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세계환경의 날] '탄소중립'을 향한 여정, 기후행동으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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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 세계환경의 날] '탄소중립'을 향한 여정, 기후행동으로 시작하자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

  • 승인 2021-06-03 10:39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박정현 대덕구청장
박정현 구청장
호주에서는 2019년 9월 시작된 산불이 서울 면적 100배가량의 산림을 태우고 9개월 후에 진화됐다. 2020년 9월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는 진딧물 떼가 도시를 뒤덮었고,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는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었다가 반나절 만에 영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도 54일이라는 역대 최장 장마 기간을 지나야 했다. 언뜻 보면 개별적으로 보이는 각 재해의 원인엔 공통으로 마주하게 되는 단어가 있다.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는 온도가 떨어지는 빙기와 올라가는 간빙기가 번갈아 발생하는 지구 기후시스템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지난 1만 년간 지구 평균 기온이 4도 오른 반면, 화석연료 배출이 심화된 최근 100년 사이 1도가 상승했다. 인류가 기후변화 속도를 25배나 가속한 셈이다.



기후 시스템을 망가뜨린 대가는 컸다. 야생동물 등 병원균 매개체의 서식지 변화로 신종 감염병 출현 가능성이 커졌다. 잦은 이상고온 현상은 대규모 산불에 영향을 미쳤으며, 기후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수많은 생물이 멸종 위기에 몰리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가 본격화된 것을 알리는 신호들이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 세계 각국은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210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1.5도까지로 제한하는 것이다. 이미 1도가 오른 현재 남은 허용치는 고작 0.5도에 불과해 목표를 달성하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주목받게 된 개념이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은 '넷 제로' 또는 '탄소 제로'라고도 불린다. 나무를 심거나 재생에너지에 투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 각국은 저탄소 사회로의 로드맵을 세우고 에너지 생산과 소비, 교통, 운송, 건물 등 분야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EU와 미국은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느슨한 국가의 상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 국경세’ 도입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고 철강·석유·화학 등 고탄소 산업구조를 저탄소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대전 대덕구도 '대덕형 그린뉴딜' 계획을 수립하고 5대 분야 40개 세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는 친환경 에너지 도시와 산업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며, 탄소중립센터 구축 등 주민주도 저탄소 정책개발 플랫폼을 구축한다. 또 녹지조성과 그린 리모델링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거점 조성 등 효율적 자원순환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개개인의 의식과 행동이 기후 친화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위기 상황처럼 행동하기를 바랍니다. 정말 불이 났으니까요"라고 말한 그레타 툰베리의 말처럼 기후위기에 대한 감각을 예민하게 유지하고 나부터 저탄소 배출을 위한 ‘기후행동’을 실천해야 한다. 전기 코드를 뽑아 대기전력을 차단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재활용품 분리 배출을 철저히 해야 한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채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 작은 물결이 큰 물결을 이루듯 탄소중립 사회는 우리 모두의 기후행동이 만날 때 도래할 것이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지구환경의 악화 정도를 의미하는 세계 ‘환경위기 시계’가 가리킨 최근 시각은 9시 47분이었다. 생존 불가능을 의미하는 12시로부터 겨우 두 시간 남짓한 시각이다. 남은 두 시간은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우리는 응급환자를 앞둔 의사의 마음으로 당장 기후행동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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