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68화. 부동산 투기꾼에게 이런 징벌 내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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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68화. 부동산 투기꾼에게 이런 징벌 내린다면

정부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것인가?

  • 승인 2018-09-11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가뭄에 콩 나듯 로또복권을 산다. 그러면서 말도 안 되는 꿈을 꾼다. 만약에 이게 1등에 당첨된다면? …… 최소한 10억은 넘겠지!…… 그럼 무엇부터 할까……?

우선 집부터 바꾸자…… 멋진 아파트에서 나도 폼 나게 살아보자…… 운전면허를 따서 차도 사자고……!

하지만 토요일에 산 로또는 이튿날 일요일이 되면 말짱 도루묵의 개꿈으로 낙착되기 일쑤다.

빌어먹을~ 그 돈으로 차라리 짜장면이나 사 먹을 걸…….

인간은 이처럼 불과 한 치 앞조차 가늠하지 못 하는 어떤 멍청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작금 열기가 뜨거운 서울의 부동산 시장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뭘까? 남북관계보다 우선하는 건 단연 부동산과 자녀교육이다. 내 아이가 소위 명문대를 가고, 이를 기점으로 하여 탄탄한 직장의 취업과 안락한 생활을 영위한다는 건 모든 부모의 바람이다.

그러나 이보다 우선순위에 있는 건 역시나 '부동산'이다. 멋지고 널찍한 아파트, 그것도 시가 몇 억대(비쌀수록 좋겠지만)의 주거환경이라고 한다면 며느리와 사위가 이따금 집에 온다손 쳐도 사실상 '폼 나는 인생'인 까닭이니까.

하지만 이러한 망상이 현실과 이어지자면 우리 같은 서민은 로또복권에 당첨이 되지 않은 이상엔 절대로(!) 실현 불가능한 일장춘몽일 따름이다. 서울의 집값이 또 다시 광무(狂舞)를 시작했다.

이러한 '미친 춤판'은 자고 나면 억대가 오른다는 아파트 시세의 변동에서 기인한다. 평생토록 아끼고 모아도 서민들로선 결코 손에 쥘 수 없는 게 '억(億)'이다. 그러나 누구는 아파트 한 채 잘 산 덕분에 그 억을 손쉽게 소득으로 주머니에 넣는다.

따라서 이는 자본주의의 어떤 더러운 낙착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것에서 비롯된 집단 우울증은 서울사람들이 더 겪는다. 서울에서도 강남을 중심으로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집값에 서울 시민들은 대부분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이런 주장의 근거다.

집값만은 반드시 잡겠다던 정부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주택 구입을 미룬 사람들은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 "이웃동네 미순이 엄마 아파트는 불과 한 달 사이에 1억이 올랐다는데 우리 집은?"이라며 부부싸움을 하는 부부를 보는 아이들 마음은 과연 어떠할까?

정상적으로 저축을 하고 아끼며 살면 이다음엔 다 잘 살 수 있다고 한들 아이들이 과연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까? 다 아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법은 빠져나갈 구멍이 무수하게 많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변호사들의 천국'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동산 관련법만 해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불법전매의 경우, 적발이 돼도 대부분 이득보다 훨씬 적은 벌금만 내면 된다. 뿐만 아니라 현실과 동떨어진 법체계로 인해 분양권을 산 사람은 아예 처벌을 받지 않아 불법 전매가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필자가 사는 이곳 대전의 경우 지하철을 몰래 타는 경우 30배의 벌금을 물게 된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부동산의 불법 매매와 거래의 경우엔 왜 이런 벌금을 부과하지 못하는 것인가?

만약에 부동산 투기꾼에게도 이런 징벌을 내린다면, 예컨대 그 부동산 투기꾼이 불로소득으로 거둔 이익의 30배를 과징금으로 부고한다면 어찌 누가 감히 그런 투기를 하겠는가!

만만한 국민들만 상대로 한 전기료 누진제와 같은 징벌은 여전히 계속하려는 정부가 왜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만큼은 여전히 관용주의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지 도무지 모를 일이다.

