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313. 겨울애(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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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313. 겨울애(愛)

'노숙 롱패딩'에 숨은 반감

  • 승인 2017-11-2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김연우앨범
-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조직위원회는 물론 여러 유관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기존의 숙박난에 더하여 그나마 있는 숙소들마저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을 요구하고 있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이런 와중에 〈"평창 롱패딩 대박… 올림픽도 성공할 겁니다"〉(C일보 11월 21일 A25면) 기사는 가뭄 끝 단비처럼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따라서 이를 서둘러 벤치마킹하였으면 한다. 추운 계절이 오면 많은 사람이 보온이 잘되는 롱패딩 등으로 중무장한다.

그동안 롱패딩은 중·고등학생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었지만 비싼 가격으로 인해 '부모 등골을 휘게 한다'고 해서 '등골 브레이커'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그 후 판매가 저조해지고 인기도 시들해졌는데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이 나와 이번에 '완판'을 거두었다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비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제2의 평창 롱패딩'과 같은 대박 제품이 계속 나와서 '평창 붐'에 일조했으면 한다. 더불어 어렵게 준비한 평창올림픽을 자칫 망칠 수도 있는 숙박난과 같은 병폐들에 대해선 당국의 엄정한 감독과 단속이 필요하다고 본다." -

이상은 필자가 보낸 글이 게재된 지난 11월 23일자 C일보 '오피니언'의 "'평창 롱패딩 대박'을 벤치마킹하라" 전문(全文)이다. 몇 년 전 딸이 대학원 졸업 후 서울대학교병원에 취업했다. 첫 월급을 탄 기념이라며 내 아웃도어룩(outdoor look)을 세트로 사왔다.

통상 '아웃도어'로 불리는 이 옷차림은 특히나 한겨울에 따뜻하면서도 활동성을 높여 평소에도 즐겨 입는 시대적 트렌드 스타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라는 데 있(었)다.

그래서 "뭣하러 이렇게 비싼 옷을 샀냐?"며 딸을 혼냈다. 그럼에도 고마워서 아껴 입느라 지금도 웬만하면 옷장에만 모셔두고 있다. 위에서 인용한 글에도 등장하지만 이른바 '평창 롱패딩'의 인기가 장난이 아닌 즈음이다.

심지어 노숙까지 하면서 이 옷을 사려는 사람들도 줄을 섰었다니 이쯤 되면 '평창 롱패딩'이 아니라 아예 '노숙 롱패딩' 열풍이란 느낌이다. 그럼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일까? 우선 언론과 SNS를 통해 아이돌 스타들이 이 롱패딩을 즐겨 입는 것이 노출된 바가 흥행에 불을 지폈다.

그렇지만 더욱 실질적 문제는 그동안 대부분의 아웃도어 업체들이 롱패딩(기타의 아웃도어 역시도) 가격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판매한 때문이기도 하다. 말도 안 되는 비싼 가격임에도 자녀들, 특히나 중.고교생들이 "그 옷을 안 입으면 왕따 당한다!"며 애걸복걸하는 데야 사주지 않을 부모가 세상에 어디 있으랴.

헌데 그렇게 사준 옷의 오늘날 현실은 어떠한가. '등골 브레이커'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학생들로부터도 버림받은 특정 브랜드의 롱패딩과 아웃도어는 결국 부모들이 대신 입고 다니는 처지(?)로 추락했다.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노인이 그 아웃도어를 입고 엉거주춤 시내버스에 오르는 모습을 보자면 꽤나 불편하고 어색하기까지 한 건 비만 나만의 편견일까? 여하간 '평창 롱패딩'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이의 지속적 판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폭증했다.

뿐만 아니라 평창 롱패딩 열풍은 가격거품 논란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기존의 아웃도어 생산 패션업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는 후문이다. 즉 평창 롱패딩이 거위털 충전재를 사용한 구스 다운임에도 통상 시장가격의 절반에 판매되자 그간 패션업체들이 폭리를 취해도 너무 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패션업체들은 제품에 사용된 거위털의 재질과 충전량, 공법 등의 차이를 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긴 하되 우리나라가 남극이나 북극도 아닌 터에 거위털이 아니라 오리털과 새털이면 또 어떠랴.

"반짝이는 은빛 종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면 ~ 설레는 마음으로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 ~ 거리엔 수많은 연인들이 두 손을 꼭 잡은 채로 ~ 일 년을 기다려온 하얀 겨울을 맞으며 사랑하는 오늘 ~ 온 세상에 흰 눈이 내리면...... " 김연우가 부른 <겨울애(愛)>다.

반구저기(反求諸己)란 '잘못을 자신(自身)에게서 찾는다'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 잘못 되었을 때 남의 탓을 하지 않고 그 일이 잘못된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 고쳐 나간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평창 롱패딩, 아니 차라리 '노숙 롱패딩'까지 되어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현실에서 우린 새삼 아웃도어 패션(생산)업계들이 그동안 소비자들을 '호갱'으로 치부했었다는 분개심까지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아웃도어의 고가정책 일관으로 말미암아 오늘날 불황의 단초와 빌미까지 자초한 패션업계는 '반구저기'의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거듭 강조하건대 "소비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가요 '겨울애(愛)'처럼 온 세상에 흰 눈이 내릴 때 연인과 따뜻한 데이트라도 하려면 롱패딩의 착용은 필수다. 패션업계는 폭리를 취하여 스스로 불황의 자충수를 두지 말고 거품이 가득한 아웃도어의 가격 좀 내려라! 대폭.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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