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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가 지난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 앞에서 자신의 파업노동자 발언 관련 당사자인 학교비정규직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사과하고 있다./사진=연합 DB |
나는 50대 후반의 경비원이다. 사흘을 연속으로 근무한 뒤 이틀은 쉰다. 그러나 누적된 수면부족과 스트레스 등으로 말미암아 쉬는 첫날엔 무조건 쉬든가 잠을 자야 한다. 이어 이튿날이 돼야만 비로소 정상적인, 또한 사람다운 행보가 가능하다.
회사엔 나와 같은 경비원 외에도 주방에서 일하는 분들과 기계실 등 각자의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도 많다. 그중 직원식당에서 조리를 책임지고 있는 여사님은 만날 출근시간이 오전 6시 무렵이다.
집에서 아침은커녕 살림이나 제대로 꾸리고 계실까 싶을 정도로 부지런한 그 여사님 덕분에 오늘도 직원들은 굶지 않고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언젠가 그 여사님께 “아침 일찍 나오시자면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겠네요?”라고 물었더니 예상대로 새벽 4시부터 일어나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다고 하셨다.
모 정당의 원내수석부대표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학교 급식노동자 파업과 관련해 막말을 하여 공분을 샀다. “미친 놈들이야 완전히”에 이어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포용이 배재된 전형적 갑(甲)의 우월적 발언에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이른바 ‘여성노동자’들의 편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부(기관)와 기업의 블라인드 채용과 함께 비정규직의 정규화가 화두로 등장했다.
현 정부의 정책기조를 좇아 이미 비정규직을 대거 정규직으로 바꿔준 ‘천사 마인드’의 공사와 기업이 눈에 띈다. 반면 눈치나 보면서 주판을 튕기는 기업들도 상당하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1년 단위 계약직이자 휴가라곤 꿈도 꿀 수 없는 박봉의 우리네 경비원들은 과연 그러한 자격이 될지 안 될 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렇긴 하더라도 한 가지 분노는 여전하다. 그 국회의원의 적시처럼 밥하는 아줌마와 건물(아파트)을 지키는 경비원은 왜 정규직이 되면 안 되는가 말이다. 포용(包容)은 역지사지의 관점에서부터 출발한다. 힘이 없다고, 가난하다고, 밥이나 한다고, 건물이나 지킨다는 이유로 정규직이 될 수 없다고 하는 건 오만(傲慢)의 극치이자 일종의 독재다.
“저 산은 내게 우지 마라 우지 마라 하고 ~ 발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 내 가슴을 쓸어 내리네 ~” 양희은의 <한계령>이다. 한계령(寒溪嶺)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과 기린면, 양양군 서면과의 경계에 있는 고개이다. 겨울에 여길 오르면 정말로 춥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더니 꼭 그렇다는 느낌이다. 자신이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유권자들로부터 ‘포용’적 정서로 받아들여진 덕분이자 까닭이었거늘. 그 국회의원은 오늘 점심을 어디서 먹었을까? ‘차가운 위정자의 거친 말 한 마디가 한계령보다 모질고도 맵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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