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70. 해남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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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70. 해남 아가씨

울둘목에서 이순신을 만나다

  • 승인 2017-10-14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진을 일컬어 '과거와의 대화'라고 했다. 이 말이 맞는 건, 지난 사진을 바라보면 그 시절의 상황과 때론 역사까지를 가늠할 수 있어서일 것이다. 명량해협(鳴梁海峽)을 일컬어 '울둘목'이라고 한다.

전남 해남군 화원반도(花源半島)와 진도(珍島) 사이에 있는 해협인 이곳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크게 쳐부순 곳이다. 가장 좁은 부분의 너비는 294m이며 유속은 수심 평균 5.5m/s, 바다 표층은 최대 6.5m/s 에 달한다고 한다.

2008년 5월에 빠른 물살을 이용한 1000kw급 시험조류발전소가 설치되었으며 해협 위로는 해남과 진도를 연결하는 진도대교가 가설되어 있다. 지금은 발길을 떼기조차 힘들지만 예전엔 대한민국 곳곳을 두루 여행했다.

이는 당시의 직업이 영업사원으로서 출장이 잦은 덕분이었다. 때문에 제주도와 북한, 그리고 울릉도와 독도만 빼곤 우리나라 전역을 고루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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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그 즈음이었으니까 30대 초반쯤일 게다.

오른쪽으로 붉은 철탑이 보이는 쪽이 해남이고, 내가 서있던 곳은 진도다. 진돗개로 유명한 진도에 출장을 가던 길에 찍은 사진이다. 이 진도대교의 아래에 울둘목이 있다. 불멸의 이순신은 여기서 200여 척의 왜선 외에도 왜군 2만 여 명과 대치했다.

칠천량 해전에서 공을 세워 히데요시로부터 포상을 받은 도도 다카도라가 수군 총대장을 맡고 있었으며, 일본에서 '해적왕'으로 유명한 구루시마 미치후사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수군에게 목숨을 잃은 형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이순신을 죽이겠다며 선봉을 자처했다.

그러나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고자 하면 죽는다(必死則生, 必生則死)'로 무장한 이순신과 조선수군들의 결사 항전으로 말미암아 구루시마마저 제 형의 뒤를 따라 죽었다. 실로 통쾌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순신이 건곤일척의 승부처로 찾아낸 곳은 다름 아닌 울둘목. 해남과 진도 사이의 길이 2km 남짓한 해협인 울돌목은 바닷길이 병목처럼 급격히 좁아진다. 폭이 가장 좁은 곳이 300m에 불과해 한국 수역에서 조류가 가장 빠른 곳이다.

이순신은 그동안 남해안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명량해협을 자세히 관찰해왔다. 밀물 때는 남해의 바닷물이 한꺼번에 서해로 빠져나가는데, 시속 약 20km(평균 유속 10노트)의 물살이 해협의 암초에 부딪쳐 소용돌이치면서 천지를 울리는 굉음을 냈다.

바다가 우는 것 같다고 해서 울 명(鳴)자를 붙여 '울돌목(물이 울면서 돌아가는 목)' 또는 '명량(鳴梁)해협'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일부 내용 동아일보 참고)

이를 모티브로 한 방화 <명량>은 관객 수 17,615,152명을 돌파하면서 한국영화 역대 1위의 고지에 올랐다. <택시운전사>가 여전히 흥행질주를 하고 있지만 10월 1일 현재 12,182,376명인 걸로 보아 1위 정복은 역부족으로 보인다.

"월출봉 고갯길을 굽이굽이 돌아서 ~ 나 여기 찾아 왔네 해남 아가씨 ~ 구름도 내 맘인 양 그 님 모습 그리고 ~ 웃을 제 산마루에 나의 눈길 머무네 ~ 아, 이 내 맘 부러울 것 없어라 ~ 우물가 해남 아씨 물 한 모금 주구려 ~"

하사와 병장의 <해남 아가씨>다. 시장에 갔던 아내가 진도 산 다시마를 사왔기에 그 시절 사진과 연동되어 기억의 틈새를 채웠다. 해남은 진도와 지척(咫尺)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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