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이동훈미술상 15년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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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이동훈미술상 15년을 맞아

  • 승인 2017-11-23 14:52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이동훈 선생


이동훈미술상을 제정해 시상을 시작한 지 올해로 15회째를 맞고 있다. 이제 이동훈미술상은 비록 우리 지역에서 시상하는 미술상이지만 전국에서 가장 권위 있고 신뢰받는 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10월 27일에는 본상과 특별상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이 있었고, 지난해 본상 수상자인 전영화 화백의 전시가 동시에 개막돼 다음 달 17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 5전시실에서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동훈미술상 15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으니 이동훈미술상의 제정과 그 전개 과정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동훈미술상2
지난달 29일 이동훈미술상 14회 본상 수상 작가인 전영화 화백 초대전 개막식 모습. 이성희 기자


▲전국 가장 권위와 신뢰의 상 자리매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동훈미술상은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던 1945년 대전에 정착해 지역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미술 교육자와 작가로서 대전·충청 지역에 미술의 씨를 뿌리고 가꾸면서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작가로 큰 업적을 남긴 고 이동훈 선생을 기리기 위한 상이다. 2003년 시상을 시작한 이 상은 장리석, 김형구, 정점식, 서세옥, 장두건, 전혁림, 강태성, 이종학, 변시지, 안동숙, 박창돈, 박서보, 김영재, 전영화, 최의순 등 15명의 원로작가가 본상을 수상했고, 특별상은 유근영, 이종협, 김영대, 가국현, 한인수, 박용, 백향기, 문정규, 김훈곤, 이돈희, 김병진, 정재성, 김기택, 전형주, 유경자, 허 강, 김선태, 정연민, 나진기, 박능생, 송병집, 이재황 등 22명의 작가가 수상했다. 수상자의 면면에서 알 수 있듯 본상은 한국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겨 대한민국의 미술계를 대표할 수 있는 원로작가들이 수상했고, 특별상은 대전·충청 지역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40-50대 작가들이 수상했다.

이동훈미술상의 제정은 최종태, 송진세 선생의 주장과 수많은 미술인과 제자, 사회 각계의 간절한 바람으로 시작돼 당시 염홍철 대전광역시장과 김상기 대전MBC 사장의 문화예술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열매를 맺었고, 2009년 제7회부터는 중도일보사 김원식 회장의 각별한 관심으로 중도일보사가 주최 업무를 담당하게 됨에 따라 한국미술계를 대표하는 미술상의 하나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술계 대표 원로작가 수상

2002년 10월 19일, '고 이동훈 화백 탄생 100수 추모회'가 대전 새서울호텔에서 열리면서 이동훈미술상의 제정이 태동했다. 이날 추모회에는 곽우희, 권탁원, 김인제, 김철호, 김치중, 박민자, 박인규, 송백헌, 송용달, 송연희, 송준빈, 서석규, 안일승, 유우연, 유병욱, 윤후근, 이용호, 이윤재, 이종수, 이영순, 이종무, 이종우, 이종환, 이재호, 이정웅, 이정식, 이태언, 이태형, 이청자, 임봉재, 조명현, 조영동, 조중환, 장병식, 정덕영, 최영근, 최종태, 황치창, 홍석출, 홍종완 등의 원로작가와 제자, 사회 각계의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당일 한국화단의 최고 원로인 이종무 화백(전 홍익대 교수)의 추모 회고사와 최종태 교수(서울대 명예교수·예술원회원)의 추모사가 있었고, 최종태 교수의 추모사 "충청의 산하(山河)를 평생 그렸던…"이 대전일보에 게재됐다. 당시 중도일보사의 엄은화 기자는 2002년 10월 18일 자 신문에 "한국미술사 큰 별 고 이동훈 선생 기리기-이 지역 예술인들 탄생 100주년 추모모임 개최-"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썼고, 대전일보 남상현 기자는 2002년 10월 21일 자 신문에 "故 이동훈 화백 탄생 1백수 추모회"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남겼다. 청풍 2002년 11월호에는 "이동훈 화백 100주년 추모식-한국 미술발전에 기여한 큰 공로 기려-"라는 제목으로 추모회 소식을 전했다.

