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함께 읽어요] 5월의 책 '만년의 집',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

  • 문화
  • 문화/출판

[책 함께 읽어요] 5월의 책 '만년의 집',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 도서

  • 승인 2020-05-07 09:33
  • 수정 2020-06-22 14:38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국립중앙도서관이 사서들이 선정한 2020년 5월 사서추천도서를 모았다. <편집자 주>

식물
[자연과학]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정원과 화분을 가꾸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식물이야기 /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애플북스) / 류동수 옮김

유독 꽃과 나무에 눈길이 머문다. 계절 탓이리라. 이럴 때 식물에 대해 알아보면 어떨까? 저자는 서문에서 우리가 선택한 사랑의 대상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그 대상은 더 짜릿한 존재가 되고, 아주 깊은 연대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이를 식물과 정원에도 적용할 수 있어 더 흥미롭다.

뿌리는 아래로 뻗어야 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까? 식물에게 말을 걸어주면 더 잘 자랄까? 화학적 식물보호제 사용은 늘 나쁠까? 커피 찌꺼기는 정말 좋은 비료일까? 화분 속의 흙은 왜 시간이 갈수록 점점 줄어들까? 저자는 평소에 궁금했을 법한 식물의 특징과 다양한 지식을 6개의 주제로 나누고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그림을 곁들여 설명한다.



정원을 잘 가꾸고자 한다면, 화분을 잘 기르고자 한다면 이 책을 통해 먼저 식물에 애정을 가지고 식물을 특별한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지 생각하게 한다.

저자인 안드레아스 바를라게는 독일의 원예학자, 식물학자, 저술가, 강연자로 활동한다. '마음 곁으로 자라 나오다:정원사와 그가 아끼는 식물들'로 2014년 독일 정원도서상을 수상했는데,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로 2019년 같은 상을 수상했다.

세대 공존의 기술
[사회과학] 세대 공존의 기술 / 허두영 지음(넥서스biz)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약 800만 명으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여러 세대가 공존하다 보니 사회 곳곳에서 세대 간, 세기 간 갈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베이비붐 세대, X세대, 밀레니얼 세대 등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다양한 세대들이 소통의 부재로 인해 겪는 갈등이 사회문제로까지 확산되기도 한다.

저자는 책에서 세대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개인과 조직을 화합할 수 있는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가치관이 다른 밀레니얼 세대들을 이해하고 옛날 세대와 요즘 세대 사이 불통의 벽을 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꼰대가 아닌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은 사람, 세대 공존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탈세의 세계사
[인문학] 탈세의 세계사 / 오무라 오지로 지음(더봄) / 진효미 옮김

역사는 정치적인 사건이나 전쟁 중심으로 서술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세금'과 '탈세'라는 주제로 세계사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고대 중국에서는 15세부터 30세까지의 미혼여성에게 5배수의 세액을 징수했고, 17세기 영국에서는 창문이 건물의 크기에 비례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 창문의 수에 따라 '창문세'를 징수했다.

독일의 히틀러는 지금의 '원천징수제도'를 만들어 조세 제도를 개혁했으며, 절세를 위한 대책으로 애플사를 설립한 영국의 세계적인 록 그룹 비틀즈는 결국 세금 문제로 해산하게 됐다.

저자는 이처럼 재미있는 일화들과 더불어 최근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라 일컫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조세피난처를 통한 탈세 수법으로 인해 세계 자금의 흐름이 왜곡되고 있는 현상을 비판하기도 한다. 세계사를 뒤바꾼 중요한 사건들을 '세금'과 '탈세'라는 신선한 관점에서 바라보며 역사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길러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나는 열등한 나를 사랑한다
[인문학] 나는 열등한 나를 사랑한다 / 최원호 지음(태인문화사)

우리는 일이 잘 알 풀릴 때, 나아가 삶이 꼬인다고 느껴질 때 스스로를 탓하면서 포기하거나 남과 비교하면서 괴로워한다. 자존감 뒤에 숨어 있는 열등감이 나의 인생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안에 꽁꽁 숨어 있는 열등감을 드러내놓고 펼침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제1부에서는 열등한 나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행복을 찾는 마음훈련을 통해 손에 잡히지 않는 행복을 찾는 방법, 돈과 학벌, 자기과시용 SNS에서 벗어나 손에 잡히는 행복을 잡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열등감이 얼마나 중요한 삶의 자원인지, 그리고 열등감이 당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분명한 통찰을 얻게 될 것이다.

만년의 집
[문학예술] 만년의 집 / 강상중 지음(사계절) / 노수경 옮김

베스트셀러 '고민하는 힘'의 저자인 강상중 교수가 일흔을 앞두고 에세이를 발간했다. 1950년 일본에서 태어난 강상중은 한국 국적자 최초로 도쿄대학 정교수 자리에 오른 이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일본의 근대화 과정과 전후에 대한 비판적이고 급진적인 발언으로 보수적인 일본 사회에서 일명 '강상중 신드롬'을 일으키며 날카로운 입장을 견지해왔던 그가 인생의 황혼기를 맞아 도심에서의 생활을 접고 일본의 알프스라 불리는 나가노현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 책은 속세를 떠나 나가노현 가루이자와 고원지대의 작은 집에서 이전과는 다른 삶을 일구어 나가는 강상중 교수의 고요한 일상을 담고 있다. 사회적으로 높은 성취를 이루며 성공의 전형과도 같아 보였던 그의 삶 이면에는 평생을 일본과 한국 사이의 경계인으로 살아야 했던 아픔, 아들의 상실이라는 극단적인 절망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탱할 수 있도록 해준 어머니의 존재가 있었다. 소박한 자연에 둘러싸여 지나온 생의 질곡을 담담하게 회고하는 강상중의 글은 우리가 어떤 자세로 노년을 맞을 것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일본에서 발간된 이 책의 원제는 「어머니의 가르침(母の敎え)」이다.

