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다문화] 언어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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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다문화] 언어정원

  • 승인 2018-10-26 11:28
  • 이형민 기자이형민 기자
곡교천을 걸으며 만발한 코스모스를 구경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만약 세상에 있는 모든 꽃이 모양, 색깔, 크기가 다양성이 없이 모두 한가지로만 이루어졌다면 얼마나 심심하고 메마른 세상일까?

언어를 꽃이라고 하고 그 언어들이 모여 있는 곳을 정원이라고 한다면, 만약 그 정원에 오직 하나의 언어만 존재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 역시 심심하고 지루하지 않을까? 다양한 언어가 있으므로 이 세상이 더욱 다채롭고 흥미로운 세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오늘날 가정, 교육, 언어 등의 문제들은 어디를 가나 중심적인 이슈이다.

필자는 이런 이슈 중에서 교육, 특히 다문화가정에서의 자녀양육 시 이중언어를 구성하는 문제에 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중언어란 두 가지 언어를 구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중언어의 사용은 단순히 두 가지 언어를 구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다문화가족의 자녀들은 부모들이 자신의 모국어를 사용하며 자녀와 대화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으며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고향(중국)에서 이중언어 구사자였다. 조부모님의 고향은 한국으로 집 안에서는 한국어(조선어)를 구사하지만, 집 밖을 나서면 중국어를 구사해야만 하는 환경이었다. 친구들과 대화할 때는 중국어, 한국어를 섞어 말하면서 거의 완벽하게 이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 이런 환경 덕분에 이중언어의 강점을 갖게 되었으며 언어 관련 분야에서의 취업 역시 단일언어 구사자보다 유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현실은 많은 다문화가정이 이러한 강점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혹여나 자신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차별을 받을까 걱정되어 한국어를 제외한 제2언어(부모 나라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을 꺼린다. 이런 상황이 되면 그들의 자녀들은 한국어를 제외한 다른 언어에 관심을 상실하게 되면서 이중언어의 강점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또 일부 가정에서는 제2언어가 모국어 발달에 피해를 줄까 걱정을 할 수도 있지만, 필자는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말하고 싶다. 오히려 이중언어가 더 장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가정에서 이중언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가?

가정에서 너무 복잡하지 않은 일상생활 대화 위주로 자연스럽게 이중언어를 구사하도록 하고 아이의 이중언어 시도에 많은 격려와 칭찬을 하며 그 노력에 맞는 적절한 보상을 해준다면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중언어를 구사할 것이다.

물론 이중언어 구사가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다문화가정에서는 두 언어를 구사하면서 정체성의 혼란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도 어린 시절 정체성의 갈등을 많이 겪었다. 하지만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그 장점을 더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아산=김려화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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