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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한 친구가 입원했다. 병원을 찾아 큰 부상으로 말미암아 꼼짝도 못 하는 친구를 보자 통상(痛傷)의 마음에 눈물까지 났다. “어서 쾌유하길 빌겠네!” “바쁜 데도 와줘서 고마워.” “당연히 와 봐야지.”
친구가 병원에 있는 건 공사장에서 추락한 때문이다. 노동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친구는 고된 노동 중 그나마 위안이 되는 시간은 잠깐 짬을 내 담배를 태우는 것이라고 했다. 힘든 일을 마친 뒤 소주 내지 막걸리를 마시는 건 또 다른 자기위로의 수단이다.
7월 26일 자유한국당이 평균 4500원인 담뱃값을 2500원으로 인하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주지하듯 담뱃값은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5년에 대폭 인상이 된 바 있다. 당시에도 흡연자들의 반발은 컸는데 정부와 새누리당은 흡연율을 낮춘다느니 국민건강을 위한다느니 라는 명목으로 인상을 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의 흡연율은 당초의 기대만큼 떨어졌을까? 흡연율의 하락은 논외로 치더라도 박근혜 정부 시절 담뱃값을 일거에 2,000원이나 인상하면서 당시 정부는 담배 소비량이 3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그렇게 명분으로 내세웠던 금연효과는 미미했고 담배 세수만 7조 원에서 12조 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따라서 담뱃값의 대폭인상은 결국 ‘서민증세’로 드러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렇게 엄청나게 걷어 들인 세수로 흡연자들의 건강을 위하여 얼마나 사용했는가!
알려진 대한민국의 흡연인구는 9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흡연 사실을 ‘숨기는 사람들’까지를 포함하면 흡연자는 1천만 명이 훌쩍 넘을 거라는 예측이 성립된다. 예컨대 필자가 근무하는 직장의 1층엔 흡연구역이 따로 있다.
여기엔 여성들도 대거 와서 흡연을 한다. 한데 그들 중 막상 자신의 애인 내지 남편에게 “나도 담배 피워요”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담배가 몸에 안 좋다는 건 애들도 다 아는 상식이다.
금연이 어려운 건 오랫동안 축적돼온 니코틴의 중독 때문이다. 가격을 올리면 담배를 끊겠지…라는 추측은 전형적 탁상행정의 ‘환상’이었다. 담뱃값의 대폭인상은 결론적으로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턴 잘못된 정책이다.
사족일지 몰라도 잘 사는 사람일수록 담배를 안 태운다. 반면 서민과 빈민들은 담배가 잠시나마라도 시름을 잊게 해주는 속칭 ‘구름과자’가 될 수 있다. 엄청난 세수의 빠짐 현상이 확실한 담뱃값의 ‘도로 인하’를 여당이 찬성할 리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해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담배 가격의 인하 말고 지금이라도 저가의 담배를 새로이 판매하면 된다. 과거엔 200원짜리 ‘청자’라는 담배를 팔았다. 그와 비슷한 유형의 담배를 만들라는 것이다.
물론 200원짜리 담배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도 피울 수 있게끔 1000~2000원대의 담배를 시판하면 된다. 이 같은 필자의 주장에 비흡연자들은 비난 내지 조소를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수의 의견이라고 무시하는 건 민주주의에도 역행하는 것 아닐까?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성소수자들로부터 “사과하라”와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등의 시위에 곤혹을 치른 바 있었다. 이는 당시 문재인 후보가 JTBC 대선토론에서 홍준표 후보의 “동성애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뭐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한 데서 기인했다.
‘열 명의 범인은 놓쳐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말라’는 말이 있다. 흡연인구 1천만 명은 결코 소수가 아니다. 흡연자에게도 인권이 있고 흡연권 역시 존중되어야 한다. 엄청난 세수증가의 일등공신(?)인 흡연자들에게 더 이상 ‘돌팔매’를 던지지 말라.
“누구야 누가 또 생각 없이 돌을 던지느냐~ 무심코 당신은 던졌다지만 내 가슴은 멍이 들었네~ 오은주의 <돌팔매> 노래 가사처럼 비흡연자는 생각 없이 돌을 던졌을지 모르겠지만 정작 ‘억울한’ 흡연자로선 가슴에 멍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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