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45.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

  • 문화
  • 가요는 삶의 축

[가요는 삶의 축] 245.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

오타의 미학

  • 승인 2017-09-15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산다는건ggg


정규직은 휴일인 어제도 근무했다. 퇴근시간을 한 시간 남겨둔 즈음이었다. 아까 밖으로 나갔던 1층 로비의 안경원 사장님이 불렀다. “형님, 생선회 떠왔는데 소주 한 잔 하시죠.”

그러나 근무 중에 음주라는 건 내 사전에 없는 것이었다. “아닙니다. 두 분이서 많이 드세요.” 안경원 사장님과 그분의 친구는 한사코 술을 권했다. “음주근무하면 짤립니다!” “하여간 형님은 철저하시군요.” 그래서 회만 몇 점 얻어먹었다.

덕분에 퇴근해서는 저녁 생각도 잊었다. 모처럼 생선회를 먹은 까닭에 생선과 연관된 문자 메시지의 오타(誤打)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언젠가 딸이 제 엄마와 문자를 주고받기 하면서 나도 집에 있는지를 물었단다.

이에 아내가 답신을 보냈는데 ‘회사 가셨다’를 오타로 말미암아 그만 ‘회 사가셨다’ 로 적었다나. 이에 포복절도한 딸…… 이 얘길 듣고 나도 한바탕 웃지 않을 수 없었다. SNS 시대가 착근되면서 문자의 홍수인 시대다.

아울러 오타의 전성시대이기도 하다. 그럼 대표적(?) 문자 오타엔 무엇이 있을까. 먼저 ‘행복해라’를 잘못 쓰면 졸지에 ‘항복하라’가 된다. 하긴 뭐 부부가 싸우지 않고 행복하게 잘 살자면 때론 항복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이어 군대 ‘입영통지서’를 잘못 쓰면 ‘입양통지서’로 둔갑한다. 사찰에서의 ‘공양’을 ‘공약’으로 쓰는가 하면 ‘게임하니?’를 ‘게이바니?’로 써도 허탈하다. ‘가족적 분위기’를 ‘가축적 분위기’로 바꾸면 순식간에 동물농장이 된다.

식당 등지에서의 안내문에 ‘육질이 부드럽고’ 라는 문구에서 ‘부’ 자(字) 하나만 빠뜨려도 금세 ‘드럽고’로 바뀐다. 드러운 육질? 그런 고기를 누가 먹는담! ‘수지침’을 잘못 기재하면 ‘수치심’이 되고 ‘소고기 김밥’을 잘못 적으면 ‘소거기 김밥’으로 둔갑하는 게 또한 오타의 묘미(?)다.

병원에서 ‘번호표를 뽑고 기대하세요’ 역시 ‘대기하세요’의 오타이다. ‘인감증명서’를 ‘인간증명서’로 보내도 실소가 나온다. 여행스케치는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라는 노래를 남겼다.

“너는 어떻게 살고 있니 아기엄마가 되었다면서~ 밤하늘에 별빛을 닮은 너의 눈빛 수줍던 소녀로 널 기억하는데 ~ (후후) 그럼 넌 어떻게 지내고 있니 남편은 벌이가 괜찮니 ~ 자나 깨나 독신만 고집하던 네가 나보다 먼저 시집갔을 줄이야 ~(어머나 세상에)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

맞다, 산다는 건 다 그런 거다. 세상에 억울하지 않은 죽음은 없다고 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불변하고 고착화된 가난 역시 억울하다. 세상이 미쳤거늘 어찌 맨 정신으로만 살 수 있으랴 싶어 술에 취하여 사는 날이 비일비재하다.

어쨌거나 오타는 때로 미학이 될 수도 있다.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의 가사처럼 독신을 고집했던 아들이 어서 참한 규수의 손을 잡고 왔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홍경석-인물-210


홍키호테-21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맥도날드·세종시립박물관' 차례로 오픈… 고운동 정주여건 좋아진다
  2. 정부 국가철도망 계획에 대전시 역량 집중해야
  3. 경주역 KTX 9월1일부터 증편
  4. 아산시, 골목형상점가 4곳 추가 지정
  5. 인공위성 기업 컨텍-AP위성, 루마니아에 지상국 시스템 전수
  1. 대전시 2037년 전력자립도 108% 달성 관건은 '주민 수용성'
  2.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6년 8월7일 금요일
  3. 대전상의, 최원철 공주시장 예방… 지역경제 협력방안 논의
  4. 대전혁신센터, 대전창업허브 입주기업 7개사 모집
  5. 표준연, 국산 반도체 공정용 가스 '품질평가 체계' 구축

헤드라인 뉴스


230쌍 예약 대전 월평동 불법 예식장…서구의회 예비부부 피해 대책 촉구

230쌍 예약 대전 월평동 불법 예식장…서구의회 예비부부 피해 대책 촉구

대전 서구의 한 무허가 예식장이 구청으로부터 형사 고발과 이행강제금 부과 등 행정조치를 받았으나, 불법 영업을 이어가고 있어 대전 서구의회가 예비부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전 서구의회 청년의원 일동은 7일 오전 10시 의회 앞에서 적법한 영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운영 중인 서구 월평동의 모 예식장에 대한 소비자 피해 방지와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해당 업체는 공연장 용도로 건축 허가를 받았으나 예식 영업을 했고, 일반음식점 영업 신고 없이 음식을 조리하고 제공 했다. 서구청은..

LH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1만가구 돌파…피해 인정도 4만건 넘어
LH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1만가구 돌파…피해 인정도 4만건 넘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실적이 1만가구를 넘어섰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사례도 4만건을 돌파한 가운데 정부는 피해주택 매입 절차를 단축하고 계약 전 위험을 점검하는 예방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세사기피해자 등 결정 및 피해주택 매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LH가 매입한 전세사기 피해주택은 1만256가구로 집계됐다. 피해주택 매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2024년 90가구에 불과했던 매입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977가구(월평균 163가구), 하반기 3924가구(월..

`위안부` 기림절, 세종서 만난다… 역사의 아픔 치유, `평화의 장`
'위안부' 기림절, 세종서 만난다… 역사의 아픔 치유, '평화의 장'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세종시에서도 '기림절' 의미를 되새기는 사진전과 시민 행사가 차례로 열린다. 사진전은 이 기간 세종시청 1층 로비에서 선보이고, 기림의 날 시민 행사는 14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세종호수공원 앞 평화의 소녀상 일대에서 진행된다. 세종여성회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평화의 뜻을 나누기 위한 자리로 마련하고 있다. 세종여성회(대표 이혜선)가 주최·주관하고 세종특별자치시(시장 조상호)가 후원하는 '제14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절 기억주간 사진전'은 오는 10일부터 14일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안전모를 착용합시다’ ‘안전모를 착용합시다’

  •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

  • ‘폭염으로 단축 영업합니다’ ‘폭염으로 단축 영업합니다’

  •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