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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이면 아내가 묻는다. “오늘 점심은 뭘 해줄까?” “음… 비빔국수로 해 줘.” 잠시 후 식탁에 먹음직스런 비빔국수가 올랐다. 헌데 뭔가 허전하다. 옳거니, 화룡점정이 빠졌다.
“근데 왜 계란 프라이는 없어?” 이내 아내의 입이 뺑덕어멈으로 돌변한다. “입도 까탈스럽긴. 알았어!” 말은 그리 하면서도 금세 계란 프라이를 뚝딱 만들어 주는 참 고마운 아내다. 계란(달걀)을 이용하여 만드는 식품과 요리는 실로 광범위하다.
가장 기본적인 삶은 달걀부터 시작하여 수란(水卵)과 달걀찜, 스크램블드에그(scrambled eggs), 오믈렛(omelet) 등도 있다. 빵 종류와 각종의 식품군에도 계란이 들어간다.
계란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나트륨이 적으며, 비타민과 무기질 등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다. 계란은 닭이 낳는다. 한데 그 계란이 요즘 큰 문제로 부상했다.
유럽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살충제 성분인 ‘ 피프로닐’ 과 ‘ 비펜트린’ 이 계란에서 검출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때문이다. 이로 말미암아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전국의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편의점에서도 계란 판매가 일제히 중단되었다.
잊을만 하면 불거지는 이 같은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들은 다시금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왜 자꾸만 반복되는 것일까? 먼저 닭은 죄가 없다. 다만 닭을 기르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간과할 수 없다.
지인이 천안에서 식당을 한다. 그는 식당의 뒤에 있는 널찍한 구릉(丘陵)에서 닭을 기른다. 주지하듯 양계농가의 대부분은 ‘밀집 사육’을 한다. 때문에 그 많은(!) 닭들은 좁은 공간에 갇혀서 옴짝달싹조차 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사육되는 닭들의 스트레스 강도는 이루 말할 수조차 없으며 위생적 관점에서도 우려의 대상이 되는 건 물론이다. 이처럼 밀집 사육을 하는 까닭은 닭의 사육 단가를 낮추기 위한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 말미암아 야기되는 파장과 부작용은 이른바 ‘살충제 계란 파동’처럼 계란의 일제히 사라짐이라는 어떤 비극으로까지 연결되는 임계점이 되기도 한다. 제레미 리프킨이 쓴 <육식의 종말>이란 책을 보면 현대 문명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인간의 식생활이라고 꼬집는다.
저자는 여기서 특히 인간이 고기를 먹기 시작하면서 파생되기 시작한 문제와 심각성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한 예(例)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12억 8천 마리의 소들이 전 세계 토지의 24%를 차지하고 있는가 하면 미국의 경우 곡물의 70%를 소를 비롯한 가축이 먹어치운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굶주리고 있는 인간 수억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양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웅크리고 있다. 소든 닭이든 사람 역시도 따지고 보면 다 같은 ‘동물’이다.
따라서 그 동물들 역시도 현재의 밀집 사육처럼 닭장에 가둬놓고 잠도 안 재우면서 먹이기만 하면 금세 골병이 들 수밖에 없다. 닭은 땅(흙)에 몸을 문지르는 행위의 반복을 통해야만 몸에 붙은 진드기 따위의 해충을 없앨 수 있다.
이런 조건을 갖추자면 현재의 밀집 사육이 아니라 지인 식당의 경우처럼 자연 방목을 해야 한다. 문제로 떠오른 ‘살충제 계란’ 역시 닭들은 가둬놓고 살충제만 마구 뿌린 때문의 당연한 결과이자 어떤 업보이다.
마치 연례행사인 양 또다시 찾아온 먹을거리 불안에 소비자인 국민은 물론이요 업계와 상인들까지 모두가 혼란에 빠진 ‘계란 대란’의 종착역은 과연 어디인가.
이태원은 <솔개>에서 “우리는 말 안 하고 살 수가 없나, 날으는 솔개처럼~”이라고 노래했다. 솔개(black kite)는 매목 수리과의 조류(鳥類)다. 주로 동물성 먹이를 먹는데 병아리도 먹잇감이다. 그렇지만 살충제를 뿌린 병아리는 얘들도 안 먹는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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