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 경제통]오징어 물가와 대북 제재의 상관성

  • 오피니언
  • 최충식 경제통

[최충식 경제통]오징어 물가와 대북 제재의 상관성

  • 승인 2018-01-17 13:22
  • 신문게재 2018-01-18 21면
  • 최충식 기자최충식 기자
486139556
금값이 새해 들어 정말로 금값이 되고 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물가에도 값이 아주 비싼 '금값'이 있는데 대표적인 품목이 오징어다. 평년가격보다 64.2%, 전년보다 39.2% 오른 '금징어'가 밥상물가를 휘젓고 있다. 오징어 가격 급등의 원인은 수급 불균형이다.

식탁 풍경은 고전적인 수요 공급의 법칙에 좌우된다. 금징어 현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2016년 추석 지나고 한동안 두 자릿수 상승으로 그 징후가 뚜렷했다. 기대를 걸었던 작년 여름 이후에도 오징어 생산량은 바닥을 쳤다. 이것은 세네갈 갈치, 노르웨이 고등어, 알래스카 조기, 미국 가자미, 러시아 동태 수입과 결이 다소 다르다. 지난 7년간 오징어 수입액 증가율이 급증했지만 공급량 조절에 따른 가격 안정은 쉽지 않다.

갑오징어도 생산량 감소로 종묘를 방류할 지경에 이르렀다. TV 프로그램 '도시어부'에서 탤런트 이경규·이덕화 씨가 한 마리 잡고 희희낙락하는 내막을 알고 보면 씁쓸하다. 낙지, 문어, 오징어 등 두족류는 신경계가 정교하다며 '명예 척추동물'로 인정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대왕오징어의 농구공 크기인 눈은 천적인 향유고래 식별이 주된 임무다.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뇌는 턱없이 작다.

바로 이 대왕오징어잡이도 예전 같지가 않다. 전 세계 어장이 변하고 있어서다. 북미 해안에서는 열대어종인 참치와 황새치가 잘 잡힌다. 우리 연근해에서 고등어, 멸치, 오징어 어획량은 반 토막 이하이고, 공식통계상 어획량 0인 명태는 상업적 멸종 상태다. 국민 1인당 오징어를 포함한 수산물 소비량은 58.2㎏으로 노르웨이와 일본을 앞질렀다. 소비량 1위 국가답게 세계 생산량이나 거래량 추이까지 잘 챙겨봐야 할 것 같다.

10년 전만 해도 오징어 농사는 풍어였다. 오징어 포식자가 줄고 개체 수가 늘었다. 냉동 오징어 18㎏ 1상자에 1만1000원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수온이 낮아지는 라니냐와 남획 등으로 변수가 생겼다. 연안국들의 자원민족주의 강화로 원양어업도 힘겹다. 회유성 어종인 오징어는 북한 수역에서 남하하는데 그 길목을 지키는 중국 어선들이 무차별 싹쓸이를 한다. 어장 자체가 북상한 데다 외화벌이를 위해 북한이 자국 수역의 조업권을 팔았다.

수요 공급의 법칙이 여기서 예기치 않게 꼬인 것이다. 수산물은 공급량이 부족한데 가격이 하락하는 기현상이 종종 있다. 지금 그럴 가능성은 수산산업 전망으로 봐서 희박하다. 다만 중국인이 특정 먹거리를 선호하면 가격 변동성이 커져 '금값'이 되기도 한다. 중국 내륙지역의 오징어 소비 증가는 주시할 부분이다. 결국 수급 조절인데, 설 명절 앞에 정부 비축 오징어를 방출해 가격이 꺾일는지 의문이다. 지난 며칠 사이에도 오징어 값이 15% 더 올라 밥상물가를 올리고 있다. 체감물가는 더 높다.

그래도 끝까지 믿을 구석은 어획량 회복이다. 새로 UN이 내놓은 대북 제재 결의안 2397호에서는 동해와 서해 북한 수역에 조업권 거래 금지를 명문화하고 있다. 금징어 아닌 오징어를 먹게 될지 여부가 북한에 대한 제재의 실효성에 달린 셈이다. 국제사회를 믿고 또 공급이 늘면 가격이 떨어지는 경제학 원리를 다시 믿어보는 수밖에 없다.
최충식 캐리커처
최충식 논설실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교사노조, 교육감 후보들에 정책요구… 후보들 답변은?
  2. 이병학 충남교육감 예비후보, "충남교육의 공정성과 기본을 바로 세울 것"
  3. "반드시 성과로 증명할 것"…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 재선 출마 공식 선언
  4. 한기대, 실학 정신 담은 '다담소' 개소
  5. 백석대 ·백석문화대, 외식업계·AI기업과 외국인 유학생 취업 지원을 위한 협약 체결
  1. 동구 정다운어르신복지관, '취약노인 일반의약품(소화제) 지원사업' 최종 기관 선정
  2. 충남중기청, 중소기업 기술보호 '현장 밀착 지원' 강화
  3. 천안법원, 보험금 타려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한 20대 여성 실형
  4. [현장에서 만난 사람]김영수 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
  5. 박찬우 천안시장 후보, 백석동 발전협의회와 정책간담회 개최

헤드라인 뉴스


서산교통, 공용버스터미널 인근 인사 사고, 공식 사과

서산교통, 공용버스터미널 인근 인사 사고, 공식 사과

서산교통(대표이사 안광헌)이 7일 서산공용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해 시민들에게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 안전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번 사고는 7일 오전 10시께 서산시 동문동 서산공용버스터미널 앞 도로에서 발생했으며, 길을 건너던 80대 보행자가 시내버스 차량에 치여 관내 중앙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과 관계기관은 사고 운전자 진술과 CCTV,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사고 발생 이후 서산지역사회에서는 터미널..

전 세계 초능력 히어로 국립중앙과학관 집결… `비밀 신입 요원` 모집
전 세계 초능력 히어로 국립중앙과학관 집결… '비밀 신입 요원' 모집

전 세계 초능력 히어로 캐릭터가 대전에 자리한 국립중앙과학관에 모여 비밀 신입 요원을 모집한다. 하반기 '초능력 비밀 아카데미' 개관에 앞서 국민 관심을 모으기 위한 이벤트다. 국립중앙과학관은 16~17일 과학관 사이언스터널에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이색 과학 축제 '초능력 히어로 박람회: 비밀 아카데미 신입 요원 모집'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하반기 창의나래관에 선보이는 '초능력 비밀 아카데미'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새로운 비밀 요원을 모집하고 훈련시킨다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관람객은 초능력과..

"국힘, 반쪽 공청회 책임져라" 지역사회 거센 비판
"국힘, 반쪽 공청회 책임져라" 지역사회 거센 비판

국회 행정수도특별법 공청회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것을 두고,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의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법안 공동발의에 참여한 가운데, 이미 개최가 합의된 논의의 장에 집단 불참한 것은 사실상 공청회를 무력화하고, 행정수도특별법 추진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인식에서다. 특히 공청회 자체가 법안 처리의 분수령으로 평가받았던 만큼, 국회 논의 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43개 전국·세종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행정수도특별법 제정 범시민대책위원회(가칭)는 8일 오전 '행정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5차 석유 최고가격제 또 동결 5차 석유 최고가격제 또 동결

  • 유성온천 문화축제 준비 ‘이상무’ 유성온천 문화축제 준비 ‘이상무’

  • ‘공정선거 함께해요’ ‘공정선거 함께해요’

  • 시민 눈높이 설치 불법 현수막 ‘위험천만’ 시민 눈높이 설치 불법 현수막 ‘위험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