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비리의 온상 '사진공모전'… 입상하려면 돈봉투부터?

  • 문화
  • 문화 일반

[속보] 비리의 온상 '사진공모전'… 입상하려면 돈봉투부터?

초대작가 타이틀 얻으려면 사진공모전 입상 가점 필요
관례처럼 이끌어주고 돈 건네는 업계 적폐 수십년 지속

  • 승인 2020-11-23 16:55
  • 신문게재 2020-11-24 3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16093762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속보='비리의 온상'이라 불리는 사진공모전에서 해마다 부정 비리 의혹이 발생하고 있지만, 원인을 뿌리 뽑지 못하는 것은 관행처럼 굳어진 업계의 행태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중도일보 11월 23일 3면 보도>

사진은 미술과 음악, 무용 등 기존 예술 영역과는 달리 전공자를 가늠하는 잣대가 명확하지 않다. 다만 사진작가협회에 입회하고, 초대작가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모전 입상 가점(15점)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수많은 비리와 부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얘기다.

여기에 초대작가를 중심으로 경력은 없지만, 타이틀이 필요한 사람들로 소그룹이 형성되는데, 스승과 제자라는 특수성 속에서 '입상=봉투'라는 공식이 고착화된 셈이다.

한국사진작가협회 대전지회 소속의 한 회원은 "수년간 돈과 권위가 있는 사람이 해결사처럼 입상시켜주니, 제자 혹은 지인들은 그에 상응하는 돈을 건네 왔던 거다. 이들이 또다시 초대작가로 성장해 이 같은 사례를 악의적으로 혹은 당연하게 반복해오며 적폐가 쌓였다"고 꼬집었다.

사진공모전을 둘러싼 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대전지회의 경우 2011년 대전시사진대전에서 작가협회 임원과 제자들이 수상을 싹쓸이해 논란이 됐다. 2019년 시전은 대상작 포토샵 논란과 1년 전부터 거론된 수상자 명단으로 뒷말이 무성했다. 올해 시전과 백제사진전은 포토샵 논란, 수상자 내정 등 뒤섞인 의혹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전국 단위로 범위를 넓혀보면 더욱 심각하다. 2010년 국내 최대 규모의 ‘대한민국사진대전’은 사진작가협회 간부가 특정 회원에게 상을 주는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받아 구속기소 되는 사건이 있었고, 경남과 광주지회에서도 수상 여부를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사진작가협회 한 회원은 "초대작가가 되려는 것도, 돈을 받고 수상자 조작하는 것도 결국 돈 때문이다. 전국 사진공모전이 1년에 약 300개 정도 된다. 대상 상금이 100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다양한데, 서너 개만 받아도 천 단위가 넘는 상금을 쓸어간다. 상을 받으면 작가로서 명성도 올라가니, 뒷돈을 주고라도 수상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사진공모전 심사를 갔던 타지역 심사위원이 대전에서 온 심사위원이 수상자를 내정해 공모전을 싹쓸이해갔다며 전화가 왔다"며 "이는 대전뿐 아니라 전국 단위로 부정비리 연줄이 이어져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계는 사진공모전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예술인의 자존감은 지켜달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한 예술인은 "수상 여부를 가리는 대회는 부정과 비리 의혹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다만 반복되는 의혹에 대해 사진협회 차원의 어떠한 조치도 없었는가 묻고 싶다"며 "예술에 돈 냄새를 풍기며 자존심을 갉아먹는 가짜 예술인 행세로 도를 넘지 말아 달라"고 강력하게 주문했다.

박홍준 대전예총 회장은 "매우 안타깝다. 코로나19로 지역의 많은 예술인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사진작가협회의 부정 의혹은 예술인들의 자존감을 또 한번 꺾는 아픈 사건"이라며 "무기력에 빠진 예술계의 자존심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강도 높은 자정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호남에 반도체 짓는데 송전선로는 충남으로?… 지역 주민 반발 확산
  2.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최종 부결
  3. 우주서 25㎝ 해상도 지구관측 광학위성… 대전 우리별1호 잇는 '스페이스아이T'
  4. 알테오젠, 유성 둔곡 생산라인 통해 의약품생산 자립 추진
  5. [인터뷰]중도일보 오피니언면 <문화인> 칼럼 쓰는 이희성 교수
  1.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2. 세종교육청 "글로벌진로탐험대 보완 통해 차질 없이 추진"
  3. [독자제보] 공공기관은 지역에 있는데 체육시설은 ‘문턱’… "시민 개방기준 필요해"
  4. [사이언스 칼럼] AI 시대, 다시 묻는 측정의 가치
  5. 둔산서 사건은 유성서로… 대전경찰도 ‘가족 사건 상피제’

헤드라인 뉴스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찬반투표 최종 부결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찬반투표 최종 부결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의 통합안이 구성원 찬반투표에서 최종 부결됐다. 공주대에서는 교원과 직원·조교, 학생 등 모든 직군에서 찬성 의견이 우세했지만, 충남대에서는 학부생과 직원들의 반대가 크게 나타나면서 통합안이 부결됐다. 양 대학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교원과 직원·조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충남대는 투표 대상자 2만4346명 가운데 1만8426명이 참여해 75.6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직군별로는 교원의 경우 924명 가운데 591명(63.96%)이 찬성했고 333명(36.04%)이..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이재명 정부가 내년 162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기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국세에서 일정액을 먼저 떼어낸 뒤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자주 재원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충청권 등 전국 시도는 재정 자율성 훼손을 걱정하며 공동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다. 10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지난달 정부는 반도체 추가 세수 등에 따른 재원으로 내년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과 국가 성..

충청권 LH임대주택 9892호… 6개월 이상 `빈집`
충청권 LH임대주택 9892호… 6개월 이상 '빈집'

충청권 LH 건설임대주택의 6개월 이상 장기 공실이 9892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남과 세종은 공가율이 각각 10.4%, 12.2%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서구갑)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LH 건설임대주택 97만 7240호 중 3만 8493호가 6개월 이상 공가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가율은 3.9%다. 충청권에선 충남의 장기 공가 물량이 가장 많았다. 충남은 LH 건설임대주택 5만 2294호 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