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12. 영일만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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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12. 영일만 친구

바다는 언제 가도

  • 승인 2017-08-08 00:01
  • 홍경석홍경석


지난 주말 아들이 집에 왔다. 동탄 신도시에 사는 아들은 자타공인의 효자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 내지 문자로 제 엄마는 잘 계시는지, 또한 이 아빠 역시 건강한지를 꼭 챙긴다.

아들은 횟집으로 우리 부부를 모셔선 생선회를 주문했다. 계산을 하는데 한 마디 했다. “홍도육교는 철거를 시작했지만 우린 의리로 또 왔슈~” 주인아주머니가 꾸벅 인사를 했다. “고맙습니다! 저쪽 별실에서 맛나게 드세요.”

착석한 뒤 멍게와 함께 난생 처음 먹어보는 이른바 ‘포항물회’도 시켰다. 머리털 나고 처음 먹은 그 맛이 참 삼삼했다. ‘포항물회’는 해양도시인 포항에서 과메기와 쌍벽을 이루는 최고의 먹거리로 알려져 있다.

포항물회는 그 유래를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포항 앞바다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들이 음식을 먹을 사이도 없이 바빠서 큰 그릇에 막 잡아 펄떡거리는 생선과 야채를 썰어 넣고 고추장을 듬뿍 풀었다고 한다.

거기에 시원한 물을 부어 한 사발씩 후루룩 마시고 다시 힘을 얻어 고기를 어획하였다고 하는 데서 유래된 음식이 ‘물회’라고 한다. 이 음식이 처음에는 지역 어부들 사이에서만 유행하였단다.

그러다가 소문은 숨길 수 없는 까닭에 그 맛이 시원하고 감칠맛까지 있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나. 이어선 지방 특유의 음식으로 정착하게 되었으며 음식의 명칭도 자연스럽게 ‘포항물회’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와 마찬가지로 처음 먹어본 아내도 포항물회에 금세 반했다. “또 와야겠네!” 홍도육교가 공사에 들어가면서 그 권역의 상권이 위축세로 돌아섰다. 근방의 의류매장들이 서둘러 바겐세일에 들어간 건 그 때문이었다.

반면 마찬가지로 홍도육교 바로 밑에 위치한 생선회 전문 음식점은 홍도육교의 공사라는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반전시킨 모양새였다. 종전엔 흡사 오두막과도 같았던 별채를 최신식으로 바꿨다. 깨끗하고 말끔한 시설에 더하여 냉기 빵빵한 에어컨 또한 맘에 쏙 들었다.

아들이 따라주는 소주에 흠뻑 취하노라니 문득 포항과 동의어이자 최백호의 히트곡인 <영일만 친구> 가요가 떠올랐다.

“바닷가에서 오두막집을 짓고 사는 어릴 적 내 친구 ~ 푸른 파도 마시며 넓은 바다의 아침을 맞는다 ~ ” 그 친구는 대체 무슨 곡절이 있길래 외로운 바닷가에서 오두막집을 짓고 사는 것일까?

지난 7월 21일부터 30일까지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을 뜨겁게 달군 ‘보령머드축제’에 자그마치 568만 명이 찾았다고 한다. 무더운 여름엔 몰라도 겨울엔 찾는 이도 없어 적막강산인 곳이 바닷가다.

그렇긴 하더라도 늘상 팍팍한 콘크리트 문화권에서 사는 우리네 도시인들은 언제 가도 바다가 정겹기만 한 것도 사실이다. 오래 전 대구에서 지인과 공동사업을 할 당시 영일만을 찾았다. 거기서 지인과 콧노래로 ‘영일만 친구’를 합창했음은 물론이다.

피서와 휴가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나는 여전히 ‘동남아’다. 동네에 남아있는 아저씨, 즉 휴가와 피서가 어려운 사람이란 뜻이다. 이런 어떤 아재개그를 지인에게 했더니 냅다 돌아온 개그가 더욱 압권이었다.

“그럼 난 하와이네? ‘하’-품은 나오는데 / ‘와’-이리 덥노? / ‘이’-지겨운 여름아, 어서 가그래이.” 날씨가 여전히 덥고 습하여 *시르죽은 즈음이다. 영일만이든 대천해수욕장이든 냉큼 거기로 뛰어가고만 싶다.

* 시르죽다 = 기운을 차리지 못하다. 기를 펴지 못하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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