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05. 산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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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05. 산다는 건

행복은 어둠 속에서도 살아있다

  • 승인 2017-08-01 00:01
  • 홍경석홍경석

사람은 누구라도 과거의 포로다. 때문에 자녀(아이)들에게 항상 모범만 보이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되기란 사실 쉽지 않다. 최점호 외 9명이 공저(共著)한 책 <내 아이 서울대 보내기>를 보면 ‘아이를 변화시키는 비결’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 1. 칭찬을 많이 한다. 3. 강요하지 않는다. 6. 부모의 다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10. 항상 웃으며 긍정적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한다. - 하지만 6항과 10항처럼 부모의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거나 항상 웃으며 긍정적 모습을 보이자면 그에 수반되는 여건이 성숙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회개 차원, 그리고 ‘사람은 과거의 포로’라는 관점에서 부끄러운 지난날의 과오를 이실직고하겠다. 당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때문에 세상을 살 맛이 하나도 안 들었다. 무시로 자살의 충동이 어두운 그림자와 촘촘한 거미줄로 다가와 꼬드겼다.

그래서 하루는 술을 억수로 마시고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가드레일이라도 들이받고 죽을 작정이었다. 하지만 술에 취해 덩달아 비틀거리는 내 승용차를 본 어떤 운전자가 고속도로순찰대에 신고했다.

신탄진 IC 근처의 고속도로순찰대에 연행되어 음주측정 결과 면허취소에 더하여 ‘헉~!!’ 벌금이 자그마치 300만 원이나 부과되었다. 이튿날 출근을 했으나 일 할 맘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벌금 낼 돈이 없으니 차라리 교도소에 가서 몸으로 떼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지사장님께 작별인사를 고했다.

“그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앞으로 몇 달간 못 뵐 듯 싶어 인사드립니다.” “홍 부장, 무슨 일 있어? 갑자기 왜 그래!” 자초지종을 들으신 지사장님께선 너털웃음을 짓더니 경리 여사원을 호출했다. “당장 3백 만 원 인출해서 홍 부장님 드려.”

뜻밖의 우대(優待)에 머리를 숙이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이 감사함을 어찌 갚지요?” “그깟 300만 원 때문에 나의 장자방인 홍 부장이 교도소에 가서야 쓰나? 대신 일이나 더 열심히 해주게.” “넵, 고맙습니다!”

교도소는 죄를 지은 사람이 가는 곳이다. 돈이 없는 사람도 가는 곳이 또한 교도소임은 상식이다. 이런 정서의 시선에서 <눈사람 미역국> (행복에너지 출간)은 현재 청송교도소에 수감 중인 저자 이상덕과 그림을 그린 박훈 두 사람의 리얼한 교도소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교도소 안에서 겪은 일들을 차분하게 풀어내고 있는 에세이집이다. 교도소 안에서의 생활, 또 그 하루하루를 통해 느낀 것들을 꼼꼼하게 써 내려간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저자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거나 그보다 더 힘든 일로 좌절한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고자 노력한다.

또한 아무도 모르게 꽁꽁 감춰두고 싶었을지도 모르는 자신의 삶까지를 글을 통해 고스란히 담아내어 관심을 끈다. 시대가 급변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양상 또한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범죄 발생 건수는 연간 190만 여 건 정도로, 2010년부터 정체기에 머무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서 수많은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검거 소식을 접하곤 한다.

그리곤 그러한 범죄가 알려지는 순간 사회적으로 많은 비난과 질타를 퍼붓는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조사를 받고 형을 확정 받아 ‘교도소’라는 특정 공간에서 사회와 격리되어 살아가게 된다.

종종 영화나 드라마에서 교도소 생활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것은 고작 편린에 가까운 일부분일 뿐이라고 한다. 즉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수도 없이 많은 고비를 넘긴다. 그 시기를 무사히 넘기기도 하지만, 때로는 거대한 벽 앞에 무릎을 꿇고 좌절하기도 한다. 서두에서 꺼낸 필자의 부끄러운 과거사의 토로 역시 이런 맥락이다.

이에 문득 홍진영의 <산다는 건>이란 가요가 가뜩이나 울적한 가슴을 후벼 판다. “산다는 건 다 그런 거래요 ~ 힘들고 아픈 날도 많지만 산다는 건 참 좋은 거래요 ~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

사회에서 가장 어두운 곳이라 할 수 있는 ‘교도소’에서 무수한 좌절을 겪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그런 어둠 속에서도 행복이란 버젓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말해 준다. 지금 이 시간 인생이 무의미하다 여겨지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일독해야 마땅한 책이라 여겨져 추천하는 바이다.

이미 여러 권의 저서를 낸 바 있는 저자 이상덕 님과 그림을 통해 책의 가치를 더욱 빛내준 박 훈 작가님께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작가님들, 진솔한 글과 그림 남기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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