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56. 도시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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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56. 도시의 거리

대기업의 택배업 진출 ... 개인사업자는 어쩌라고

  • 승인 2017-09-26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정수라


평일에 주간근무를 하노라면 택배기사님들이 자주 온다. 회사 건물에 입주해 있는 사람들이 워낙 많은 까닭이다. 그 중에서 두 분의 택배기사님이 더욱 눈에 들어온다. 한 사람은 '매사불만형'이다.

그래서 차를 주차하자마자 불평부터 앞세운다. 귀에 꽂은 이어폰으론 지인과 통화를 하는지 아무튼 욕지거리 일색이다. 성정이 그처럼 못 되었다 싶어 나는 물론이요 직원들 역시도 그가 들어서면 일부러 거들떠도 안 본다. 반면 또 한 사람의 택배기사님은 판이하게 다르다.

인사를 깍듯이 하는 건 물론이거니와 매사 싱글벙글 긍정적으로 일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 그분은 올부터 여대생의 아빠가 되었다. 더군다나 이름만 대면 다들 부러워할 서울의 모 명문대다. 작년 말에 그 소식을 듣고 마치 내 일인 듯 싶어 축하를 해 드렸음은 물론이다.

거액의 등록금과 기타의 경비는 같은 택배 일을 하시는 아버님께서 기꺼이 도와주셨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신세계 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 체인 이마트24가 편의점 업계 최초로 균일가 택배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기존 편의점의 택배 요금은 기본 규격인 최대 무게 30kg 이하, 가로?세로?높이 세 변의 길이의 합이 160cm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무게와 크기에 따라 구분돼 최저 2천600원에서 최대 8천 원까지(제주권 제외) 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마트24는 편의점 채널을 통한 생활서비스의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이용자들의 편의를 높이고 경제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편의점 택배 기본 규격 내에서는 무게와 크기에 상관없이 3천500원으로 균일가 택배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마트24는 균일가 택배서비스 개시를 기념해 오는 11월 30일까지 택배 운임을 500원 추가 할인해 3천 원에 제공하는 특별이벤트도 실시한다고 했다. 이러한 뉴스가 택배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에겐 분명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택배를 생업으로 하고 있는 수많은 택배기사님들은 '앞으로 대체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하나!' 라는 화두가 필연적 고민의 늪으로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택배업은 개인사업자 등록을 내고 시작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므로 트럭의 구입 할부금에서부터 기름 값, 식대와 핸드폰 사용료 등을 본인이 부담해야만 한다. 따라서 대기업의 택배업 진출에 "택배 개인사업자는 어쩌라고?" 라는 불만과 원성이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건 인지상정이라 하겠다.

대마불사(大馬不死)란 바둑용어에서 비롯되었다. 쫓기는 대마가 위태롭게 보여도 필경 살 길이 생겨 죽지 않는다는 격언이다. 그 '대마불사'처럼 대그룹과 대기업이란 공룡은 여간해서 죽지 않는다. 반면 택배로 먹고 사는 영세한 개인사업자들은 그들이 시장에 개입하는 순간부터 절체절명과 풍전등화의 위기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이마트24는 기존에 상품을 배달해주는 자체의 물류시스템을 가동하면 되기에 택배업으로의 진출 역시 땅 짚고 헤엄치기다. 그렇지만 소위 '독고다이'로 힘들게 뛰고 있는 개인사업자 택배기사님들은 더욱 살길이 막연해졌다.

"여기는 도시의 거리 그대를 처음 만난 곳 ~ 우리들은 오늘밤도 함께 있네 ~ 여기는 낭만의 거리 불빛이 흘러내리고 우리들은 먼 훗날을 생각하네 ~" 정수라의 <도시의 거리>다. 정수라는 이 가요에서 '넘치는 창마다 꿈이 피어나는 거리'라며 그 도시가 어딘지는 몰라도 아무튼 칭찬 일색으로 노래를 이어간다.

하지만 직격탄을 맞은 영세 택배 개인사업자들은 낭만의 거리가 아니라 차라리 '비정한 거리'가 돼 버린 뒷골목에서 울분의 홧술을 마시게 생겼다. "있는 사람이 더하다"란 말이 하나도 안 틀리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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