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94강 정중지와(井中之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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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94강 정중지와(井中之蛙)

장상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1-10-25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 94강: 井中之蛙(정중지와) : 우물 안의 개구리

글자 : 井(우물 정), 中(가운데 중), 之( ~~의 지), 蛙(개구리 와)

출처 : '莊子(장자)' 秋水篇(추수편) / '後漢書(후한서)' 馬援傳(마원전)

비유 : 견문이 좁고, 어리석어서 세상의 물정을 모르는 고집스런 사람을 비유한다.



우물 안의 개구리는 우물 속에 갇혀서 넓은 세상을 알지 못하고, 자기의 생각에 속박되어 다른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고 있는 교훈적인 내용이다.

황하(黃河)의 하신(河神)인 하백(河伯)이 물의 흐름을 따라 처음으로 바다에 나왔다. 그는 북해(北海)에 가서 동해(東海)를 바라보면서, 그 끝이 없음에 놀라 탄식하였다. 그러자 북해(北海)의 해신(海神)인 약(若)이 이렇게 말했다.

"우물 안에서 살고 있는 개구리에게 바다를 이야기해도 알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우물 안의 좁은 장소에만 살았기 때문이다.(井中不可以語於海者 拘於虛也) 또 여름 벌레에게 얼음을 말해도 알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여름만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夏蟲不可以語於氷者 篤於時也)" 따라서 식견이 좁은 사람에게 도(道)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배운 바에 구속되어 있기 때문이다.(曲士不可以語於道 束於敎也)

그러나 당신은 지금 좁은 개울에서 나와 큰 바다를 바라보고 자기의 부족함을 알았기 때문에, 이제 더불어 큰 진리에 대하여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왕망(王莽)이 전한(前漢)을 멸하고 세운 신(新)나라 말경, 마원(馬援)이란 인재가 있었다. 그는 관리가 된 세 형과는 달리 고향에서 조상의 묘를 지키다가 농서[?西: 감숙성(甘肅省)]에 웅거하는 외효(??)의 부하가 되었다. 그 무렵, 공손술(公孫述)은 촉(蜀) 땅에 성(成)나라를 세우고 황제를 참칭 (僭稱)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었다.

외효는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기 위해 마원을 보냈다.

마원은 고향 친구인 공손술이 반가이 맞아 주리라 믿고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갔다. 그러나 공손술은 계단 아래 무장한 군사들을 도열시켜 놓고 위압적인 자세로 마원을 맞았다. 그리고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다. "옛 우정을 생각해서 자네를 장군에 임명할까 하는데, 어떤가?" 마원은 잠시 생각해 보았다.

'천하의 자웅(雌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 공손술은 예를 다하여 천하의 인재를 맞으려 하지 않고 허세만 부리고 있구나. 이런 자가 어찌 천하를 도모할 수 있겠는가….' 마원은 서둘러 돌아와서 외효에게 고했다. "공손술은 좁은 촉 땅에서 으스대는 재주밖에 없는 우물 안 개구리[井中之蛙]였습니다."

그래서 외효는 공손술과 손잡을 생각을 버리고 훗날 후한(後漢)의 시조가 된 광무제(光武 帝:25∼27)와 수호(修好)하게 되었다.

이 고사는 '부지대해(不知大海)'와 함께 한 구(句)로 쓰이니 곧 '우물 안 개구리는 바다를 말해도 알지 못한다[井中之蛙 不知大海]'는 뜻으로 쓰인다. 줄여서 '정와(井蛙)' 또는 '정저와(井底蛙)'라고도 한다.

그렇다!

우리 대한민국은 70년이 넘는 세월동안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이기고 때로는 뼈를 깎는 아픔도 겪어가며 이제는 세계무대에서 당당하게 어깨를 겨루는 선진 국가가 되었다. 모든 분야에서 이른바 "기적(奇跡)"이라는 신화를 이룩한 셈이다.

경제발전이 그렇고 첨단기술, 체육 및 예술을 포함한 문화발전이 그렇다. 그런데 유독 정치(政治)와 안보(安保)분야에서만 제자리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듯하다. 그 이유는 우물 안의 개구리 정도의 사람들이 정치(政治)를 운운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알려고 하지 않는 알량한 자기 고집에 단단히 묶여서 자기가 아니면 대한민국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엄청난 착각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공동체 환경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그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다른 사람은 할 수 있고. 반대로 남이 할 수 없는 일을 나는 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인간은 공동체의 환경이 조성될 때 상부상조(相扶相助)하여 삶의 조화를 이루며 살아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상부상조하면서 살다가 간혹 남을 다스리는 위치에 서게 되면 정중지와(井中之蛙)의 환경으로 회귀하려는 속성이 있다.

그런데 이 속성은 권력(權力)과 재력(財力)이 있을 때 더욱 강하게 작용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정치를 오래 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크게 드러나는 고질적인 병폐인 것이다.

좀 더 대중(大衆)과 함께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신선하면서 원칙과 법(法)을 준수하는 지도자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대한민국이다. 지도자를 꿈꾸는 자들이 정중(井中)을 벗어나 대해(大海)를 보았으면 좋으련만….

종지그릇은 많은 물을 담지 못한다. 그릇이 작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여!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이때 아직도 정중지와 노릇을 하고만 있겠는가?

장상현/ 인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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