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94. 서울 서울 서울

  • 문화
  • 인생 사자성어

[가요는 삶의 축] 294. 서울 서울 서울

분실물 습격사건

  • 승인 2017-11-08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서울서울
평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시는 형님이 계신다. 그 형님의 도움에 힘입어 모 언론사 취재본부장까지 되었다. 최근 그 언론사의 경영주와 조직이 개편되었다. 하지만 형님의 도움 덕분에 '잘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감사함의 상쇄 방편으로 인사를 드리고자 어제 상경하게 되었다. 대전역 성심당점에서 산 튀김소보루 두 상자를 손에 들고 등에 맨 배낭 탓에 카메라는 목 앞에 걸었다(한데 이게 참 잘 한 짓이었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약속시간이 꽤 남았기에 '서울로 7017'길을 구경했다.

구경꾼 중엔 중국인들도 드문드문 보이는 걸로 보아 '사드' 문제로 말미암아 야기된 한.중 간의 냉각기류도 조금씩은 희석되지 싶었다. 구경을 마친 뒤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충무로역에서 내렸다.

화려한 연예인들의 사진에 이어 역대 국내영화 개봉작 포스터까지 진열되어 있는 지하철역을 지나치노라니 충무로는 역시나 우리나라 영화의 메카이지 싶었다. 잠시 후 형님과 언론사 국장님을 만나 을지로에서 점심을 하게 되었다.

반가운 마음에 대낮부터 홀로 소주를 두 병이나 비웠다. 그렇게 취중(醉中)에도 불구하고 초면(初面)의 사장님을 뵙고 인사까지 했으니 역시나 술을 마시면 간이 붓는가 보다. 한데 문제는 열차 탑승 후에 발생했다.

졸지 않으려 노력한 덕분에 어찌어찌 대전역에서 내리긴 했다. 그러나 등이 허전한 걸 느꼈을 땐, 이미 열차는 떠나고 난 뒤였다. 아뿔싸~ 또 배낭을 놓고 내렸구나…… 어제처럼 무언가를 분실한 건 사실 한두 번도 아닌, 가히 '상습범'의 반열이다.

따라서 다시는 그 같은 경거망동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거늘! 비틀거리며 집에 들어서자 아니나 다를까, 예리한 '사냥꾼' 아내의 눈에 배낭이 사라진 나의 엉거주춤 모습이 금세 탐지되었다. "배낭은?" "그게……"

"아유~ 저 웬수!" 어제 분실한 배낭엔 선글라스 외에도 열차서 읽고자 넣어둔 책과 휴대폰 보조배터리, 휴대폰 전원 연결 선 외 필기도구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그런데 입때껏 그렇게 분실한 물품은 단 한 번도 돌려받은 '역사'가 없다.

이는 그만큼 세상인심이 물 한 모금조차 없는 사막처럼 각박하다는 방증일 터다. 근무를 하노라면 이따금 고객이 분실한 물품이 안내데스크로 도착한다. 그럼 '최대한 + 최선을' 다 해 그걸 돌려주고자 노력한다.

반면 그동안 내가 잃어버린 물품은 날개를 달았는지, 아님 연기처럼 사라졌는지 당최 오리무중이(었)다. 아무튼 그나마 천만다행인 건 카메라와 지갑, 그리고 휴대폰만큼은 분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앞으론 고가의 배낭도, 선글라스 역시도 구입하지 않을 작정이다. 왜? 사봤자 술 취하면 또 분실할 게 뻔하니까. "해질 무렵 거리에 나가 차를 마시면 ~ 내 가슴에 아름다운 냇물이 흐르네 ~" 조용필의 <서울 서울 서울>이다. 이어지는 가사엔 '이별이란 헤어짐이 아니었구나'가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의 경험에 따르면 그 이별은 영원한 '헤어짐'이었다. 한 번 분실한 건 도무지 다시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새삼 서울이 참 무섭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홍경석-인물-210
홍키호테-21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헌오의 시조 풍경-32] 시의 몰골
  2. 신문 지면으로 본 60년 전 대전의 한가위 풍경! "급증한 귀성객, 물가 걱정 속에서도 타오른 영화와 온정의 물결"
  3. 고속도로 통행료 20번 넘게 안 낸 차량 37만대…4년 새 두 배
  4.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5. 이서영 충남경찰청장, 귀성길 교통안전 집중 점검
  1. 천안시 성거읍 주민자치회, '천흥사지 역사·문화유산 사진전' 개최
  2. 몸짓으로 채우는 원도심…대전ART마임페스티벌 10월 16일 개막
  3. 빈집털이 예방부터 절도범 검거까지…대전경찰, 추석 연휴 맞춤형 순찰·신속 대응
  4.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추석 맞이 민생활동… "이웃에게 따듯한 온기를"
  5. 천안법원, 골프채 판매사기 혐의 '징역 1년'

헤드라인 뉴스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에 일제강점기 금을 수탈한 광산의 존재가 근래에서야 알려진 가운데 동굴 입구로 추정되는 장소가 또다시 발견됐다. 또 갑천습지 산책로가 유실된 지점에서 돌을 차곡차곡 쌓아 하단 기초를 다진 흔적이 드러나면서 이곳에 산책로가 일제의 금 광산에서 채석한 돌을 운반하는 목적으로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974년까지 관찰되는 광산 입구 26일 중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 그리고 월평공원이 있는 서구 월평동에서 광산으로 개발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동굴 입구 추정지가 새롭게 발견됐다. 갑천을..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내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대전지역 형사사법 체계에도 큰 변화가 시작된다. 가장 큰 변화는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검토한 뒤 필요한 부분을 직접 추가 수사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검찰청 역시 폐지되고 대전지검과 대전고검은 각각 대전지방공소청과 대전고등공소청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대전경찰의 수사 부담과 책임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일반 형사사건의 1차 수사를 맡은 경찰 단계에서 사..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중학교 정보 수업 시수가 두 배로 늘어 2027년이면 전 학년에 적용되지만, 국·공립 중학교 세 곳 중 한 곳에는 정보교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전을 비롯해 강원, 전남, 전북 등의 지역에서는 정보교사 배치율이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시을, 국회 교육위원회)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1일 기준 전국 국·공립 중학교 2657곳 가운데 정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1706곳(64.2%)에 그쳤다. 나머지 951곳(35.8%)은 정보교사 없이 정보 수업을 운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