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76. 가시고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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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76. 가시고기 사랑

[서평] 울지 마! 제이

  • 승인 2017-10-20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울지마제이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인간 하나가 뉴스를 도배했다. 그 주인공은 이른바 '어금니 아빠'로 불리었던 35세 이영학이다. 그는 '거대 백악종'이란 병을 앓고 있어 '어금니 아빠'로도 통했는데 이 병은 치아와 뼈 사이에 악성 종양이 자라는 희소병이라고 한다.

이 자는 여중생인 자신의 딸에게 딸의 초등학교 동창인 A양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게 했다. 이어 수면제를 먹이고 몹쓸 짓을 저지르다가 다음날 의식이 돌아온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강원도 영월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자신의 가학증(sadism) 욕구 충족을 위해 아내가 죽은 지, 그것도 자살(원인이야 추후 밝혀지겠지만)한 지가 얼마나 됐다고 그런 몹쓸 짓을 자행한 것일까! 이영학의 가공할 범죄행각을 보자면 "유혹이 강할수록 파멸은 더 강하다."를 강조한 <울지 마! 제이> (저자 김재원 / 출간 행복에너지)의 P. 207 '유혹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마' 부분이 클로즈업 된다.

이러한 저자의 강조는 핵무기로 적화통일까지를 염두에 두고 있는 북한 김정은의 미래까지를 짐작케 한다. 이 책은 인생길에서 방황하며 힘겨워 하는 모든 '제이'들을 위로하며 삶의 지혜를 담은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

여기서의 '제이'는 특정한 인물을 지칭하는 단어가 아니다. 바로 나 자신(저자의 이니셜)을 향해 자문자답 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포기하지 마'를 필두로 '자신감과 함께 가라'에 이어 '지나친 욕심은 버려'와 '지난 일은 잊어버려' 역시 마음에 잔잔한 감동의 파문을 안긴다.

'형제는 하늘이 내려준 벗이야'(P.236~237) 편에 이르면 지난 추석에 집에 왔던 아들과 딸이 흐뭇한 보름달로 눈에 걸린다. - 형제란? 형제는 하늘이 내려 준 벗이야! 눈물 젖은 빵 조각을 뜯어먹으며 살아도, 서로 화목하게 지내는 형제가 있지? 근데, 소, 돼지 잡아놓고 잘 먹으면서도, 헐크처럼 싸우는 형제들도 많이 있잖아.

고기 못 먹고, 빵 조각으로 배를 채워도, 하늘이 선물해 준 형제들과 화목하게 지내는 게 훨씬 낫지 않겠니? 화목은 하늘 아래 으뜸가는 덕목이야! 어느 것도 그걸 추월할 수가 없는 거지. - 사람은 인연(因緣)을 따질 때 흔히 겁(劫)이라는 걸 인용한다.

그렇다면 이 '겁'이란 과연 무엇일까? '겁'은 주로 불교에서 쓰는 용어인데 어떤 시간의 단위로도 계산할 수 없는 무한히 긴 시간을 뜻한다. 예컨대 하늘과 땅이 한 번 개벽한 때에서부터 다음 개벽할 때까지의 동안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부부가 되는 인연은 7천겁이고, 부모와 자식의 인연은 8천겁이며, 형제자매가 되는 것은 9천겁의 인연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부부 사이는 돌아서면 남(他人)이지만 부모형제간에는 변하지 않는 천륜이라 했던 것이리라.

부모와 자식 역시 마찬가지다. 이영학은 8천겁의 인연을 지닌 딸을 범행의 도구로 이용했는가 하면 5천겁의 인연을 지녔던 딸의 친구마저 살해한, 그야말로 최고의 악질이었다.

유가을은 <가시고기 사랑>에서 "어머니 사랑하는 바다 같은 내 어머니 ~ 젖가슴을 풀어주시며 생명을 주신 뼛속까지 사랑 주고 ~" 가신 어머니를 그리고 있다. 아버지 역시 같은 선상에서 존경한다.

"아버지 사랑하는 하늘같은 내 아버지 ~ 말없이 큰 가슴으로 세상을 주신 뼛속까지 사랑 주고 ~ 당신 아픔 모르시다 해가 되어 별이 되어 사랑만 남기고 가셨네 ~" 그러나 이영학은 이러한 자격에서조차 근원적으로 배제(排除)되고 있다.

어쨌든 이 책의 P.272의 '순리에 따르라' 역시 저자의 긍정 마인드와 흰여울 같은 심성을 동시에 발견하게 된다. 여기서 저자는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라고 조언한다. 따라서 강을 헤엄쳐서 건넌 뒤 나룻배는 그 후에 끌어오는 우를 범하는 어리석음을 피하라고 했다.

맞는 얘기다. 우물에 가서 숭늉을 달라고 떼를 써봤자 헛소동의 우둔한 작태일 따름이기에. '독서로 내 인생을 바꿔라' 역시 허투루 볼 수 없다. 책이란 인생의 길잡이 라는 고루한 사상(?)의 고찰 외에도 "가장 훌륭한 벗은 가장 좋은 책이다"는 명언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지만 현실은 어떤가. 조선후기의 실학자 성호(星湖) 이익(李瀷)은 책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쓸 생각을 않는 군상들을 향해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사람들은 육신의 기름기만 생각하고, 영혼의 허기는 돌아보지 않는다. 배고프면 아무데나 주둥이를 들이미는 것은 짐승도 다 그렇다." 등화가친(燈火可親)의 좋은 계절이다. 오늘은 야근하면서 또 어떤 좋은 책을 만날까!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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