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26.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문화
  • 가요는 삶의 축

[가요는 삶의 축] 226.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1959년과 사라호

  • 승인 2017-08-23 00:01
  • 홍경석홍경석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지난 8월 초 강풍과 큰 비를 동반한 5호 태풍(颱風) ‘노루(NORU)’가 일본 열도를 관통하면서 곳곳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 태풍으로 인해 한때 일본 전역에서는 4만1천여 가구와 10만 2천 명에게 피난권고가 발령됐다.

이 뉴스를 접하자니 지난 1959년에 발생했다는 태풍 ‘사라’가 떠올랐다. 사라 태풍은 1959년 9월에 발생하여 한반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사라는 1959년 9월 15일 서태평양 북마리아나제도 남부의 사이판 섬 해역에서 발생해 일본 오키나와를 거쳐 9월 17일 한반도 남부에 막대한 해를 입히고 다음 날 동해로 빠져나가 소멸한 태풍이다.

고작 하루만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도 그럴 것이 피해 규모는 사망과 실종이 무려 849명, 그리고 이재민은 37만 3459명이나 발생하였다고 하니 말이다. 이에 더하여 선박 파손 1만 1704척 등까지 합치면 총 1900억 원(1992년 화폐가치 기준)의 재산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한다.

예나 지금 역시도 ‘태풍’이란 자연재해는 무시로 다가오는 것이란 사실과 함께 태풍이 남기는 후유증은 말할 수 없이 광범위하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할 수 있다. 최근 10년 동안 우리나라의 태풍과 호우로 인한 피해는 점차 대형화되는 추세라고 한다.

평균 10건 중 인명 피해는 21.6명이었으며 4831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하니 왜 안 그러하겠는가. 나는 1959년 12월에 태어났다. 따라서 태풍 사라가 지나간 후에 이 세상에 나온 것이다.

당시 생존하지 않았기에 ‘사라’가 남긴 상처와 흔적을 알 길은 없다. 그렇지만 그 태풍에 버금가는 풍상의 세월을 시작하게 된 게 바로 1959년이기에 태풍 ‘사라’를 구태여 이 글의 중심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가뜩이나 엄동설한이었던 1959년 겨울에 출생한 나는 출생 당시의 강추위와는 별도로 또 다른 풍상(風霜)을 이듬해부터 겪어야 했다. 풍상은 많이 겪은 세상의 어려움과 고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또한 바람과 서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기에 어쩌면 갖은 고초를 감당하게 만드는 태풍의 사촌 쯤 되는 셈이다. 그 ‘풍상’은 어머니의 가출이 단초였다. 평생토록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어머니…….

그런 아픔은 하지만 반면교사의 교훈과 함께 아이들에 대한 무한사랑의 좋은 대물림으로 작용하였다. 이 세상의 모든 아빠들은 이른바 ‘딸바보’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또한 심지어는 결혼까지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대상이 바로 딸이다.

작년에 결혼한 딸은 어려서부터 ‘억척이’였다. 그래서 사교육 한 번조차 안 받았음에도 스스로의 힘으로 명문대를 갔다. 대학원까지 장학생으로 질주한 딸은 작년에 동문(同門)의 선배와 결혼했다.

그리곤 외국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는데 이후 취업한 직장에선 투잡까지 뛰는 ‘더욱 억척이’가 되었다. 지난여름 그렇게나 더웠지만 딸 역시 피서와 휴가는 언감생심이었다고 한다. 그랬는데 그제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름 내내 투잡까지 하여 모은 돈으로 사위랑 외국여행을 다녀오겠다고. 그러면서 엄마(아내)에겐 향수를 사다드릴 생각인데 나에겐 뭐가 필요하냐고. 그래서 “마음만 받겠습니다~”라고 했다. 비단 김영란 법의 적용이 아닐지라도 여전히 금지옥엽 딸은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때문이었다.

이런 아빠의 마음, 우리 딸도 알지? (^^) 오늘 딸에게서 문자가 왔다. 다낭에 도착하여 구경 잘 하고 있다고. 다낭(Da Nang)은 베트남의 직할시이며 베트남 중부지역의 최대 상업도시라고 한다.

남중국해에 면한 주요항구 도시인 다낭은 오래 전부터 동서무역의 국제무역항으로 발전하였단다. 딸은 귀국할 때 기념품을 사서 가져오겠다고 했다. 안 그래도 되는데……. 아무튼 ‘다낭’이라고 하니 한 마디 더.

다낭에 가면 온갖 시름까지 다낭는겨(다 낫는 겨)? 억지로 갖다 붙인 조크긴 하다만 내가 봐도 허투루여서 실소가 나온다.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찬양 복음성가이다. 이 곡은 초기에 일부 대한민국의 개신교 교회에서만 들을 수 있었으나, 폭발적인 인기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 곡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나 역시 이 곡을 사랑한다. 나는 그러지 못 했지만 아들과 마찬가지로 딸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헌오의 시조 풍경-32] 시의 몰골
  2. 신문 지면으로 본 60년 전 대전의 한가위 풍경! "급증한 귀성객, 물가 걱정 속에서도 타오른 영화와 온정의 물결"
  3. 고속도로 통행료 20번 넘게 안 낸 차량 37만대…4년 새 두 배
  4.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5. 이서영 충남경찰청장, 귀성길 교통안전 집중 점검
  1. 천안시 성거읍 주민자치회, '천흥사지 역사·문화유산 사진전' 개최
  2. 몸짓으로 채우는 원도심…대전ART마임페스티벌 10월 16일 개막
  3. 빈집털이 예방부터 절도범 검거까지…대전경찰, 추석 연휴 맞춤형 순찰·신속 대응
  4.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추석 맞이 민생활동… "이웃에게 따듯한 온기를"
  5. 천안법원, 골프채 판매사기 혐의 '징역 1년'

헤드라인 뉴스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에 일제강점기 금을 수탈한 광산의 존재가 근래에서야 알려진 가운데 동굴 입구로 추정되는 장소가 또다시 발견됐다. 또 갑천습지 산책로가 유실된 지점에서 돌을 차곡차곡 쌓아 하단 기초를 다진 흔적이 드러나면서 이곳에 산책로가 일제의 금 광산에서 채석한 돌을 운반하는 목적으로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974년까지 관찰되는 광산 입구 26일 중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 그리고 월평공원이 있는 서구 월평동에서 광산으로 개발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동굴 입구 추정지가 새롭게 발견됐다. 갑천을..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내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대전지역 형사사법 체계에도 큰 변화가 시작된다. 가장 큰 변화는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검토한 뒤 필요한 부분을 직접 추가 수사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검찰청 역시 폐지되고 대전지검과 대전고검은 각각 대전지방공소청과 대전고등공소청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대전경찰의 수사 부담과 책임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일반 형사사건의 1차 수사를 맡은 경찰 단계에서 사..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중학교 정보 수업 시수가 두 배로 늘어 2027년이면 전 학년에 적용되지만, 국·공립 중학교 세 곳 중 한 곳에는 정보교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전을 비롯해 강원, 전남, 전북 등의 지역에서는 정보교사 배치율이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시을, 국회 교육위원회)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1일 기준 전국 국·공립 중학교 2657곳 가운데 정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1706곳(64.2%)에 그쳤다. 나머지 951곳(35.8%)은 정보교사 없이 정보 수업을 운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