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42. 가을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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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42. 가을이 오면

아들의 금의환향

  • 승인 2017-09-12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가을이오면ggg


“가을이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요 ~ 눈을 감으면 싱그런 바람 가득한 ~ 그대의 맑은 숨결이 향기로워요~” 서영은의 <가을이 오면>이다.



그래, 맞다. 가을이 왔다! 그래서 참 좋다. 눈이 부신 아침 햇살도 좋고 이에 편승한 사람들의 넉넉한 미소 역시 아름답기 그지없다. 콩나물시루 시내버스에 함께 서 있었기에 맡을 수밖에 없었던, 그러나 향기 좋은 비누와 샴푸로 목욕했음직한 처자의 싱그럽고 맑은 향기 역시 이 가을에 어울리는 어떤 콘셉트(concept)다.

이러한 풍경은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낯꽃을 피게 만든다. 한데 이에 더한 ‘낯꽃피다(얼굴에 밝은 빛이 돌다)’의 까닭이 발생했다. 그건 바로 아들의 어떤 금의환향(錦衣還鄕)이 기류(氣流)를 형성했다.



“아빠, 저 리쿠르팅 관계로 대전에 가요~”라는 낭보가 온 건 지난주다. 리쿠르팅(recruiting)은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구하려고 광고 내지 권유, 혹은 모집과 더불어 선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리쿠르팅’의 담당과 책임자로 아들이 온다니 어찌 ‘금의환향’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금의환향(錦衣還鄕)이란 비단옷을 입고 온다는 뜻으로, 출세를 하여 고향에 돌아가거나 돌아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아들이 현재의 기업에 입사한 건 지난 7년 전이다. 입사 당시 유일무이 합격한 아들로 말미암아 대학과 우리 집 역시 환호의 물결에 휩싸였댔다. 그랬던 아들이 그예 리쿠르팅의 책임자로, 그것도 자신이 졸업한 모교에 온다고 했으니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으랴.

‘캠퍼스 리크루팅’은 기업이 신입사원 채용을 앞두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일부 대학을 직접 방문해 재학생에게 회사와 채용의 전형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과거의 캠퍼스 리크루팅은 회사 정보 수집과 인사담당자와의 소통 기능만 했지만 최근엔 입사 당락에 영향을 주는 하나의 채용 전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 행사의 참석자에게 가산점을 주거나 아예 참석자에게만 지원 자격을 주는 기업이 생기면서부터라고 한다. 여하튼 신입사원 공채 시험장에도 감독관으로 나갔던 아들이 드디어 캠퍼스 리크루팅에까지 선발되었다는 사실은 아들이 인재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방증이라 하겠다.

이 같은 소식에 아내는 더욱 좋아했다. “내가 우리 아들하고 딸은 정말 잘 낳았지! 그나저나 우리 아들에게 무슨 반찬을 해주지?” 가진 게 없다보니 허구한 날 최근 작고한 마광수 교수처럼 경제난에 허덕이기 일쑤다.

그의 안타까운 타계를 놓고 혹자는 “사회적 타살”이라며 분노하기까지 했다. 어쨌거나 빈곤은 우울증까지를 동반하는 ‘사회적 암초’다. 그렇긴 하지만 이를 굳이 부정적으로만 볼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송사 많은 부잣집보다 가난한 집안 형제간의 우애가 훨씬 돈독하다는 그릇된 인식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재산이 없으니 후일 내가 죽더라도 유산을 둘러싸고 반목할 일이 없을 터니 이 어찌 괜찮은 발상(?)이 아니겠는가.

오늘부터 시작된다는 아들의 캠퍼스 리크루팅. 아들처럼 똑똑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효심까지 심청의 뺨을 치는 우수한 인재를 많이 찾아 자신의 회사에 입사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 좋은 계절, 가을은 이미 왔다.

가을이 오니 호숫가 물결을 봐도 잔잔한 미소가 아름답다. 캠퍼스 리크루팅이 끝나면 아들과 함께 명경지수(明鏡止水)의 계룡산 수통골을 찾고 싶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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