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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함의 상쇄 방편으로 인사를 드리고자 어제 상경하게 되었다. 대전역 성심당점에서 산 튀김소보루 두 상자를 손에 들고 등에 맨 배낭 탓에 카메라는 목 앞에 걸었다(한데 이게 참 잘 한 짓이었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약속시간이 꽤 남았기에 '서울로 7017'길을 구경했다.
구경꾼 중엔 중국인들도 드문드문 보이는 걸로 보아 '사드' 문제로 말미암아 야기된 한.중 간의 냉각기류도 조금씩은 희석되지 싶었다. 구경을 마친 뒤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충무로역에서 내렸다.
화려한 연예인들의 사진에 이어 역대 국내영화 개봉작 포스터까지 진열되어 있는 지하철역을 지나치노라니 충무로는 역시나 우리나라 영화의 메카이지 싶었다. 잠시 후 형님과 언론사 국장님을 만나 을지로에서 점심을 하게 되었다.
반가운 마음에 대낮부터 홀로 소주를 두 병이나 비웠다. 그렇게 취중(醉中)에도 불구하고 초면(初面)의 사장님을 뵙고 인사까지 했으니 역시나 술을 마시면 간이 붓는가 보다. 한데 문제는 열차 탑승 후에 발생했다.
졸지 않으려 노력한 덕분에 어찌어찌 대전역에서 내리긴 했다. 그러나 등이 허전한 걸 느꼈을 땐, 이미 열차는 떠나고 난 뒤였다. 아뿔싸~ 또 배낭을 놓고 내렸구나…… 어제처럼 무언가를 분실한 건 사실 한두 번도 아닌, 가히 '상습범'의 반열이다.
따라서 다시는 그 같은 경거망동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거늘! 비틀거리며 집에 들어서자 아니나 다를까, 예리한 '사냥꾼' 아내의 눈에 배낭이 사라진 나의 엉거주춤 모습이 금세 탐지되었다. "배낭은?" "그게……"
"아유~ 저 웬수!" 어제 분실한 배낭엔 선글라스 외에도 열차서 읽고자 넣어둔 책과 휴대폰 보조배터리, 휴대폰 전원 연결 선 외 필기도구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그런데 입때껏 그렇게 분실한 물품은 단 한 번도 돌려받은 '역사'가 없다.
이는 그만큼 세상인심이 물 한 모금조차 없는 사막처럼 각박하다는 방증일 터다. 근무를 하노라면 이따금 고객이 분실한 물품이 안내데스크로 도착한다. 그럼 '최대한 + 최선을' 다 해 그걸 돌려주고자 노력한다.
반면 그동안 내가 잃어버린 물품은 날개를 달았는지, 아님 연기처럼 사라졌는지 당최 오리무중이(었)다. 아무튼 그나마 천만다행인 건 카메라와 지갑, 그리고 휴대폰만큼은 분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앞으론 고가의 배낭도, 선글라스 역시도 구입하지 않을 작정이다. 왜? 사봤자 술 취하면 또 분실할 게 뻔하니까. "해질 무렵 거리에 나가 차를 마시면 ~ 내 가슴에 아름다운 냇물이 흐르네 ~" 조용필의 <서울 서울 서울>이다. 이어지는 가사엔 '이별이란 헤어짐이 아니었구나'가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의 경험에 따르면 그 이별은 영원한 '헤어짐'이었다. 한 번 분실한 건 도무지 다시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새삼 서울이 참 무섭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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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