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93. 구인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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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93. 구인광고

인사 잘 하면 더 예쁘거늘

  • 승인 2017-11-0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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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깡패 같은 애인'은 2010년에 개봉한 영화다. 깡패스럽지 않게 싸움은 제대로 못하지만 입심 하나는 끝내주는 삼류 건달이 동철(박중훈 분)이다. 어느 날 동철의 옆집에 이사를 온 젊은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빡센' 서울의 취업전선에 뛰어든 깡 센 여자 세진(정유미 분). 세진은 지방대 출신이란 이유만으로 입사코자 하는 회사의 면접 자리에서도 무시당하기 일쑤다. 이에 분개하면서도 각종의 알바에 열심인 세진에게 동철은 시나브로 사랑을 느낀다.

우여곡절 끝에 동철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면접을 보게 된 세진은 결국 입사에 성공한다! 내처 '최연소 대리'라는 자리까지 꿰찬 그녀는 그녀를 동경의 대상으로 보는 신입사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인사한다.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난 시절 나 또한 군 복무 뒤의 화두는 단연 취업이었다. 하지만 고작 초졸 학력만의 베이비부머 무지렁이에게 온전한 직장은 있을 리 만무였다. 힘든 노동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했으나 비가 오거나 눈보라가 치는 날엔 공사 자체가 없었다.

취업을 결심하고 전봇대에 붙은 구인광고를 샅샅이 살폈다. '창립사원 모집'이란 광고가 눈에 와 꽂혔다. 영어교재 판매회사였는데 왠지 그렇게 자신이 있었다. 면접을 본 뒤 합격하니 세상을 다 가진 듯 했다.

중학교라곤 문턱도 밟아보지 못 했기에 친구의 도움과 독학으로 영어를 배웠다. 거기에 예의와 열정, 그리고 투지와 부정적 마인드의 용융(溶融)을 무기로 삼았다. 덕분에 전국 최연소 사업소장으로 승진하는 기쁨까지 맛 볼 수 있었다.

현재 근무 중인 회사는 하루에만 수백 명이 출입하는 초고층 빌딩이다. 따라서 십인십색의 사람들이 혼거(混居)한다. 고객과 직원들이야 이른바 갑(甲)의 입장인지라 그들이 설령 가납사니(쓸데없는 말을 지껄이기 좋아하는 수다스러운 사람)의 수다쟁이가 됐든, 아님 치마양반(신분이 낮으면서 신분이 높은 집과 혼인함으로써 사회적 지위를 얻게 된 사람)처럼 거들먹거린다손 쳐도 간과하면 된다.

그러나 동료가 그래선 심히 곤란하다. 얼마 전 입사한 젊은 친구가 영 못돼먹었다. 내 아들보다도 어린 사람이거늘 인사를 도통 할 줄 모른다. 그러한 안하무인(眼下無人)을 풋내기로 치부하기엔 '경험 상' 용납이 안 된다.

때문에 그를 보는 나의 시선엔 '내 깡패 같은 애인'의 주인공인 세진과 같은 긍정과 낙관으로의 용융은커녕 사람됨이 천하고 더러운 사람을 일컫는 '뇟보'로까지 보인다. 인지상정이겠지만 인사를 잘 하면 아무래도 더 예쁜 법이다. 인사 안 하는 게 무슨 벼슬인 양 흡사 만무방 같은 저 직원은 대체 누가 뽑았을까?!

"토요일 오후 약속은 없지만 행여 하는 맘에 길을 나섰네 ~ (중략) 신문을 펴면 왜 그리도 많은지 ~ 사람을 찾는 구인광고 이제는 나도 정신을 차리고 이런 여잘 찾아 나서야겠네 ~"

홍서범이 부른 <구인광고>다. 구인광고도 좋지만 적재적소(適材適所)의 딱 맞는 사람을 잘 뽑는 것도 능력이라는 생각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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