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81. 광화문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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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81. 광화문 연가

강경문화유적과 코스모스 길의 앙상블 함께 누려보아요

  • 승인 2017-10-25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강경650
'강경젓갈축제'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젓갈 1번지로 자리매김했다. 이곳을 찾아 각종의 젓갈을 구입하고 맛난 음식까지 즐긴 다음엔 할 일이 남아 있다. 그건 바로 세월이 멈춰버린 듯한 지난 시절의 풍경들과 만나는 것이다.

옛 포구의 명성을 여전히 간직한 충남 논산시 강경읍은 과거 북한의 원산항과 함께 조선의 2대 포구로 불린 곳이라고 한다. 따라서 "예전의 강경은 개들도 돈을 물고 다녔다"는 허풍은 지나치지 않은 조크로 봐도 무방하겠다.

한데 실제론 어찌 개가 돈을 물고 다닐 수 있었을까? 새우젓이나 오징어젓이라면 또 몰라도. 강경을 찾으면 가장 먼저 봐야 할 곳이 강경포구다. 강경포구(江景浦口)는 강경읍 황산리에 있는 포구인데 조선 말기 강경장을 배경으로 하여 크게 번성했던 포구다.

금강과 통하고 내륙으로 통하는 논산천, 강경천, 염천 등과도 이어지는 교통의 요지였다. 강경포구의 지형은 화강암층이 발달하여 홍수 때 물이 불어나더라도 침식되지 않아 선박의 정박이 가능했다고 한다.

또한 금강 유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전국적으로 유통시키는 중심지였으며 전국 각지의 상품을 유입하여 금강 주변 지역으로 분배시키는 역할까지 하였다. 1911년에 대전에서 강경에 이르는 호남선 철도 구간이 개통되고, 이듬해 익산에서 군산에 이르는 군산선이 개통되어 강경포구의 상업 기능은 점차 호남선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강경포구
또한 1931년에는 장항선이 개통되어 충청남도 서남부의 상권마저 상실하게 되었다. 현재 강경포구는 지방의 소시장으로서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강경포구로 들어서는 초입에는 강경갑문(江景閘門)이 위치한다.

이 또한 일제 강점기에 설치된 시설물이다. 화물의 하역과 선적 작업 시에 조석(潮汐)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하고, 강물의 수위(水位)를 조절하여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1990년에 금강하굿둑이 만들어지면서 강경포구에 배가 들어오지 않게 되었고, 수해방지용 수문까지 설치되면서 강경갑문은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어 현재는 역사의 유적으로만 남아 있다. 강경포구를 구경하고 나오자면 서창교와 염천교를 지나게 된다.

여기에 가을의 전령사인 코스모스들이 군락을 이루면서 강경을 찾은 관광객들의 마음을 소년소녀처럼 설레게 만들었다. 더욱이 물에 비친 저만치 교회당의 목가적 풍경은 애먼 사람까지를 순식간에 시인으로 만드는 괴력까지를 발휘했다.

아울러 그 풍경은 이문세의 <광화문연가>를 떠올리게 하면서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리게도 했다.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중략)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있어요 ~ 눈 덮힌 조그만 교회당 ~"

이어 찾아간 곳은 한일은행이었다. 강경읍 염천리의 젓갈시장에서 시내 쪽으로 들어오다 보면 길가에 빛바랜 빨간 벽돌의 건물이 보이는데 이 건물이 바로 멈춰버린 근대(近代)의 상징이기도 한 옛 한일은행 강경지점이다.

강경2650
이 건물은 1905년 자본금 50만환의 한호농공은행 강경지점으로 설립되었다. 국권침탈 후엔 일제에 의해 한호농공은행이 조선식산은행으로 개편되면서 조선식산은행 강경지점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해방과 더불어 한일은행 강경지점으로, 다시 충청은행 강경지점으로 바뀌면서 명실공히 근대 시기 번성했던 강경지역의 상권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금융시설이었다. 이 건물의 안에는 '강경역사문화연구원'에서 지난 시절의 소중한 물품들을 다수 소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진촬영을 막고 있어 잠시 서운했다. 그걸 기화로 왕배덕배 하기엔 시간조차 허락지 않아 기타의 강경문화유적을 더 볼 순 없었다. 하지만 다음에 다시 가게 되면 섭섭하지 않게 모두 보고 올 작정으로 과거 강경의 '만화방창'만을 배낭 안에 집어넣고 돌아섰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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