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25. 배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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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25. 배신자

당연한 읍참마속

  • 승인 2017-08-22 17:00
  • 홍경석홍경석


이 세상을 살면서 듣지 말아야 할 말은 많다. 그중에서 ‘배신자’라는 말은 정말 듣지 말아야 할 어떤 악담이다. 배신자(背信者)는 사전의 의미 그대로 ‘믿음이나 의리를 저버린 사람’인 까닭이다.

<조선의 추악한 배신자들>이라는 책을 보면 다양한 배신자들이 등장한다. 세조의 장량(張良)으로 불리었던 한명회에서부터 모함으로 부귀영화를 누린 유자광, 갑자사화의 주연인 임사홍이 빠질 리 없다.

역적의 대명사인 김자점과 생선과 허리띠로 얻은 권력에 빠진 이근택 외 도박으로 소일한 친일파의 거두 이지용에 이어 친일의 괴수였던 이완용 또한 “나 예 있소~”라며 명함을 들이민다.

이른바 ‘살충제 계란’으로 말미암아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분노, 그리고 배신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더욱이 정부로부터 친환경 인증까지 받았다는 계란에서조차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뉴스를 접하자면 분통이 터져 견디기가 힘들다.

기본적인 반찬이랄 수 있는 계란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터지자 정상적인 계란조차 판매가 안 되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로 말미암아 계란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는 현실은 친환경으로 위장한 일부(제발 ‘일부’ 양계 농가라고 믿고 싶다!) 산란계 농가가 자초한 자충수의 부메랑 화(禍)다.

친환경 양계 농장은 정부로부터 3천만 원 가량의 보조금까지 받는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 양계농가는 어찌 보면 두 번이나 배신을 한 셈에 다름 아니다. 요즘 사람들은 몸에 좋은 것만 골라서 먹는다.

고로 친환경 마크까지 붙여 비싼 값에 판매하던 소위 ‘친환경 인증 계란’의 양계업자와 계란 ‘생산자’들은 배신의 강도가 훨씬 높다. 살충제 계란이 일파만파에 이어 아예 소비조차 이뤄지지 않자 급기야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취임 한 달 만에 사퇴 압박까지 받고 있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정부는 재발의 방지와 읍참마속(泣斬馬謖) 차원에서라도 식약처장을 파면해야 옳다고 본다. “얄밉게 떠난 님아 얄밉게 떠난 님아 ~ 내 청춘 내 순정을 짓밟아놓고 얄밉게 떠난 님아 ~” 도성의 <배신자>라는 가요다.

이 노래는 더벅머리 사나이에게 상처를 주고 미련 없이 돌아서서 떠난 여인을 원망하는 노래다. 따라서 그녀에게 보복을 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그보다 멋지고 아리따운 여성을 새로 만나면 된다.

하지만 ‘살충제 계란’은 문제의 본질부터 차원이 다르다. 당장 학교의 급식에서부터 계란이 사라졌다. 계란을 원료 내지 식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식당과 빵집 등의 손해까지 추가하자면 그야말로 천문학적 손해가 다발하고 있다.

국민 전체를 상대로 배신한 양계 농가와 식약처 등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다시 있어선 안 된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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