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58. 아빠와 크레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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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58. 아빠와 크레파스

설마가 사람 잡는다

  • 승인 2017-09-28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9월 21일자 C일보 오피니언 칼럼에서 '핵EMP 예고되면 '설마 공화국' 며칠 버티겠나'를 읽곤 깜짝 놀랐다. 입때껏 신문과 방송을 줄기차게 봐왔지만 '핵 EMP'와 같은 충격적 사실의 근거를 접하긴 처음인 까닭이었다.

기고의 내용처럼 김정은이 핵폭탄을 서울에 떨어뜨리지 않고도 그 이상의 효과를 낼 방법을 갖고 있다는 핵EMP(전자기파)탄이 만약에 남한에서 터진다면 당장 은행과 증권, 보험 등의 모든 금융 기록이 사라진다.

따라서 전시(戰時)가 되어 은행에 달려가 봤자 돈을 한 푼도 찾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전력망이 고철이 되면서 수돗물, 전기, 교통까지 다 끊긴다. 자동차와 항공기, 배도 움직이지 못하니 탈출 역시 불가능하다.

삼성전자 등 수많은 공장 설비도 다 고철이 되는가 하면 우리 군의 첨단무기 역시 대부분 고철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하여 그동안 과연 어찌 대비했는가? 여기서 기인한 충격의 여파는 같은 신문의 9월22일자 '은행, 전력, IT기업 "북의 EMP 공격? 대책이 없어요"'에 닿으니 더 가열찬 공포의 쓰나미로 변했다.

한 마디로 '대책 없는 정부'에 기업들 역시도 부화뇌동한 셈이다. 어찌 보면 핵보다도 무서운 게 바로 핵EMP공격이다. 국방이란 개념은 모든 위험과 가능성까지를 염두에 두고 설계하고 실천해야 옳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그러한가.

정부가 전시(戰時) 대비를 위해 만든 충무 계획에 에너지 관련 공공 기관의 북한 핵EMP(전자기파) 공격 관련 대비가 포함돼 있지 않고,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보도에선 아연실색을 넘어 이 부분에 있어선 아예 마치 '무정부 상태'가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들었다.

북의 핵EMP 공격이 있어선 결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웅크리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핵EMP 공포 확산을 막아야 한다.

그러자면 북한의 핵 EMP 공격을 받더라도 최소의 피해와 즉각 복구가 관건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국내 IT 서비스 업체들의 모든 서버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핵EMP 공격 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하여 서버의 국외 설치도 적극 고려해 볼만 하다.

정부의 충무 계획에 EMP 관련 대비책을 서둘러 삽입하고 이의 생활화와 실천 역시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중국이 첫 ICBM 시험 발사를 한 지 불과 1년 만에 대만 주둔 미군 철수가 합의됐다.

우리 머리에 북의 핵을 이고 사는 것도 원통하거늘 설상가상 핵EMP까지 발생한다면 그야말로 우리국민들은 '다 죽는다'. 비극임을 알면서도 이에 대한 대비가 전무한 나라는 더 이상 나라도 아니다.

"어젯밤엔 우리 아빠가 다정하신 모습으로 ~ 한 손에는 크레파스를 사가지고 오셨어요 ~

그릴 것은 너무 많은데 하얀 종이가 너무 작아서 ~ 아빠 얼굴 그리고 나니 잠이 들고 말았어요~" 동요 <아빠와 크레파스>다.

이 노래는 평화로운 가정의 부녀지간 사랑을 담고 있다. 이처럼 화목한 가정의 전제는 단연코 전쟁이 없어야만 실천할 수 있다. 자주국방은 밑그림에서부터 '커다란 종이'를 준비해야만 비로소 가능하다.

그래야만 밤새 꿈나라에서 아기 코끼리가 춤을 출 수 있으며, 크레파스 병정들 역시 나뭇잎을 타고 자유롭게 놀 수 있음이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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