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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의 딸이 결혼한다기에 참석했다. 예식을 본 뒤 밥을 먹으며 물었다. “신혼여행은 어디로 간다든?” 유럽으로 간다고 했다. 또 다른 동창의 아들은 결혼식 뒤 동남아로 허니문을 떠난다고 했다.
요즘 신혼부부들은 열 커플 중 최소한 예닐곱 이상은 해외여행을 떠나지 싶다(실제론 100%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과거 내가 결혼할 당시만 하더라도 경북 경주와 충남 온양이 신혼여행의 어떤 양대산맥이었다.
당시에 해외여행이란 건 솔직히 꿈에서조차 꾸어서도 불경스런 딴 나라 얘기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내로의 신혼여행조차 사정에 따라 뒤로 미루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러한 기억은 나는 물론이요 이전 세대들 역시도 금세 동의하는 대목일 터다.
오늘자 신문의 광고 면에 국내외로의 여행지 소개와 가격표가 게재돼 관심을 모았다. 먼저, 국내 경남의 경우 3박4일에 130만 원, 제주는 108만 원이랬다. 이번엔 해외다. 중국 차마고도는 4박6일에 265만 원, 캐나다는 8박10일에 495만 원이었다.
미국 서부는 590만 원(8박11일), 뉴질랜드는 780만(10박12일)……. 거리와 기간이 길면 길수록 여행의 경비가 증가하는 건 상식이다. 그래서 특히나 해외여행의 경우엔 있어선 어찌 하면 경비를 절감할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은 내가 회갑을 맞으면 해외여행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말은 고맙지만 솔직히 가고픈 맘은 들지 않는다. 우선 첫째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때문이다. 다음으론 고삭부리 아내의 건강이 발목을 잡는다.
그건 그렇다 치고 지난 8월 20일 이순진 합참의장이 42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이임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다. 그리곤 격려와 함께 캐나다 왕복 항공권을 선물로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오랜 군 생활로 인해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지 못한 이순진 대장을 위한 깜짝 선물이었대서 더욱 훈훈했다. 주지하듯 합참의장은 군 서열 1위의 막강한 계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의 책무를 다 하느라 군 생활 42년 동안 무려 45번이나 이사하는 외에도 사적인 해외여행을 한 번도 못했다는 이순진 전 합참의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존경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고 보는 시각이다.
이에 반해 공적인 자금을 자신의 해외여행비로 탕진한 이들은 그 얼마나 부지기 수였던가! 이 세상의 아버지는 모두가 ‘딸바보’다. 이순진 전 합참의장이 캐나다를 찾아 오매불망 그렸을 따님을 만나고 캐나다의 멋진 비경까지 흠뻑 누리며 추억까지 가득 만들길 응원한다.
“새끼손가락 걸며 영원하자던 그대는 지금 어디에 ~ 그대를 사랑하며 잊어야 하는 내 마음 너무 아파요 ~” 김현식의 <추억 만들기>라는 노래다. 세월이 흘러가서 백발이 되어 버리고 얼굴엔 주름지어 내 사랑 식어 버려도 여행만큼 남는 게 또 없다. 해외여행이라면 더 더욱이나.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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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