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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티 이미지 뱅크 |
해마다 추석(秋夕)을 맞는다. 추석은 음력 팔월 보름을 일컫는 말이다. 가을의 가운데 달이며, 팔월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연중 으뜸 명절이다.
또한 추석을 달리 풀이하면 ‘가을 저녁’, 즉 나아가서는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니 이 얼마나 멋진 표현인지 모르겠다. 이를 우리네 인생에 비유하자면 그야말로 화양연화(花樣年華)인 셈이니까.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을 뜻하는 말인 ‘화양연화’와 넉넉한 수확을 거두는 추석의 콜라보레이션이 이뤄지자면 하늘의 넉넉한 배려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가능하다. 지난여름, 전국은 심각한 가뭄으로 말미암아 농민들 마음이 다들 그렇게 쩍쩍 갈라진 거북의 등인 양 메말라만 갔다.
기관과 언론의 시민기자를 병행하고 있는 터다. 그래서 심각한 가뭄의 취재를 위해 대전과 충남지역의 가뭄실태를 두루 탐방한 바 있다. 당시 모내기조자 끝내지 못한 채 무심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원망하던 농민의 찢어지는 마음을 잊을 수 없다.
천만다행으로 이어 장마가 찾아왔고 덕분에 전국의 대부분은 다시금 푸짐한 비를 머금은 논과 저수지, 댐으로 변모할 수 있었다. 따라서 심각한 가뭄으로 크게 고생을 한 아픔을 딛고 선 올 추석은 감회가 남다르며 의미 역시 깊을 수밖에 없을 듯 싶다.
주지하듯 전국적으로 쌀값이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직업은 평생 농부”라며 오늘도 꼭두새벽부터 눈에 나가 논물을 살펴보시는 농부들이 많다. 이러한 모습을 볼 적마다 마치 평생 잠을 자지 못하고 앞으로 달려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숙명을 타고난 바다의 참치라는 생각까지를 버리기 힘들다.
모든 물고기의 불행은 뒤로 되돌아갈 생각을 못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부의 그물에 갇히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를 역(逆)으로 마음을 치환하자면 마치 평생 농사만 지어오신 농부 아버지의 마음과 동일하다는 인식을 제고하는 계기까지를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농부에게 있어 논과 밭이란 의미는 열심히 그 옥토(沃土)를 가꿔야만 비로소 살아갈 수 있다는 치열한 인식의 확고와 더불어 자신의 생명과도 같다는 정서를 수반하는 까닭이다. 산울림의 <너의 의미>처럼.
“너의 그 한 마디 말도 그 웃음도 나에겐 커다란 의미 ~ 너의 그 작은 눈빛도 쓸쓸한 그 뒷모습도 나에겐 힘겨운 약속 ~”
여기서 말하는 ‘그 웃음’은 물론 농사에 꼭 필요한 모다기비일 것이며, ‘힘겨운 약속’은 역시도 지독했던 가뭄의 회고라는 추측이 성립된다. 어쨌거나 올해도 고된 농사를 잘 마친 뒤 객지에 나가 사는 아들과 딸을 기다리는 농부 아버지(어머니)의 마음은 다시금 화양연화의 푸짐한 마음일 것이리라.
그러한 같은 정서의 선상에서 나 또한 올 추석엔 신작로까지 마중 나가련다. 우리 아들, 딸과 사위…… 그들은 올 추석에 우리부부에게 어떤 선물을 사들고 올는지. 빈손으로 온다손 쳐도 아이들의 얼굴만 보더라도 그게 바로 우리로선 정녕 선물이겠지만.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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