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92. 한계령

  • 문화
  • 가요는 삶의 축

[가요는 삶의 축] 192. 한계령

밥하는 아줌마와 경비원은 정규직 되면 안 되나요?

  • 승인 2017-07-19 00:01
  • 홍경석홍경석
▲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가 지난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 앞에서 자신의 파업노동자 발언 관련 당사자인 학교비정규직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사과하고 있다./사진=연합 DB
▲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가 지난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 앞에서 자신의 파업노동자 발언 관련 당사자인 학교비정규직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사과하고 있다./사진=연합 DB

나는 50대 후반의 경비원이다. 사흘을 연속으로 근무한 뒤 이틀은 쉰다. 그러나 누적된 수면부족과 스트레스 등으로 말미암아 쉬는 첫날엔 무조건 쉬든가 잠을 자야 한다. 이어 이튿날이 돼야만 비로소 정상적인, 또한 사람다운 행보가 가능하다.

회사엔 나와 같은 경비원 외에도 주방에서 일하는 분들과 기계실 등 각자의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도 많다. 그중 직원식당에서 조리를 책임지고 있는 여사님은 만날 출근시간이 오전 6시 무렵이다.

집에서 아침은커녕 살림이나 제대로 꾸리고 계실까 싶을 정도로 부지런한 그 여사님 덕분에 오늘도 직원들은 굶지 않고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언젠가 그 여사님께 “아침 일찍 나오시자면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겠네요?”라고 물었더니 예상대로 새벽 4시부터 일어나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다고 하셨다.

모 정당의 원내수석부대표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학교 급식노동자 파업과 관련해 막말을 하여 공분을 샀다. “미친 놈들이야 완전히”에 이어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포용이 배재된 전형적 갑(甲)의 우월적 발언에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이른바 ‘여성노동자’들의 편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부(기관)와 기업의 블라인드 채용과 함께 비정규직의 정규화가 화두로 등장했다.

현 정부의 정책기조를 좇아 이미 비정규직을 대거 정규직으로 바꿔준 ‘천사 마인드’의 공사와 기업이 눈에 띈다. 반면 눈치나 보면서 주판을 튕기는 기업들도 상당하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1년 단위 계약직이자 휴가라곤 꿈도 꿀 수 없는 박봉의 우리네 경비원들은 과연 그러한 자격이 될지 안 될 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렇긴 하더라도 한 가지 분노는 여전하다. 그 국회의원의 적시처럼 밥하는 아줌마와 건물(아파트)을 지키는 경비원은 왜 정규직이 되면 안 되는가 말이다. 포용(包容)은 역지사지의 관점에서부터 출발한다. 힘이 없다고, 가난하다고, 밥이나 한다고, 건물이나 지킨다는 이유로 정규직이 될 수 없다고 하는 건 오만(傲慢)의 극치이자 일종의 독재다.

“저 산은 내게 우지 마라 우지 마라 하고 ~ 발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 내 가슴을 쓸어 내리네 ~” 양희은의 <한계령>이다. 한계령(寒溪嶺)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과 기린면, 양양군 서면과의 경계에 있는 고개이다. 겨울에 여길 오르면 정말로 춥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더니 꼭 그렇다는 느낌이다. 자신이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유권자들로부터 ‘포용’적 정서로 받아들여진 덕분이자 까닭이었거늘. 그 국회의원은 오늘 점심을 어디서 먹었을까? ‘차가운 위정자의 거친 말 한 마디가 한계령보다 모질고도 맵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세계, 여경래 셰프와 협업한 '구오 만두' 팝업 진행
  2. '관광+맛집+숙박' 3박자 갖춘 세종시 전의면에 오면
  3. 정부합동 특별감사반, 농협중앙회·재단 추가 조사
  4. '제3기 아산시 먹거리위원회' 출범
  5. 아산시, 소외 지역 '그물망식' 하수도망 구축 방침
  1. 아산시, '2026년 장애인일자리사업' 본격 추진
  2. 아산시 온양5동행복키움, '건강 UP , 행복 드림'
  3. 대전·충남 집값 올해 들어 연속 하락세… 세종은 상승 전환
  4. ‘광역통합·5극 3특’ 재편, 李 “쉽지 않다… 국민 공감·지지 중요”
  5. 국회세종의사당 밑그림 담을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본격화

헤드라인 뉴스


대전 충남 통합 입법정국…與野 협치 복원 시급

대전 충남 통합 입법정국…與野 협치 복원 시급

대전 충남 통합 특별법 국회 논의를 코앞에 둔 가운데 충청 여야의 실종된 협치 복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정 지원과 특례 범위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사사건건 대립하기 보다는 지금이라도 논의 테이블을 차려 간극을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향후 입법과정에서도 강대 강 대치가 계속된다면 통합 동력 저하는 물론 자칫 충청 미래 발전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한 특별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6·3 지방선거 통합단체장 선출, 7월 1일 공식 출범이..

"아이들 많은 주거권에 345㎸ 고압선 납득 안돼" 대전 노은동 주민들 반발
"아이들 많은 주거권에 345㎸ 고압선 납득 안돼" 대전 노은동 주민들 반발

한국전력이 충남 계룡시에서 천안까지 345㎸ 초고압 전력선 2회선의 최종 노선을 111명으로 재구성될 입지선정위원회를 통해서 결정할 예정으로 주민대책위원회가 추천한 인사가 위원회에 참가시켜 달라는 요구가 제시됐다. 한전은 최적경과대역에 폭이 좁은 곳에서는 후보 노선 2개, 폭이 넓은 구역에서는 3~4개의 후보 노선을 위원회에 제시해 최종 노선을 올 상반기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전력공사는 23일 오전 11시 대전 유성구 노은3동 주민센터에서 '신계룡~북천안 송전선로 건설사업'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계룡시 두마면 신계룡 변전소부터..

이 대통령 "양도소득세 중과 연장 고려 안 해"… 똘똘한 한채 서울 쏠림 우려
이 대통령 "양도소득세 중과 연장 고려 안 해"… 똘똘한 한채 서울 쏠림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상반기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와 관련해 연장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 채' 전략에 따라 비규제지역부터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만큼, 지방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대통령은 23일 SNS에 "5월 9일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그동안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으나 대통령이 직접 교통정리를 한 셈이다. 이는 양도세 중과 제도를 활용해 시장으로 매물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강추위에 얼어붙은 인공폭포 강추위에 얼어붙은 인공폭포

  • 100도 달성한 사랑의 온도탑과 무료배식의 긴 줄 100도 달성한 사랑의 온도탑과 무료배식의 긴 줄

  • 코스피, 코스닥 상승 마감…‘천스닥을 향해’ 코스피, 코스닥 상승 마감…‘천스닥을 향해’

  • 강추위 녹이는 모닥불 강추위 녹이는 모닥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