이 추모회를 계기로 '이동훈화백기념사업회' 결성이 추진됐다. 기념사업회는 다시 '이동훈미술상제정추진위원회'를 구성해 2003년 3월 14일에 이동훈미술상 제정 건의서를 대전시에 제출했는데 추진위원회의 공동대표는 김인제(전 대전대 총장), 이인영(한남대 명예교수), 최종태(서울대 명예교수·예술원회원), 고문은 강용식(전 대전개발위원장·전 한밭대 총장), 강태성(전 이화여자대 미대 학장), 김상기(대전MBC 사장), 김형구(전 세종대학 교수), 민경갑(예술원회원), 박선규(전 한국로타리클럽 총재), 백문기(예술원회원), 변평섭(대전매일 회장), 안세영(전 대전일보 사장·청풍 회장), 안일승(원로 음악가), 이구열(미술평론가), 이양구(KBS대전방송 총국장), 이중기(TJB대전방송 사장), 오승우(예술원회원), 이종무(전 홍익대 교수), 유준상(전 서울시립미술관장·평론가), 윤명로(전 서울미대 학장), 조종국(한국예총대전시지회장), 조준호(대전일보 사장), 홍성표(대전광역시 교육감), 추진위원은 미술계 144명, 교육 및 각계인사 92명, 실행위원은 김치중, 송진세, 이인영, 이종수, 이재호, 최영근, 최종태 등으로 구성됐다. 당시 대전매일 박희애 기자는 2003년 3월 19일 자 신문에 "이동훈미술상 제정 나섰다-추진委, 탄생 100주년 맞아 대전시에 건의-"라는 기사를 올렸고, 대전일보 송신용 기자는 2003년 3월 24일 자 신문에 "대전미술 상징인물 기리자"-김인제 전 대전대총장 등 '이동훈미술상' 제정 건의-"라는 기사를 썼다. 2003년 3월 28일 자 대전매일에는 최종태 교수의 특별기고 "이동훈미술상 제정에 즈음하여"라는 글이 게재됐다. 2003년 3월 31일 대전일보의 논단에 김인제 총장의 글 '이동훈 미술상'이 소개됐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2003년 8월 13일부터 2004년 3월 14일까지 '기증 작가 특별전 이동훈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열렸다. 2003년 4월 9일 이동훈추모사업추진위원회 공동대표의 '이동훈 화백 100년전'에 관한 성명서가 발표됐다.



1회 본상 장리석 작
제1회 이동훈미술상 본상 수상작.장리석, 그늘의 노인, 158x110cm, 제7회 국전 대통령상 수상.




1회 특별상 유근영 작
제1회 이동훈미술상 특별상 수상작.유근영, '2017 Random space, oil on canvas, 80 × 80cm.


▲중도일보 대표적 미술문화 행사로 미술인 관심 높아

미술계와 사회 각계의 이와 같은 바람은 대전시의 후원과 대전MBC의 주최로 2003년 10월 22일에 제1회 이동훈미술상을 시상하게 됨과 동시에 '탄생 100주년 기념 이동훈 회고전'이 대전시립미술관, 대전MBC, 대전일보사 공동 주최로, '한밭미술의 여정Ⅱ-이동훈과 대전화단전'이 대전시립미술관 주최로 대전시립미술에서 동시에 개막됨으로써 큰 결실을 맺게 되었다. 당시 조선일보 심재율 기자는 2003년 10월 30일 자 신문에 "대전의 화가 이동훈을 아세요?-시립미술관에서 내달 30일까지 탄생 100주년 회고전, 한국적인 정서와 뛰어난 색채로 표현"이라는 제목으로 뜻깊은 이 행사를 소개했고, 한겨레신문 송인걸 기자는 2003년 11월 7일 자 신문에 "서양화가 이동훈 선생 탄생 100돌 기념전 화폭서 묻어나는 '한밭' 토속정취" 라고 이동훈 선생의 화업 일생을 소개했다.

그간 이동훈미술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내용과 근황을 살펴보면, 본상은 양화 10명, 한국화 3명 조각 2명 등 15명의 작가들이 수상했다. 현재 생존하고 있는 대한민국 화단의 최고령자인 장리석 화백은 올해 102세가 되며 본상을 수상한 후에 예술원상을 수상했고, 제주도는 도립으로 장리석미술관을 설립했다. 이동훈미술상 본상을 수상 후에 예술원상을 수상한 작가는 장리석을 포함해 정점식(3회), 서세옥(4회), 장두건 (5회), 전혁림(6회) 화백 등 5명에 이르며, 서세옥 화백은 예술원 회원이 됐다. 충청 지역 출신 수상자로는 공주 출신 강태성(7회), 당진 출신 이종학(8회), 천안 출신 전영화(14회), 청주 출신 최의순(15회) 화백 등이 본상을 수상함으로써 한국미술계에서 대전·충청 지역 출신 미술인들의 저력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강태성과 이종환 화백은 이 지역에서 교편을 잡았었고, 박창돈 화백도 오랜 세월 이 지역의 대학에서 수많은 미술인을 길러냈다. 특별상 수상자는 지역적으로는 대전에 집중돼 있다. 대전이 충청 지역 미술의 중심지라는 이유도 있으나 앞으로는 더 폭넓게 작가들을 찾아내는 노력을 기울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동훈미술상1
지난달 열린 제15회 이동훈미술상 시상식 모습. 이성희기자


