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02. 뉴페이스(New 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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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02. 뉴페이스(New Face)

돼지와 군인의 차이

  • 승인 2017-07-29 00:01
  • 홍경석홍경석


천안천(天安川)은 충남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 천호지에서 발원하여 아산시 배방읍 세교리에서 곡교천에 합류하는 하천이다. ‘천안천’은 천안시의 시가지 중심부의 대부분을 관통하며 흐른다 하여 천안이라는 지역 명칭을 따서 붙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천안천에 홍수가 나서 돼지까지 둥둥 떠다는 걸 본 건 초등학생 시절이다. 속수무책의 그 장면을 보면서 자연재해의 공포와 심각성을 어린 나이였음에도 뼈저리게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연재해와 동의어인 천재지변(天災地變)은 지진(地震)과 홍수(洪水), 태풍(颱風) 따위와 같이, 자연 현상에 의해 빚어지는 재앙(災殃)이다. 따라서 이는 결코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얼마 전 느닷없는 집중호우, 즉 홍수로 말미암아 천안과 충북지역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나 충북지역은 사상 최악의 수해를 봤다고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충북도의원들이 외유성 유럽연수를 떠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다 아는 상식이겠지만 ‘연수’라는 게 별 거 아니다. 그저 시간이나 때우면서 놀러 다니는 것이니까. 지난 7월 16일 청주 등 충북 중부권에서 22년 만에 최악의 수해가 발생했음에도 충북도의원들은 수해가 난 이틀 뒤에 무려(!) 8박 10일의 일정으로 프랑스, 로마 등을 둘러보는 유럽연수를 떠났다고 한다.

290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서 엄청난 물난리를 겪고 있는 지역민들을 외면한 채, 또한 도로와 시장이 물에 잠기거나 말거나, 차와 가건물이 떠내려가고 하천을 끼고 있는 마을은 물에 잠기기까지 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물난리 속에 외유를 떠났다는 비난 여론이 쓰나미처럼 거세게 일자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한 의원들도 있었다. 그런 와중에 프랑스에 머물던 어떤 의원은 일부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신들에 대한 비판 여론을 두고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막말을 한 사실이 공개돼 논란을 풍선처럼 더욱 키웠다.

▲ 충북 진천군 공무원의 대민지원 활동 모습/사진 제공=진천군청
▲ 충북 진천군 공무원의 대민지원 활동 모습/사진 제공=진천군청

그럼 ‘레밍’은 무엇일까? 레밍(lemming)은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리는 설치류로 우두머리 쥐를 따라 맹목적으로 달리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즉 사람들의 맹목적인 집단행동을 부정적으로 말할 때 빗대어 사용되는 표현이다.

지난 1980년 당시 주한미군사령관 존 위컴이 한 미국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은 레밍과 같아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하면 그에게 우르르 몰려든다”고 발언해 큰 논란이 된 바 있음을 기억한다. 결론적으로 그 의원의 레밍 운운 발언은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들까지를 싸잡아 ‘개돼지’로 폄훼한 망발의 극치였다.

이와는 상반되게 당시의 폭우 때 수위 조절 실패 논란에 휩싸였던 충북 괴산수력발전소 소장이 숨진 채로 발견되어 안타까움이 컸다. 이처럼 아주 극명하게 다른 행보를 보인 사람들을 보자면 싸이의 히트곡 <뉴페이스(New Face)>를 끄집어내지 않을 수 없다.

“어딜 쳐다보는 거냐고 솔직히 너 그래 ~ 너 생판 처음 만난 너 왜 널 쳐다보는 거냐고~ (중략) 사람 새로운 사람 ~ 너무 설레어서 어지러워요 ~ 만남 새로운 만남 너무 설레어서 미치겠어요 ~”

뉴페이스는 ‘새로운 얼굴’과 아울러 ‘새로운 사람’을 의미한다. 지방의원이든 공직자든 마찬가지인 건 사상과 행동이 멸사봉공(滅私奉公)으로 가득한 마인드의 뉴페이스(New Face) 인물이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비로소 새롭고 신선한 사람이기에 마음까지 너무 설레어서 미칠 테니까.

돼지는 잔칫날 하루를 위해 평생 놀리고 먹이면서 키우지만 군인은 전시를 위해 강군으로의 훈련을 계속해야만 한다. 문제가 된 의원들을 해당 정당에선 제명했다지만 무소속으로 계속하여 의정활동을 할 수 있다는 건 분명 개선의 여지가 다분하다 하겠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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