매주 사는 로또복권은 당첨이 되면 좋지만 '안 돼도 그만'이라는 일종의 방임주의(放任主義) 마인드가 개입된다. 하지만 부동산은 다르다. 당연한 상식이겠지만 불로소득의 가파른 집값 상승은 애먼 근로의욕까지 떨어뜨린다.

정도가 심하여 아예 살맛조차 안 난다는 국민들도 수두룩하다. 오늘도 전국의 부동산 시장에는 투기꾼들이 불로소득을 꾀하고자 광분(狂奔)하고 있다. 이를 뻔히 알면서도 방관하고 있는 정부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것인가?

심한 지적일지 몰라도 가뜩이나 땅도 좁아터진 대한민국에서의 부동산 투기는 따지고 보면 엄연한 범법행위에 다름 아니다. 아파트의 분양권을 받는 즉시 억대의 웃돈이 붙고 전매 제한 기간 중에도 소위 '피'로 불리는 웃돈을 얹어 분양권을 거래한다는 현실은 막상 적발이 돼도 대부분 이득보다 훨씬 적은 벌금만 내면 되는 때문이다.

또한 분양권을 산 사람은 처벌을 받지 않아 불법 전매가 끊이지 않는다. 이를테면 매도자와 매수자 중 매도자만 처벌하는 것이 문제인데 따라서 현금 동원력이 있는 매수자들의 분양권 수요는 끊이지 않는 것이다.

더욱이 웃돈은 보통 현금 직거래라서 실제 돈이 오갔는지의 파악이 어려워 단속도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그러함에 이를 범죄로 인식하고 뿌리부터 뽑겠다는 의지가 선행되지 않는 이상 부동산 투기는 여전히 발호할 게 틀림없다.

이를 근원적으로 방지하자면 백약이 무효인 현재의 부동산 정책으로는 어림도 없다. 30배의 과징금이 과하다면 이익금의 10배만 부과한다손 쳐도 부동산 투기는 능히 근절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부동산 투기 역시 '갑질'이라는 사회적 인식의 고착화가 착근돼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갑질'이란 용어가 인구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이는 갑을관계에서의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이다.

예컨대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甲)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乙)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인천 송도에서의 불법주차 사건 차주가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하겠다.

이른바 '인천 캠리'로도 불렸던 이 사건 역시 따지고 보면 갑질에 다름 아닌 때문이다. 이 문제가 뉴스화 되고 국민적 비난의 과녁으로까지 확대되자 당사자는 사과문을 내고 해당 아파트를 떠날 계획이라고 알렸다.

한데 그녀에 대한 또 다른 갑질의 경우가 언론에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내용인즉 인천 연수구 송도의 한 아파트 주차장 입구에 차량을 무단으로 주차한 뒤 방치했던 그 주인공 '캠리 차주'가 평소 운영하던 미용실 직원들에게 임금을 체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때문이다.

모 온라인 커뮤니티에 "송도 불법주차 아줌마가 제 월급 떼어먹었습니다"라고 올라온 바에 따르면 '캠리 차주'는 송도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이며, 해당 미용실 직원들에게 임금을 체불했다는 내용이었다.

인간의 도리(道理)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 '사람이 어떤 입장에서 마땅히 행하여야 할 바른 길'을 뜻한다. 갑질은 이 같은 인간의 도리에도 반하는 후안무치에 다름 아니다. '캠리 차주'가 불법주차 파동에 이어 종업원의 임금까지 떼먹었다면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취해져야 마땅하다. 그래야만 날로 확산되는 갑질을 막을 수 있다.

사견이지만 갑질을 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부동산 투기 역시 갑질이므로 이를 반드시 척결해야 옳다. 부동산 투기로 번 돈에 희희낙락하는 '갑'이라는 사람의 이면에는 오른 집값을 치러야 하는 '을'이라는 피해자가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홍경석 / 수필가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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