▲대한민국 대표 미술상으로 흔들림 없이 발전

미술상의 권위와 신뢰는 수상자들의 작품성과 경력, 작가로의 품성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동훈미술상 본상은 처음부터 대한민국의 미술계를 대표할만한 권위를 인정받는 80세 이상의 원로 작가들에게 수여돼 왔다. 형식상 공고절차를 통해 공모하고 있으나 수상할 만한 권위와 존경을 받는 작가를 찾아내고 모셔와 추대하는 상이다. 자천 타천으로 이루어지는 경쟁과 운동의 요소는 철저히 배제하고자 했다. 이동훈 선생의 작가 정신과 업적을 빛내고 지역의 문화예술의 발전에 보탬이 됨은 물론 한국미술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작가들을 모시고자 한 것이다. 특별상도 본상과 같은 취지다. 운영위원이나 관련 단체가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을 찾아내어 추천하는 상이다. 작가가 자신이 상을 받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운동해서 받는 상이 아닌 것이다.

본상과 특별상을 수상한 작가들은 수상한 다음 해에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초대되어 개인전을 갖게 된다. 이 전시는 한국미술계를 이끌어온 본상 수상자들이 평생 다져온 역량이 담긴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된다. 80세가 넘도록 정진해온 원로작가의 예술세계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미술인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특별상 수상자들의 초대전은 작가들에게 특별한 기회가 되며 지역의 미술인들과 시민들에게 우리지역 미술계의 현주소를 가름해보는 뜻 깊은 자리가 되고 있다.

이동훈미술상을 제정하고 시상하는 것을 보면서 "시대가 인물을 만들어 내는가? 인물이 한 시대를 이끌어 가는가?"라고 자문을 하게 된다. 결론은 어느 한쪽에서만 원인을 찾기 어렵다는 것을 이동훈 선생의 사례에서 보게 된다. 선생께서 해방도 되기 전인 1945년 봄에 정착한 이 지역은 시대적 상황과 문화예술의 불모지라는 측면에서는 절대 불리한 조건이었고, 인물을 필요로 한다는 측면에서 기회가 되기도 했을 것이다. 물론 이동훈 선생은 시대적 사명 등 큰 담론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 속에서 미술에 대한 열정, 성실하고 소박한 품성, 꿋꿋한 기개로 매 순간의 자신의 삶에 충실함으로써 자신에게 부여된 시대적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이 지역에서 최초로 미술협회를 결성하고, 수많은 제자를 기르며 나이 어린 많은 미술인의 사표가 됐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개인전을 계속했으며, 각종 학생미술전 개최를 주도하는 등 이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미술에 관한 모든 일에 헌신하면서 자신의 작품세계에 맹진했다. 그 결과 제1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특선을 하고 연이어 제2회서는 문교부장관을 수상하는 등 큰 성과를 내어 대전·충청 지역에 이동훈이라는 주목할 만한 작가가 있다는 것을 전국적으로 알림으로써 이 지역 미술계의 위상을 드높였다. 당시 선생은 지역의 한계에 안주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중앙화단의 작가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활발한 교류를 해 지역 미술계가 중앙과 물적 인적 교류를 하는 데 가교 역할을 충실히 했다.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술상에는 대전의 이동훈 미술상, 대구의 이인성미술상, 광주의 오지호미술상 등이 있다. 모두 대한민국의 탄생과 함께 한국 미술을 대표하고 그 지역에서 크게 내세울 만한 작가를 기리는 상이다. 특히 이인성 화백은 이동훈 선생과 긴밀한 교류를 하던 작가였다. 이와 같이 대한민국 어느 도시 보다도 신생 도시였던 대전은 이동훈 이란 작가가 있음으로 해서 대전·충청 지역의 미술계가 한국 미술의 출발과 그 발걸음을 함께 했다는 자긍심을 갖게 된다.

이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일을 담당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몫이다. 이동훈미술상이 이 시대 대전·충청 미술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한국 미술의 발전에 의미 있는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우리가 해내야 할 시대적 역할일 것이다. 끝으로 이동훈미술상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후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과 중도일보사와 대전시립미술관의 관계자 여러분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



최영근 이동훈미술상운영위원회 부위원장·전 한남대 부총장

최영근
최영근 이동훈미술상운영위원회 부위원장.전 한남대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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