬프거나 우울해도 괜찮은 맘이야 ~ ”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라는 가요이다.

비가 참 좋은 연유는 또 있다. 과거 소년가장 시절엔 여름철에 우산을 팔아 가난한 아버지와 먹고 살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아내와 열애하던 시절엔 우산 하나를 같이 쓰고 가면서 사랑의 탑을 견여금석(堅如金石)으로 견고하게 쌓기도 했다.

비가 오는 날엔 집에서 만든 부침개와 함께 마시는 막걸리 맛도 유별나다. 커다란 용량의 막걸리는 2천 원이면 구입이 가능한데 이에 취하면 하루가 행복하다.

여기서 기인한 취기(醉氣)는 또한 경제적 압박과 무력감에 마치 지질컹이처럼 쫓기며 시달리는 서민과 빈민 역시 모처럼 기를 펴는 날(日)일 수도 있다. 이를 목후이관(沐猴而冠)이라며 비웃는 이도 없지 않을 테지만. 비도 오고 그래서 참 기분이 좋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교육청 2026년 공무직 채용 평균 경쟁률 6.61 대 1… 조리실무사 '최저'
  2. 의대 정원은 늘리는데 비수도권은 교원 확보 난항…감사원 "대책 시급"
  3. 표준연 '플래시 방사선 1초 암 치료기' 프로젝트 시작 "2035년 상용화 목표"
  4. 6개월 째 치솟는 주담대 금리…대전·세종·충남 실수요자 부담 가중
  5. 교복부터 릴스까지… 대전교육감 후보 이색 홍보 경쟁
  1. 임신 23주 600g 신생아 4개월 집중치료 덕분에 '집으로'
  2. 대통령 체험학습 발언에 지역 교원단체 "교권 보호" 한목소리
  3. "지식재산고등법원으로" 특허법원 명칭 개정 목소리 나와
  4. [박현경골프아카데미]호구 안 당하고 싶다면 이렇게 하세요..현직 프로들이 말하는 OECD 극복하기
  5. 육군32보병사단, 대전 충무훈련서 민·관·군·경 합동 수송동원 훈련

헤드라인 뉴스


선대위 띄우고 공동선언하고… 대전·충청 선거 분위기 고조

선대위 띄우고 공동선언하고… 대전·충청 선거 분위기 고조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고 기선을 잡으려는 여야 각 정당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전 선거대책위원회를 띄워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고,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충청권 공동대전환'을 선언하는 등 선거 열기가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대전, 세종, 충남, 충북 4개 시·도지사 후보들은 29일 오전 세종시청에서 '충청권 공동대전환'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 공동선언은 민주당 충청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이재명 정부의 '지방주도 성장' 기조에 맞춰 충청을 변방이 아닌..

與 충청 시·도지사 후보, "수도권 일극 깨부순다" 초광역 협력 선언
與 충청 시·도지사 후보, "수도권 일극 깨부순다" 초광역 협력 선언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4개 시·도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수도권 일극체제 타파와 초광역 협력을 내걸며 세몰이에 나섰다. 더 이상 지역 간 소모적인 경쟁 없이 세종 행정수도 완성과 광역 경제·생활권 구축 등 핵심 의제에 힘을 모으겠다는 뜻을 담았다. 이를 통해 충청권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지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이어갔다. 허태정(대전), 조상호(세종), 박수현(충남), 신용한(충북) 시·도지사 후보는 29일 오전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충청권 공동대전환' 선언식을 가졌다. 이들은 "수도권 일극체제는 더 이상 대한민..

대전 버드내초 인근 신생 핫플레이스로 `주목`…신규 창업점포 지속적 증가
대전 버드내초 인근 신생 핫플레이스로 '주목'…신규 창업점포 지속적 증가

대전지역 곳곳에서 신생 상권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평소 주목받지 못했던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거나, 다시금 유동인구가 늘어나며 신규 점포 등이 하나둘 문을 열고 있어서다. 기존 상권과 달리 신규 창업 점포가 눈에 띄게 눈에 띄게 확장되자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다. 29일 소상공인 365 빅데이터가 추려낸 대전 신생 핫플레이스는 중구 유천1동 '버드내초등학교' 인근이다. 신생 핫플레이스란, 상권이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장소로 최근 들어 급부상하는 곳을 뜻한다. 5만 1045㎡ 규모의 해당 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때 이른 더위에 장미꽃 ‘활짝’ 때 이른 더위에 장미꽃 ‘활짝’

  • ‘우회전 시 일시정지 꼭 해주세요’ ‘우회전 시 일시정지 꼭 해주세요’

  • ‘74명 사상’ 안전공업 건물 철거 돌입…현장감식 병행 ‘74명 사상’ 안전공업 건물 철거 돌입…현장감식 병행

  • 이재명 대통령,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제481주년 기념다례 참석 이재명 대통령,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제481주년 기념다례 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