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90. 막걸리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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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90. 막걸리 추억

3박자 和音, 전통시장 예찬

  • 승인 2017-11-04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수은주가 허락도 안 받고 제멋대로 마구 내려갔다. 그래서 그동안 얇은 이불과 '노커튼(No curtain)'으로 견뎠던 나로서도 더 이상은 방법이 없었다. "여보, 내 방에도 커튼 설치해 줘! 이불도 두꺼운 걸로."

고개를 끄덕인 아내와 이튿날 중앙철도시장을 찾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나와 아내는 철저하게 분업(分業)과 협업(協業)으로 나누어 각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건 아내의 전유물(?)인 '가격 후려치기'에 간이 조그만 나로선 도무지 동참할 수 없는 때문이었다.

커튼을 맞추러 간 아내 대신에 나는 생선과 김 따위의 각종의 먹을거리를 사는 장을 봤다. 지금이야 많이 좋아졌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아내의 건강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꼼짝을 못 하는 아내를 대신하여 일인이역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꼭두새벽부터 출근해 일을 하고 퇴근하는 즉시 아내를 씻기고 밥을 지어 먹이는 건 기본이었다.

설거지와 빨래 세탁에 이어 연탄난로의 연탄까지 갈자면 파김치가 되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오매불망 소원했던 건 아내의 조속한 건강회복이었다. 어쨌든 당시 그처럼 어려웠을 적에도 나의 경제적 원군(援軍)이 돼주었던 건 '역전시장'과 '중앙철도시장'이란 전통시장이었다.

여기서 장을 보아 반찬을 만들고, 그렇게 정성으로 지은 음식을 먹으며 아내는 시나브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나는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홀아버지와 살았다. 고생은 이루 말할 수조차 없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오래 전부터 음식의 요리와 조리법을 스스로 통달할 수 있었다. 사설이 길었다. <2017 대전지역 상품전시회>가 10월31일부터 11월2일까지 대전광역시청 남문광장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맛바람 멋바람 신바람'이란 부제가 붙은 이 잔치는 대전광역시와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전국상인연엽합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첫날 김순옥 퓨전난타와 안소영 밸리댄스로 화려한 개막식을 연 이 잔치는 말미에 가수 김양 씨까지 무대에 등장하여 열광적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참여한 가게(상호,시장명)와 주요품목은 다음과 같았다. '오빠곱창(한민시장)'의 야채곱창과 제육오돌을 시작으로 은행동상점가에서 출점한 '사랑방포차', '코너', '대전맛집떢볶이', '브라더떡볶이'에서는 인삼튀김과 장어구이, 파스타와 김밥, 우동 등으로 맛의 차별화를 선보였다.

'남일수산'과 '웰빙회관'은 용운동에서 나왔는데 석화구이와 육개장, 해물파전 등으로 술꾼들의 입맛까지 강탈했다. 정원시장의 '이석왕만두'와 '가미식품', '속초북청닭강정'에선 왕만두와 튀김만두, 모듬전과 닭강정 등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유천시장의 '백세인생반찬'과 '소문난만두', '구월애한정식도시락' 역시 명성에 걸맞은 음식으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포박했다.

(주)중앙메가프라자의 '청년구단'에서는 매운불족발과 숯불 돼지껍데기 등을 선보였고 전통중앙도매상가의 '홍가네'에선 뜨거운 어묵과 매운 떡볶이로 추워진 날씨까지를 한껏 다독였다.

함께 출점한 '영웅김'과 '모자꼬마김밥' 또한 그 맛이 난형난제(難兄難弟)를 자랑했음은 물론이다. 중앙도매시장의 '해남식당'에선 한 그릇에 3천 원 하는 착한 국수가 인기몰이를 했으며 '도마큰시장협동조합'에서는 떡갈비정식과 수제소시지 등으로 잔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밖에도 별도의 전시판매관에서는 전통시장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발품을 팔아야만 비로소 맛보고 구입할 수 있는 각종의 먹거리와 생필품 등이 그야말로 화수분처럼 쌓여있어 '쇼핑'의 즐거움을 더했다.

언제부턴가 전통시장이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획일화된 가격과 에누리 없는 대형마트에 반해 전통시장은 여전히 나누는 정과 추억, 그리고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기쁨이 살아 숨쉬고 있다.

전통시장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은 '서민의 술' 막걸리의 추억까지 음미할 수 있어서다. 이용복은 <막걸리 추억>에서 다음과 같이 막걸리를 찬미했다.

"막걸리 막걸리 막걸러서 막걸리냐 맛이 좋아 막걸리냐 ~ 아 몰라 몰라 몰라 아 몰라 몰라 몰라 추억이야 ~ 내가 어렸을 때 우리 할아버지 막걸리 좋아하셨지 ~ 저녁 노을이 물들 때면 막걸리 심부름 간다네 ~ 잔돈은 너 가져라 그 말씀에 하늘로 날아갈 듯 기분 좋아 ~ 주전자 챙겨 들고 라라라 심부름 간다네 ~"

정부에서도 온누리 상품권의 발행 등을 통해 전통시장 살리기에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여러분은 전통시장, 어디까지 가 보셨나요? 오늘 다시 전통시장에 가보세요. 맛과 멋, 신바람 3박자 화음이 동시에 여러분을 덥석 반길 겁니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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