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24. 사랑의 밧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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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24. 사랑의 밧줄

무료 건강검진 고맙습니다!

  • 승인 2017-08-22 05:00
  • 홍경석홍경석


지난주에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 결과를 그제 병원의 간호사가 전화로 알려주었다. 건강검진 후에 통보를 받는다는 건 마치 법원에서 일종의 범법자 심정으로 소환되어 법관의 판결을 받는 듯한 불길함까지가 요구된다.

“검진 결과, 간에 물혹이 있으시고요…” 꿀꺽!(긴장하여 마른 침 넘어가는 소리) “그리고요?” “혈압이 다소 높으니 관리에도 신경 좀 쓰셔야겠어요.” “또 있나요?”

조금은 장광설(長廣舌) 비슷한 간호사의 부언이 이어졌다. 그러면서 자신의 병원에 다시 와서 정확한 검진과 그에 따른 후속조치의 치료를 받으라는 게 통화의 핵심이었다. “그러자면 제가 돈을 따로 내야하나요?” “물론이죠~” “집 근처에도 병원이 많으니까 거기로 가볼게요.”

통화를 마친 뒤 잠시 근심에 빠졌다. 다른 건 차치하더라도 간에 물혹이 있다는 부분이 자꾸만 신경을 건드렸다. 간(肝)을 일컬어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 간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 관리 센터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간은 장(腸)에서 흡수된 영양소를 저장하거나 다른 필요한 물질로 가공해 온몸의 세포로 분배한다. 또한 간은 독소를 분해하는 장기다. 몸에 들어온 각종 약물이나 술, 기타 독성물질을 분해하고 대사해 배설될 수 있는 형태로 만든다.

술과 약물에 들어있는 독소를 해독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간의 몫이라고 한다. 이러한 의학적 견해는 물론 검색을 통하여 알 수 있었다. 아울러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댔다’고 내처 내가 당면한 간의 물혹, 즉 ‘간낭종’에 대한 것도 살펴보았다.

검색에 따르면 간낭종이란, 간의 실질 내에 얇은 막으로 이루어진 공간이 생겨 그 속에 액체가 들어 있는 형태라고 했다. 하지만 심각한 증상은 아니고, 혈액이나 염증 산물이 아닌 정상 체액의 일종이라고 하여 안심이 되었다.

또한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에 대한 검사 중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도 했다. 이의 발견에 놀라서 호들갑을 떨 필요도 없다고 했다.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으면 평생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악성 종양의 발생 가능성도 거의 없기에 특별한 치료를 요하지 않는다는 게 골자였다. 그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평소 건강에 대한 관념은 사실 별로 지니고 있지 않다.

때문에 평소 과음도 다반사다. 허나 그제의 경우처럼 건강검진 후에 떨떠름한 통보를 받는 경우엔 이심전심의 불쾌감으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 이구동성의 공감대겠지만 우리처럼 없는 서민의 경우엔 건강이라도 지켜야 그나마 비로소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다.

또한 그래야만 나 하나 믿고 사는 아내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을 수 있을 테니까. 이런 차에 어제는 어떤 신문에서 모 논설위원이 미국에서 기자생활을 할 적의 병원비 내역에 관한 글이 실려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국민건강보험의 사각지대인 미국은 병원에서 날아오는 청구서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게 기사의 골자였다. 예컨대 응급실에 가면 2000달러(약 230만 원)이고, 안경을 맞추려고 시력검사 하는 데는 200달러나 청구한댔다.

또한 감기에 걸려서 내과의사 얼굴만 봐도 기본이 150달러인가 하면 급성맹장염에 걸려 3일 입원해 수술하고 날아온 병원 청구서는 3만 달러였다고 하니 정말이지 사람 잡을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때문에 집안에 암 환자라도 하나 있으면 온 가족이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되는 건 시간문제다. 실제로 암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이 20만 달러(약 2억3000만 원)는 족히 된다고 하니 말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어떠한가!

수면 내시경이 아닌 한 일반 내시경은 무료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일인 까닭이다. 김용임은 <사랑의 밧줄>에서 “사랑의 밧줄로 꽁꽁 묶어라 내 사랑이 떠날 수 없게 ~ 당신 없는 세상은 단 하루도 나 혼자서 살수가 없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아무리 원수니 악수니 해도 긴 긴 세월을 함께 산 정이 있는데 어찌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배우자를 보는 것 이상의 비참과 슬픔이 또 있을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의 밧줄’로 꽁꽁 포박하는 것, 그건 바로 평소의 건강검진 철저와 건강을 지켜가기 위한 생활화가 아닐까 싶었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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