강상중 작가는 재일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에 치열하게 고민하다가 일본 이름을 버리고 강상중이라는 본명을 쓰기 시작했다.

떨리는 손

[인문학] 떨리는 손 / 김창규·이명현·이은희·이종필·정경숙 지음(사계절 출판사)

과학자가 SF 문학을 쓴다면 어떨까? 이런 생각에서 시작한 이 단편집은 생애 처음 소설을 써보는 천문학자, 물리학자 등 과학자들과 SF 작가들이 협업해 2년 만에 세상에 나오게 됐다. '폴리아모리 유니베르스타', '떨리는 손', '고리,' '동방홍 원정기', '귀환' 등 총 다섯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가 개개인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

'폴리아모리 유니베르스타'에서는 '폴리아모리(다자간의 사랑)'라는 새로운 공동체 개념 즉 '비독점적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했던 이들의 죽음 이후 그들에 관한 기록을 간직하는 방식에 대한 작가만의 뛰어난 상상력과 감수성이 돋보인다.

'떨리는 손'에서는 양육 문제로 갈등을 빚는 부부가 등장하는데, 이 부부는 실제 부부가 아닌 외계인들의 시뮬레이션이다. 작가는 시뮬레이션 속에서도 출산과 양육의 문제는 여전히 불평등해 현실 속 성 불평등 문제를 꼬집는다.

SF 작가와 과학자가 만나 신선하고 놀라운 상상력으로 가득 채운 5편의 짧은 이야기들은 독자들을 새로운 판타지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정리=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끝이 안보이는 윤석열 퇴진 대전시민 촛불행렬
  2. 장동혁 의원, 계엄사태 촉발 ‘윤 탄핵안·김 특검법’ 반대 앞장
  3. "초등생 아이와 왔어요, 비상계엄이 왜 나쁜지 느끼도록요"
  4.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하모니합창단 창단 10주년 기념연주회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더욱 따뜻한 대전을 위해"
  1. 조국 대표 “윤 담화, 진심·진실 없는 대국민 사기 발언”
  2. 충남중기청, 2024 충남 우수 중소기업 활성화 유공자 포상식
  3. 한국기술교육대-해양경찰교육원 업무협약
  4. 국회 오후 5시 김여사 특검법 이어 尹대통령 탄핵안 표결
  5. "계엄軍 헌정 유린 막아야" 충청野 법안 발의 잇따라

헤드라인 뉴스


[탄핵무산] 직무배제·질서 있는 퇴진은 어떻게?

[탄핵무산] 직무배제·질서 있는 퇴진은 어떻게?

윤석열 대통령 직무 배제와 임기 단축 개헌 등 ‘질서 있는 퇴진’이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당과 정부에 일임하겠다고 한 만큼 권한의 상당 부분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이지만, 책임총리제 등 헌법 규정이 없는 사항들도 있어 향후 구체적인 사태 수습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대부분을 한덕수 국무총리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 인사나 외교 등에 대한 권한 역시 상당 부분 넘길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은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이다. 국군통수권과 조약 체결 비준권, 법률안 거부권, 법률 개정안 공포권, 외교사절 접수..

[탄핵무산] 민주당, 국힘 의원들 일일이 호명하며 표결 참여 호소했지만…
[탄핵무산] 민주당, 국힘 의원들 일일이 호명하며 표결 참여 호소했지만…

12월 7일 오후 절절한 목소리가 국회 본회의장에 울려 퍼졌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제안 설명을 위해 단상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탄핵의 당위성을 설파하다가 갑자기 ‘강대식 의원, 강명구 의원, 강민국 의원…’,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호명하기 시작했다. 박 원내대표는 “어서 돌아와 국회의원의 본분을 다해달라”고 하며 호명하면 민주당 의원 전원이 따라 불렀다. 당시 본회의장에는 안철수 의원 외에는 국힘 의원들은 모두 퇴장한 상태였다. 박 원내대표의 제안 설명 이후 국힘 김예지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와 투표했..

과학기술계 `비상계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구 들불
과학기술계 '비상계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구 들불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을 요구하는 과학기술계 목소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2024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파동 당시 한 목소리로 정부를 비판한 데 이어 이번엔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나섰다. 8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다음 날인 4일부터 노조와 단체들의 대통령 탄핵 촉구 성명과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등 5개 연구원에 지부를 두고 있는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과기노조)은 6일 '내란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비판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윤석열 탄핵 촉구하는 대전 시민들 윤석열 탄핵 촉구하는 대전 시민들

  • 수능 성적표 확인…‘긴장된 순간’ 수능 성적표 확인…‘긴장된 순간’

  • 전국철도노동조합 무기한 총파업 돌입…‘열차 운행 중지’ 전국철도노동조합 무기한 총파업 돌입…‘열차 운행 중지’

  • 대전지역 민주당 의원들 ‘윤석열 즉각 사퇴하라’ 대전지역 민주당 의원들 ‘윤석열 즉각 사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